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Managing Director- 2025. 1. 3.

jaykim1953 2025. 1. 3. 06:04

최근 미국 제2의 대형 은행인 Bank of America에서 임원 진급 발표가 있었습니다. 387명이 Managing Director로 진급하였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Bank of America promotes 387 employees to managing director-Reuters.com- 2024. 12. 11.)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이 은행의 총 직원 숫자는 약 21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 가운데 금년에 387명이 진급하여 전체 Managing Director의 숫자는 약 3천 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Managing director 라고 함은 은행 안에서 일반 행원과 중간 간부를 관리하는 최고의 임원진을 구성하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직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단계를 거쳐 임원 진급을 하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진급의 순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단계들이 많이 단순화하여 직원 다음에는 초급 간부, 중견 간부를 거쳐 임원이 됩니다. 임원도 상무- 부사장- 사장 정도로 단순화되었습니다. 대 기업에는 사장 이후에 부회장, 회장의 직급이 있기도 합니다.
은행에서 Managing Director는 그야 말로 임원입니다. 과거 1970년대, 1980년대까지만 하여도 작은 금융기관의 Managing Director는 한 사람뿐이었고 그가 곧 최고 책임자이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급이 조금씩 인플레이션이 되면서 Managing Director가 한 두 사람씩 더 생기고 Executive Vice President, President 등의 직급이 늘어나면서 한 금융기관 안에 여러 사람의 Managing Director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한 금융 기관에 Managing Director가 여럿 생겨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Managing Director의 권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Managing Director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자신의 책임 아래 자신의 부서를 운영하고 비즈니스를 집행해 나갈 의무가 있었습니다.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 그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따랐습니다.
지금의 Managing Director는 과거의 Managing Director가 누리던 권한과 책임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Bank of America에서 21만 명의 직원 가운데 3천 명의 Managing Director가 있다고 하니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숫자의 임원이 있는 셈입니다. 이들이 은행의 주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매일매일의 경영을 이끌어 가는 고위 임원들입니다.
1980년대 초 제가 Bank of America에서 일하던 시절에 Bank of America의 자회사이며 유럽 지역에서 Investment Banking을 담당하던 BankAmerica International Ltd. (BAIL) London의 책임자가 당시 직함으로 Managing Director였습니다. 그는 곧잘 “I am THE Managing Director of BAIL London.” 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는 곧 자기가 BAIL런던의 총책임자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당시만 하여도 BAIL런던에는 Managing Director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Managing Director라고 하더라도 명함에 Managing Director 다음에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를 적어 놓습니다. 예를 들어 Managing Director- Secondary Market Sales 라던가 혹은 Managing Director- Research 와 같이 자신이 맡은 분야를 적어 놓습니다. 각 금융기관에 Managing Director가 한 사람 뿐이던 시절에는 Managing Director가 모든 분야를 다 책임졌으나 이제는 한 금융기관에도 Managing Director가 여러 사람이 있으므로 각 Managing Director가 담당하는 분야를 명기하여야 합니다.
Managing Director의 권위가 과거보다는 못하다 하더라도 아직도 Managing Director는 금융기관의 꽃입니다. 한 때는 우리나라에서 은행의 지점장이 직급의 꽃이라고 하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또 군대에서는 별을 다는 것- 장성 진급이 경력의 꽃이라고도 하였었습니다. 비록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할지라도 아직도 은행의 지점장이나 군인의 장성 진급은 경력의 꽃이라고 불릴 만합니다. Managing Director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과거의 Managing Director가 가졌던 권한과 책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Managing Director라는 직분은 금융기관 경력의 꽃입니다.
저도 Investment Banking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에서 일하였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직책은 Director였습니다. 아쉽게도 Managing Director까지는 해보지 못하였습니다. 한국 시장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자리였지만 제게는 Managing Director이라는 직분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후에 국내 기업에서 그 당시 상무직책을 맡았었고 명함에는 영문으로 Managing Director라고 직책을 썼었습니다. 아마도 그 직책이 제가 맡았던 가장 고위직이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저도 젊은 시절 금융기관에서 초급 간부, 중간 간부로 근무할 때에는 “나도 언젠가는 Managing Director가 되어 보겠다”라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도 그 꿈을 이루지는 못하였습니다. 그저 Investment Banking 금융기관의 Director로서 한국 시장을 책임지는 위치에 오른 것으로 만족하였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액티브하게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그들도 Managing Director가 되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금년말 미국 제2의 대형 은행인 Bank of America에서는 그런 꿈을 이룬 387명의 Managing Director가 탄생하였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아쉬웠던 과거를 되씹어 보았습니다. 새로이 Managing Director로 진급한 그들의 앞 날에 멋진 커리어가 펼쳐지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