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쯤 전 국내 일간지에 실린 중국 관련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수렁에 빠진 중국 경제...-chosun.com_ 2024. 12. 16.) 경제가 어렵고 서민층이 무너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버 운전기사로 몰린다고 합니다. 마치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20년, 30년 (Lost decades)을 이야기하듯 중국의 경제도 ‘잃어버린 35년’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기사에 따르면 중국 내부의 경제 전문가들이 파악한 바로는 지난 수년간의 중국 경제 성장률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매년 약 3% 포인트 정도의 성장률을 과장하여 발표하여 지난 3년간에만 약 10% 정도의 허수(虛數) 성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과거 1960년대에도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성장, 식량 생산 등의 통계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78년 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획기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외부에 실상이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개혁개방의 결과 대도시에 고층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도시의 발전과 더불어 농촌 인구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려 들기 시작하였고 그에 따라 도시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때에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을 농민공(農民工)이라 불렀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이들의 숫자는 약 3억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농민과 농민공, 지금 중국은-ikpnews.net- 2024. 9. 15.) 이들 농민공이 실질하면서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도시에 남아 우버 기사 등의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지금의 중국 상황이라고 합니다.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음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예견되어 오던 일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흔들리는 中國의 一帶一路- 2022. 10. 21. 참조) 중국 내륙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도시의 초고층 건물들 가운데 상당 수가 비어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화려한 고층 건물 숲을 이루고 있으나 실상은 속이 빈 허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어 왔습니다. (관련기사: Office Buildings in China, Skyscrapers Sit Empty - Bloomberg.com_ 2024. 10. 15.) 관(官)이 주도하는 계획경제 아래에서 지방자치 단체별로 무모하리 만치 고층 건물 건설 경쟁을 벌였습니다. 건설 붐이 일자 일자리는 늘어나고 도시 근로자들은 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 지금은 수요가 없어 공실로 덩그라니 남겨진 건물들이 아무런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층 건물의 건설을 위하여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끌어들였으나 이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여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지방자치 단체가 보증을 섰습니다. 아직까지는 지방자치 단체들이 어렵사리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상환을 막아내고 있다고는 합니다. 그뿐 아니라 일부 고층 건물은 완공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심지어는 짓던 건물을 철거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관련 영상: China destroying unfinished and abandoned high-rise buildings- reddit.com)
새로 짓는 건물을 완공하기도 전에 부숴 버리거나, 다 지어진 건물이 텅텅 비어 있다고 폭파해 버리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수익성과 경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산주의 사회의 전체주의적인 사고 방식에서 비롯된 일로 보입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곳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5% 전후의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을 꾸준히 보여 왔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성장률이 허구라는 주장이 보도된 것입니다. 비단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난 여러 해 동안 중국이 발표해 온 경제 성장률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에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수익성이 전혀 없는 고층 건물의 건설은 불가능합니다. 수익성이 없는 건축 사업에 투자하거나 돈을 빌려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중국처럼 관이 주도하는 경제 운영 속에서 수익성이나 경제성이 무시된 상태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중국 정부가 스스로 화려한 경제 성장을 선전하기 위하여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아주 지극히 간단한 논리가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가 없는 대형 고층 건물이 공급되었고, 그 결과 그 건물들이 텅텅 비고 만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주택도 과잉 공급되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China's infamous 'ghost cities' with 65 million empty homes-loveproperty.com_2024. 10. 23.) 6천 5백만 세대의 집이 비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도심 가까이에 지은 고층 아파트들이라고 합니다. 집은 비어 있고 도로는 조용하다고 합니다. 이런 곳을 ‘유령 도시’ (Ghost City)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유령 도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3 – 4 류로 인식되는 중소도시들이 1류 또는 2류의 대도시로 부상하기 위하여 인구 유인 정책을 피면서 주택 공급을 위한 대형 주택단지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추진하였기 때문입니다. 금년 1월 ‘헝다’ 부동산 그룹이 청산 절차에 들어갔을 때 파악된 부채 규모가 우리나라 돈으로 443조 원이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국제]홍콩법원 헝다 청산 명령...中 본토 부동산 어떻게?-YTN.co.kr- 2024. 1. 29.)
중국 경제의 문제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 단체 주도의 계획 경제가 경제 원칙이나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다는 것과, 정부의 치적 선전 속에 경제의 어려움이 덮여져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거짓 통계와 숫자 부풀리기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치유하기 보다는 감추기에 급급하다 보니 작았던 문제를 더욱 크게 키우고 말게 됩니다. 중국은 인구나 땅 덩어리의 규모가 큰 만큼, 부동산 문제가 터지면 그 규모 또한 상상을 초월하게 커질 수가 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에서 유발된 문제가 중국 경제 전체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칫하다가는 중국 경제가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온다면 중국의 바로 옆에 있으면서 중국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사태에 대비하여 중국 경제의 움직임을 보다 냉정하게 주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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