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전세계 증권 시장이 중국발 소식에 경악하였습니다. 중국이 만들어 낸 인공지능 (AI, artificial intelligence)인 딥 시크 (DeepSeek)가 성능에서는 기존의 챗 GPT 등에 못지 않으면서 개발 비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경제적이라는 것입니다. 딥 시크의 출현은 전세계 증권시장을 강타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코스피, 딥시크 후폭풍에 1%대 하락_hankyung.co.kr- 2025. 1. 31.) 그러나 곧 이어서 딥 시크의 실체에 대한 여러 가지 의구심들이 표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장 크게 우리의 시선을 끈 것은 질문을 하는 언어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기사: 김치는 어느 나라 거야?…딥시크에 중국어로 물었더니 한국 아닌 중국_ hankyung.co.kr- 2025. 2. 9.) 질문자의 언어에 따라 질문자의 입 맛에 맞을 만한 답변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딥 시크가 제공하는 지식의 진실성에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인공 지능의 개발은 크게 세 가지 면을 보게 됩니다. 첫째는 인공 지능의 시스템이라고도 일반적으로 불리는 알고리즘 (Algorithm, 연산 논리)입니다. 인공 지능 전체를 구성하고 관리하며 주어진 데이터를 학습하여 질문에 알맞은 답변을 제공하는 논리의 구성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운영할 하드웨어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입니다. 기본적으로 범용 하드웨어인 CPU(central processing unit)도 필요하지만 인공지능의 운영에는 그래픽을 이용한 연산 처리가 필수이므로 GPU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가 데이터입니다. 인공지능은 천문학적인 분량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인공지능이 충분히 학습을 할 수가 없어 임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면에서 볼 때에 중국이 개발한 딥 시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점이 있습니다. 우선 중국의 개발자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완성하였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관련기사: 해외 유학 안한 2030 천재들…中 딥시크 돌풍 주역_ hankyung.co.kr- 2025. 1. 28.) 워낙 인구가 많다 보니 인재 풀(pool)도 그만큼 크고 풍부해 보입니다. IT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훈련되어 인공 지능을 개발하기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젊은 인재들이 모여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하드웨어입니다. GPU는 가격이 비쌉니다. 그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 논리에 의하여 적성국 취급을 받는 중국에는 고성능의 GPU를 공급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운용할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성능이 낮은 저가 GPU를 이용하여 가격이 비싼 고성능 GPU를 대체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보다 심도 깊은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나, 일단 중국측의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들은 저가의 GPU로 고가의 GPU를 대체하였다는 것입니다. 일단은 저가의 GPU를 이용하여 고가의 GPU로 만든 인공 지능 못지 않은 딥 시크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여러 가지 의문이 가는 면도 있으나 앞으로 좀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에 관한 한 중국의 인구를 생각하면 아마도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중국이 풍부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공산 독재 국가의 특성상 각종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에 정부의 의지만 작용할 뿐 개인의 사용 동의 따위는 없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뿐 아니라 외국에서 접속하는 이용자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들을 활용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을 위시한 여러 나라의 정부 기관에서 딥 시크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딥 시크에 접속하게 되면 역으로 딥 시크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이상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건 데 중국이 개발한 딥 시크는 중국의 풍부한 인적 자원과 정부의 의지대로 제한 없이 사용이 가능한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가의 성능이 낮은 GPU를 바탕으로 고가의 고성능 GPU를 대체하는 엄청난 업적을 이루어 냈습니다. IT 산업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에 뒤지지 않으려는 그들 만의 굴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어떠한 것에서도 미국에게 지기 싫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20세기부터 오늘 날까지 산업의 발달을 살펴보면 20세기 초반부터 이어져 오는 자동차 산업이 혁신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부에 개발된 컴퓨터의 발전이 전세계의 산업 지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자 마자 아이폰의 출현에서 비롯된 스마트 폰의 발전이 전세계의 산업 지형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1. 31. 참조) 자동차 산업으로 대변되는 굴뚝 산업이 마치 사양산업 취급을 받으면서 G-1이라 불리는 제1 선진국 미국이 일본, 독일 등의 국가와 경쟁에서 밀리는 듯하였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스마트 폰 등의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는 역시 미국이 산업의 강국임을 증명하듯이 미국이 컴퓨터 산업과 스마트 폰 산업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엄청난 인구를 가진 자국 시장의 수요를 바탕으로 자동차- 특히 전기차와 스마트 폰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21세기 들어서 새로이 급부상한 산업 분야가 인공 지능입니다. 이 분야에 관한 한 미국이 독보적으로 앞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의 딥 시크가 나타나서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직 자세한 내막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공 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 상당히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매우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에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주목 받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의 양(量)과 질(質)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또한 휴대폰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에 맞서 경쟁하는 스마트 폰 주요 생산 국가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IT분야에서도 하드 웨어 생산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국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소프트 웨어 분야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미흡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인공 지능에 있어서는 인력뿐 아니라 그 동안의 연구 성과라던가 R & D 투자 등에서 아직은 선진국 대열에 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우리나라는 GPU등의 칩을 생산하는 능력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IT 분야의 인력 양성을 적극 후원하고 데이터 관련 규정과 제도를 보다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면 세계의 인공 지능 수준을 따라잡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인공 지능 산업에서는 미국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딥 시크의 출현에서 보았듯이 중국도 인공 지능 분야에 상당한 발전을 이룩하여 놓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관련 기업들이 인공 지능 분야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인공 지능이 세계의 인공 지능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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