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法과 原則- 2022. 12. 9.

jaykim1953 2022. 12. 9. 06:01

이번 월요일 아침 조간 신문에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시멘트 운송 차량 과적 운행 허용…’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시멘트 운송차량과적 운행허용해준 정부_khan.co.kr_2022. 12. 5.) 최근 민노총의 파업으로 인하여 건설 현장에 시멘트 공급이 끊기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하여 부족한 운송 수단에 정량을 초과하는 과적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40 추석과 설날 귀향 수송 대책의 하나로 이야기 되던 귀향 열차의 정원 초과 운행 허용을 다시 보는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정원 3 구정 귀성 열차_donga.com_1981. 2. 4.) 아직도 때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합니다.

시멘트 운송 차량에 과적을 허용해 준다는 기사는 지난 주말에 이미 보도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정부, 쌓여있는 시멘트 수송 위해 과적 허용한다_motorgraph.com_2022. 12. 2.)그런데 지난 주의 보도는 주요 일간지의 보도가 아니어서 눈에 띄지 않았으나 이번 월요일에는 주요 일간지에 보도 되었습니다. 지난 주의 보도를 보았을 때에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월요일의 보도를 보고는 아직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봅니다.

아무리 민노총의 파업이 불법이고 우리나라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정부는 법과 원칙’ (法과 原則) 지켜야 합니다. 평소에 길거리에 시멘트를 과적한 트럭이 다녀서는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민노총이 불법 파업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에는 적재정량을 실은 트럭만이 다녀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 스스로가 과적 차량을 인정하고 법을 지키는 것을 감아 주면서 이유를 건설 현장에 시멘트 공급을 많이 하기 위해서라고 합리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합당한 이유라고 하겠지만, 이는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불법 파업을 하는 민노총도 자기들 스스로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민노총의 파업 이유는 정부가 불법이라고 지칭하면서 정부가 나서서 스스로 불법을 조장하는 과적 허용은 말이 됩니다. 자신의 논리만 옳고 다른 사람의 논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서로 함께 상생(相生)하자느니 -(win-win)하자는 것은 듣기 좋은 서비스(lip service) 불과합니다. 상대방에게 법을 지키고 원칙을 따르라고 요구하려면 정부 스스로도 법을 지키고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상황을 더욱 코메디로 만드는 것은 바로 다음날인 화요일 언론에 실린 대통령의 메세지입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법과 원칙 서는 나라어려운 마다 않고 가겠다”_donga.com_2022. 12. 5.) 정부가 스스로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지도 않으면서 민노총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준엄하게(?) 꾸짖는다면, 정부가 입으로만 법과 원칙 지키는 척하면서 민노총에게 행동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요구한다면 이는 아마도 희대의 웃음거리가 되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이 바로 그런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법과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법과 원칙을 지킨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법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생기거나 원칙에서 어긋나는 일처리를 하게 되면 어떤 이유로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하였는지 그럴 밖에 없음을 조리 있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자기합리화(自己合理化, self-justification)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노총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요구하려면 정부가 먼저 철저하게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부의 () 섭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좋은 뜻으로 선의(善意) 시작한 일이라 할지라도 나쁘고 ()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나서서 개입하여 시장을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가려하는 경우 결과는 시장이 망가지게 되기 십상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타다 금지법을 만들어 택시 잡기를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게 만들어 놓았고, 값을 잡겠다고 어설픈 규제를 남발하여 결국에는 집값을 천정부지로 높여 놓아 보유세를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세금으로 인하여 거래마저 어렵게 만들면서 부동산 시장을 말살시켰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2. 9. 2.- 문제는 정치 참조) 없는 정치인들의 선무당 놀이에 국민들만 죽어나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조금도 미안해 하는 표정조차 짓지 않으며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당당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문제의 중심에 있던 정치인들이 정치권에서 나름의 요직을 맡아가며 승승장구합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이해도 없고,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공명심과 선거에서의 득표 욕심에 앞서서 나라 경제를 망치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합니다. 그러기에 눈꼽만큼의 죄책감도 없어 보입니다. 만에 하나 알면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정말로 나쁜 사람들이고 작정하고 나라를 거덜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법과 원칙을 지키라는 말을 하기 전에 원칙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국회의원도 투표를 하기 전에 자격시험을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원칙을 지키려면 원칙을 알아야 합니다. 원칙을 모르는 사람은 원칙을 지키지 못합니다. 원칙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원칙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려면 스스로도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민노총이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불법 파업을 하면 정부는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키면서 민노총에게도 법과 원칙을 지키도록 요구하여야 합니다.

원칙을 지키지 않아 나라 전체가 커다란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1997 IMF구제 금융 그랬습니다. 행정부의 관료들이 원칙을 지키지 않고 정치인 대통령의 욕심에 동조하여 국민 1인당 GDP 미화 2 달러를 유지하도록 우리나라 원화 가치를 높이려 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10. 16. 조기경보 참조) 그 당시 문민정부는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모든 방법을 동원하였습니다그런데 소득은 쉽사리 늘어나지 않았습니다그러자 미국 달러화의 환율을 떨어뜨려 국민소득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2만 달러가 넘도록 만들려고 하였습니다연간 소득이 18백만원일 때에 달러 대 원화의 환율이 900원이면 연간소득의 달러 환산금액이 2만 달러가 됩니다그런데 환율이 1,000원이 되면 [18백만원 ¸ 1,000] 1 8천 달러가 됩니다때마침 1996 12 OECD 가입까지 이룩한 마당에 국민소득이 2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여러 가지로 정부의 자존심을 구기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여겼습니다그래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 개입하여 달러 대 원화의 환율을 잡으려고 하였습니다. 1997 1월에 환율이 오르자 정부 보유 외환 달러를 시장에서 적극 매각하여 환율을 낮추었고, 3월에 다시 오르자 그 때부터 꾸준히 달러화를 매각하면서 환율이 오르지 못하도록 방어하였습니다. 그 결과 외환 보유고는 바닥이 나고 급기야는 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997년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은 단순히 환율조작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대미 달러 환율 방어를 위한 보유 외환의 대량 매각이 가장 결정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바닥 나게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재정경제부 소속 공무원으로 외환보유고 달러를 매각하는데에 앞장섰던 담당 과장은 아무런 처벌이나 징계 없이 훗날 장관으로까지 승승장구하였습니다. 정치인 출신의 대통령은 원칙에 무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정고시를 통과하고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한 인재라면 시장 운영의 원칙을 알고 그 원칙을 지켰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현실은 원칙 없이 무작정 시장 개입을 하였고, 끝까지 시장과 싸우며 원화의 가치를 높게 유지하려 하였습니다. 그 결과 외환 보유고가 바닥 났고, 그 때부터 환율은 급등하고 원화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원칙을 안다고 하여도 이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정부 공무원들 가운데에는 트럭에 시멘트를 과적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게 되면 눈치 없고 융통성 없는 사람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아마도 원칙을 지키는 소신(所信)을 지키기 보다는 입을 다물고 보신(保身)하는 것을 택할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은 원칙을 안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칙을 알아도 지키기 어려운 나라인가 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선진국이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