금요일 모닝커피

健康- 2022. 10. 14.

jaykim1953 2022. 10. 14. 06:01

세계 보건 기구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건강(建康, health)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건강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평안한 상태이며, 단순히 질병이 없다거나 허약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사람이 건강하다고 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또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것을 말합니다. 육체적인 건강은 병원이나 건강진단쎈터 등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하여 상태를 점검합니다. 정신적인 건강도 신경 정신 분야의 병원이나 전문 카운셀러 등의 전문적인 검진을 통하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에 비하면 사회적인 건강은 쉽게 측정이 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당사자가 사회적인 접촉을 쉽게 오픈하지 않으면 그 진단부터 쉽지가 않습니다. 그 뿐 아니라 각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인지도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의 건강이 개인의 사회적인 건강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는 극단적으로 진영 논리에 휩싸여 있는 듯이 보입니다.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여도 어느 쪽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에 따라 시각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러한 상황은 소위 프레임(frame)의 전쟁입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확실한 증거가 없어도 같은 진영의 사람들끼리 공감의 폭을 넓히면서 사실 관계의 확인 없이 확신을 더해 갑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의 활동 지역이 서울 시내의 서쪽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집은 마포 쪽이고 사무실은 광화문이라고 한다면, A는 서울의 동쪽으로는 자주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두고 A의 상대 진영에서는 “A는 동대문을 싫어한다. 동대문 쪽으로는 통 가지 않는다. 사적 1호인 동대문을 싫어하는 것은 역사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하여 같은 진영의 사람들은 환호하며 동조합니다. 그리고 동대문을 싫어하는 것은 심각한 역사 인식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A는 이러한 상대 진영의 프레임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 난감합니다. 이런 비난을 무마하려고 갑자기 동대문 방향으로 자주 나들이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A 스스로 역사 인식이 뚜렷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과거에 동대문 방향으로 다녔던 기록을 애써 찾으려 한다면 이는 상대 진영의 프레임에 제대로 걸려 드는 것이 됩니다.
독일의 선동가 파울 요제프 괴벨스 (Paul Joseph Göbbels)의 말이라고 알려진 “선동은 문장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라는말이 요즈음의 우리나라 사회에 딱 어울리는 말입니다. 일단 상대방의 프레임 공략에 걸려들게 되면 그로부터 헤어나오기 위하여서는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에 따라 사회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프레임 공격이 우리 사회에서, 특히나 정치권에서 크게 횡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대통령의 외국 방문에서 욕설 사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대통령을 비난하는 측에서는 ‘외교참사’라는 단 한 단어로 프레임을 걸었고, 대통령은 이 프레임이 부정확한 근거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 그러한 해명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구차하고 체면을 구기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상대 진영에서는 밑질 것이 없는 싸움을 거는 셈 대고 일단 프레임을 걸게 됩니다.
이러한 프레임을 거는 진영 싸움은 불필요한 소모전을 유발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한 대표적인 프레임이 광우병 사태입니다. 광우병에 대한 허구의 프레임은 이미 다 밝혀졌으나 광우병 사태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프레임에 모두 다 부화뇌동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_2013. 5. 3._군중심리 참조) 이 당시를 되돌아 보면 많은 사람들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고 정부의 정책에 과잉 반응하였습니다. 어느 한 방송사의 말장난에 가까운 의도적 오보로 전국민을 엉뚱한 프레임으로 옭아 매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부담한 사회적인 비용은 어마어마하였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비용을 유발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오로지 정치적인 이익을 노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일부 소수의 정치적인 욕망에 희생되는 우리나라 전체의 사회적 비용을 언제까지 감당하여야 할는지 매우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금융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비용으로 인하여 금융 비용이 상승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도한 보험금의 청구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_2021. 7. 2. -보험료는 비싼가요? 참조)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에 피해자가 보상금을 과도하게 요구하게 되면 그러한 보험금의 지불은 보험료에 부담을 주게 되어 보험 가입 비용을 높이게 됩니다. 더구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과도한 보상금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갖게 되면 이는 전반적인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보험회사는 여러 가지 방편을 마련합니다. 제일 먼저 보험 가입자가 도덕적인 해이를 노리고 보험을 가입하려는 것은 아닌지 미리 가려 내어야 합니다. 이를 보험의 인수(引受, underwriting)라고 합니다. 보험이라는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도덕적으로 믿을 만한 사람인지를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보험 거래 기록이라던가, 건강 상태, 보험 대상물의 상태 등을 점검하여 보험 가입의 진실성을 평가합니다.
또 한 가지 보험에서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줄이는 방편으로는 보험금의 청구에 대하여 지급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검사(inspection) 기능이 필요합니다. 보험은 하나의 계약으로서 보험금 지급을 약정한 사건(event)이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약정한 사건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부당한 보험금 지급 요구는 단호히 거절하여 부적절하게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검사입니다. 예를 들어 고의로 사고를 냈다던가, 교통사고의 보상금을 부당하게 과도하계 요구한다던가 하는 경우에는 적정한 보상금이 지급되도록 상황을 점검하고 보험금 지급의 적정성을 검사하여야 합니다.
인수는 흔히 보험 계약의 입구(入口, entrance)를 지키는 문지기이고, 검사는 보험의 출구(出口, exit)를 지키는 문지기라고 합니다. 보험에서는 이 두 문지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한 금융 상품으로서의 보험은 두 문지기가 얼마나 정확하게 입구와 출구를 지켜주는 가에 달려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험이라는 금융상품은 인수와 검사라는 입구와 출구의 문지기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일반 대출이라던가 수출입 관련 금융에서는 이러한 문지기 역할을 수행할 공식적인 도구가 여신 심사뿐입니다. 여신심사를 뚫기 위하여 각종 서류를 위조한다던가, 허위 증명서를 들이밀게 되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손실과 사회적 비용은 모두 금융 소비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9. 9. 20.- 74 참조)
사회가 건강하여야 그 사회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건강할 수 있습니다. 세계 보건 기구에서도 이미 건강의 정의에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함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건강하여야 한다고 갈파하였듯이 사회적인 건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의 사회적인 건강은 그가 속해 있는 사회의 건강함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고대합니다. 건강한 우리나라의 사회 속에서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도 좀 더 건강하게 성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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