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금 값의 하락- 2012. 6. 1.

jaykim1953 2012. 6. 1. 08:16

그저께 (5 30) 아침 인터넷 판 월 스트릿 저널에 최근의 금(, gold) 시장 움직임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제목은, Gold Investors Rush for the Exits, 우리 말로는 금 투자자들이 탈출하려 몰려든다라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관련기사: wsj_5/30/2012_gold_investors)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QUOTE

자산의 안전 피난처(safe haven)로서의 금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 속에서 금 사재기에 불붙었던 투자자들이 금 값을 올려 놓았으나 이 번 달(5) 들어 7%의 가격 하락을 보이고 있다. 지난 화요일 (5 29) 하루에 1.3%의 가격이 떨어져 온스당(troy ounce; 금의 무게 측정 단위 *: 제가 지난 해 12 23일에 쓴 금요일 모닝커피 이야기 참조) $1,548.60에 장을 마쳤다. 2008년 이후 가격이 하락해 본 적이 없는 금이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안전 피난처로 미국의 재정증권과 독일의 채권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미국 재정증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였고, 미국 달러화 가치의 상승은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 값의 하락을 유발하였다. 유로화는 지난 2010 7월 이후 가장 가치가 많이 하락하여 유로당 미국 달러화의 환율은 /$ 1.2503을 보이고 있다. 주요 프라이빗 뱅킹 자산 운용가들은 금의 비중을 그 동안 10% 수준을 유지하여 왔으나 이를 5%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다.

 

금이 아직도 장기 투자 종목으로 선호되고 있기는 하나 당분간 포트폴리오 비중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가 얼마 동안 지속될 것인가는 앞으로 2~3 개월 동안 시장에서 어떤 뉴스들이 나올 것인가를 주목하게 만든다. 이러한 추세는 주요 금 펀드들이 금 보유량을 줄이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주요 헤지 펀드 매니저, 기금 운용 전문가들의 향후 선물시장 금 값 전망치도 2009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금 값의 하락은 14%의 폭등을 보인 1/4 분기의 가파른 상승과 대조적이다. 이제는 투자자들의 관점도 금은 더 이상 안전 피난처가 아니라 하나의 리스크를 내포하는 자산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일부 기금 운용전문가들은 금 보유 물량을 매각하고 금 채굴회사의 주식만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달러 가치의 상승에서 기인한 금 값 하락은 엉뚱하게도 인도의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금 값이 상승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세계에서 금 거래를 가장 활발히 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의 루피아화는 달러에 비하여 가치가 많이 떨어졌고, 그로 인하여 루피아화로 환산한 금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게 되었다. 일부 발 빠른 인도의 투자자들은 금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앞으로 금 값이 더욱 하락할 것에 대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금년도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예산의 강력한 절감이 따르게 되면 미국 경제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미국의 재정증권에서 다시 금이라는 안전 피난처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말대로 안전 피난처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지금은 시장이 안전 피난처로 미국 재정증권을 선호하지만, 언제 다시 금을 안전 피난처로 선호하게 될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관련 비디오: wsj_video_Gold_no_longer_safe_haven)

 

UNQUOTE

 

전쟁이 발발하거나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금을 선호합니다. 소위 안전 피난처를 찾게 됩니다. 과거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가 유대인을 핍박하고 학살할 때에 유대인들의 소지품에는 늘 금 덩어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므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자산을 선호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금과 다이아몬드라고 합니다. 그러나 위의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자산의 안전한 피난처란 절대적인 것이 못 되고 한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은 금보다 미국의 재정증권이 선호되고 있으나, 또 언제 다시 금이 더 선호될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금 관련 펀드라고 하여서 항상 금 덩어리만을 팔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기사에서도 잠시 언급하였듯이 금 선물, 금 옵션뿐 아니라 금 관련 회사의 주식, 금 이외의 귀금속 (precious metal)에도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 값의 하락이 예상될 때에는 금 선물 또는 옵션을 통하여 금 값 하락에 대비하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오늘은 시장에서 금 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으나 머지 않은 장래에 다시 금 값이 상승한다는 뉴스를 접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합니다. 요즈음 인기 있는 개그 프로에서 하는 이야기 가운데, ‘뚱뚱하다고 오해하는데 오해하지마 마음만은 호~올쭉하다.’라는 말을 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금보다는 미국 재정증권을 선호한다고 해서 금 관련 자산을 모두 팔고 미국 재정증권을 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투자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금 관련 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미국 재정증권의 비중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시장 분위기가 금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금 관련 자산을 팔아 없애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이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에는 시장의 움직임을 잘 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면서 시장 흐름의 반전에도 항상 대비하여야 합니다.

 

금과 관련된 일화가 제게 한 가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8년 전 제가 군에 입대할 때의 일입니다. 저의 학교 선배 몇 분과 친구들이 입대를 앞 둔 제게 반 돈짜리 금 반지를 하나 마련해 주었습니다. 비상금을 대신하여 지니고 있다가 돈이 급하게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반지를 팔아서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며칠 후 저는 논산 훈련소로 입대하였습니다. 훈련소에 입소할 때에는 반지를 가지고 가지 않았고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에 면회 오신 부모님께 부탁 드려 반지를 가져다 달라고 하여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애지중지 아꼈습니다. 저는 후반기 교육을 14주 동안 받았고, 10 주 정도 교육을 받고 나서 저도 제법 고참 기수에 속하게 되어 나름대로 편한 훈련생활을 보내면서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제 손에서 반지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밤 사이에 누군가가 제 반지를 훔쳐간 모양입니다. 저는 펄펄 뛰면서 불침번을 섰던 동료 훈련병들을 닦달하였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군대에서 흔히 하던 이야기대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그냥 없던 일로 넘기고 말았습니다. 제게 금 반지를 선물한 선배들과 친구들의 얼굴이 눈에 어른거리며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이미 없어진 금 반지를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 생각을 하면 선배와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금 1 돈에 약 22만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만약 제가 그 때의 금 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11만 원 정도의 가치는 되었을 것입니다.

 

다음 주에는 조금 더 밝은 소식을 전해 드리면서 금요일 아침의 모닝커피를 함께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