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창의력- 2012. 6. 22.

jaykim1953 2012. 6. 22. 09:32

 

요즈음 신문을 보면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취업의 문턱 또한 날로 높아 가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관련기사: 취업-실업경계94만명_2012/5/24) 제가 취업 준비를 하던 34년 전에 비하면 지금의 취업 준비생들은 처절하리 만치 완벽한 대비를 요구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면접 시험도 과거에는 거의 일차원적인 지식 질문이 주를 이루었으나 요즈음에는 심층 면접이라고 불리는 심도 높은 질문들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과거의 면접 시험 질문은, “사무실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상급자가 규정에 어긋나는 지시를 내리면 어떻게 하겠는가?”와 같이 쉽사리 모범 답안을 예측할 수 있는 질문을 하였다면, 최근의 추세에 따른 질문은, “서울 시내에 있는 모든 버스를 한 대도 빼놓지 않고 타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또는 우리나라에 있는 피자 집은 모두 몇 개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알아 보겠습니까?” 등과 같이 조금은 황당한 듯 보이면서도 사고(思考)의 방법(way of thinking)과 논리(論理; logic), 창의성(創意性; creativeness)을 묻는 질문을 합니다. 이러한 질문에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응시자가 어떤 조직적인 사고의 논리와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특히 창의력과 관련된 테스트는 때에 따라서는 조금은 엉뚱하고 기발한 사고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창의력 테스트로 이미 잘 알려진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두 가지만 예를 들면;

 

-       질문1: 주스 한 잔에 천 원입니다. 주스를 마시고 난 다음 빈 잔 2개를 가지고 가면 주스 한 잔을 또 줍니다. 내게는 돈이 만 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주스 20 잔을 마시고 싶어합니다. 내가 주스 20 잔을 마실 수 있을까요? 마실 수 없다면 왜 마실 수 없는지, 그리고 마실 수 있다면 어떻게 하면 마실 수 있는지 설명 하시요.

-       1: 20 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 이 답이 반듯이 정답은 아닙니다.)

만원을 지불하고 주스 10 잔을 마십니다. 빈 잔 10 개를 들고 가서 다시 5 잔을 마십니다. 빈잔 4잔을 주고 주스 2 잔을 마십니다. 이 때 빈 잔 1 잔은 남아 있습니다. 주스 2 잔을 마신 다음 빈 잔 2 잔을 들고 가서 주스 1 잔을 마십니다. 마시고 난 빈 잔 1 잔과 5잔 가운데 4잔을 가지고 가서 주스 2잔을 받아 올 때에 남긴 빈 잔 1 잔을 함께 가지고 가서 주스 1 잔을 마십니다. 지금 까지 마신 주스는 10 + 5 + 2 + 1 + 1 = 19 잔 입니다.

남은 빈 잔은 하나뿐 입니다. 이제 주스 한 잔을 외상으로 마십니다. 그리고 남아 있던 빈 잔 하나와 외상으로 마신 주스의 빈 잔 하나를 합하여 빈 잔 두 잔을 가져다 주면서 외상을 갚습니다. 이렇게 하면 모두 20 잔의 주스를 마실 수 있습니다. (외상으로 주스를 마실 수 있지 않다면 이 답은 가능성이 없는 답입니다.)

 

-       질문2: 매시 정각에 뻐꾸기 울음 소리를 내는 시계가 있습니다. 1시에는 한 번, 2 시에는 두 번… 12 시에는 열 두 번 뻐꾸기 울음소리가 납니다. 매 울음소리 사이의 간격은 2초입니다. 이 시계를 보지 않고 뻐꾸기 울음 소리만 듣고 몇 시인지를 알아 내려고 합니다. 소리만 듣고 12시라는 것과 6시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필요한 시간은 각각 얼마입니까?

-       2: 12시를 알아내는 데 22, 6시를 알아내는 데 12초가 소요됩니다.

12시에는 정각에 뻐꾸기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하여 12번째 소리를 듣기까지 11 번의 간격이 있고 11번의 간격이 모두 소진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은 22초입니다.

6시에는 6 번의 뻐꾸기 소리를 듣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5 번의 간격이 있어 10초가 경과하게 됩니다. 그러나 6번의 종소리를 들은 다음 6시인 것을 확인하려면 2초 후에 뻐꾸기 울음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여야만 하므로 추가 2초가 소요되어 총 12초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창의력 관련 테스트는 가장 보수적인 분야라고 알려진 금융기관에서도 최근에는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자기소개, 가족 관계 등만을 물어보던 과거의 면접 시험과는 사뭇 달라진 세태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금융 기관의 취직 면접에서도 이러한 창의력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분야에도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제가 취직 시험을 볼 당시에 이런 창의력과 관련된 질문들이 있었다면 아마도 저는 취직 시험에서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창의력 있는 직원을 뽑아 놓고도 이들이 기존의 직원들로부터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식적인 관습을 배우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은 묻혀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저도 예외 없이 과거에는 고식적인 관습을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30여 년 전 신입 행원 시절 제게 은행 텔러 업무를 설명해 주던 선배 한 분이 가르쳐 준 것은; “천원 권 지폐 100 장 묶음에서 손님에게 5천원을 지급하려면 손님에게 지급하고 남아야 하는 돈 95장을 먼저 세어서 확인하고 나머지를 손님에게 지급해야 해. 혹시 천원 권 지폐 100 장 묶음이 잘 못 되어서 101 장이 있었다면 손님에게 6천원을 지급하는 한이 있더라도 텔러 시재 9 5천원은 정확히 남아 있어야 한단 말이야.” (그 당시에는 천원 권 지폐가 가장 흔히 쓰일 때였습니다.) 손님이 받아 가는 5천원이 정확히 지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손님에게 지급하고 남아 있는 텔러의 시재 9 5천원이 정확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선배는 텔러 교육 매뉴얼에 텔러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재가 정확하여야 한다는 내용에만 주목하였던 것입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얼른 천원 권 5 장을 세어서 주면 좋겠는데 텔러는 앉아서 남아 있어야 하는 95장을 세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이겠습니까. 금융기관에서 거래의 정확성을 강조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금융기관에서는 지금까지 정확, 안전, 신뢰 등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여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금융 분야에서도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금융 상품과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사고의 창의력을 테스트하는 질문 가운데 잘 알려진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질문 1: 30 마리를 몰고 가는 사람이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뱃사공은 강을 건네 준 양 숫자의 절반을 뱃삯으로 달라고 합니다. 이 사람이 가장 싼 방법으로 양과 함께 강을 건너려면 양 몇 마리를 뱃삯으로 주어야 합니까?

 

-       질문 2: 아래 파일을 열면 그림과 같이 가운데 강이 흐르는 두 지점 A B가 있습니다. 이 두 지점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도록 다리(bridge, 橋脚)를 놓으려고 합니다. 어떻게 다리를 놓으면 될까요? , 다리는 강 양변에 직각으로 설치하여야 합니다.

 

창의력문제_2012_6_22.pptm

이 질문들의 정답이 궁금하신 분께서는 생각나는 답을 첨부 파일에 적은 다음 제게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제가 정답 여부를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창의력문제_2012_6_22.pp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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