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노후설계- 2012. 5. 10.

jaykim1953 2013. 5. 10. 11:04

 

지난 수요일 (58) 일간지에 DLS 투자를 권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_2013/5/8_DLS)

그 내용을 요약하면;

서울에 사는 김모(55)씨는 2억원의 자산이 있으며 그 가운데 순자산은 3천만원뿐이다. ( 1 7천만원) 월 급여 350만원과 군인연금 350만원이 있다. 급여와 연금으로 세 식구가 생활하고도 매월 400만원 가까이 잉여금이 생긴다. 내년에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게 되면 전세보증금으로 빚을 갚을 수 있어 유동성이 한층 나아진다. 딸에게 2억원의 전세자금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이다.

 

발생하는 잉여금;

(1)상장지수펀드(ETF) 50만원 + 해외컨슈머펀드 50만원

(2)원금보존형 파생결합증권(DLS) 100만원

(3)CMA 100만원

(4)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 50만원

을 권한다. 그 이유는:

(1)김씨는 위험을 싫어해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낮고 절세가 가능한 ETF가 적당하다. 이 중에서도 신흥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컨슈머펀드가 바람직해 보인다.

(2)원금보존형 DLS는 기초자산의 가치가 투자시점 대비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다. 현재 역외 위안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존형 DLS는 연 6.5~7% 수준이다.

(3)CMA와 이들 상품에 매월 300만원을 적립해 연평균 4~5% 수익률을 낸다면 5년 후 딸의 전세자금으로 쓰일 2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       전셋집을 구하기 위한 전략: 최근 4년간 서울의 전셋값은 매년 9.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향후 3년 동안은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 가능성이 커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세를 싸게 얻으려면 방학 이사철 직전인 12월이나 6월에 움직이는 게 좋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예 아파트를 사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80%에 육박하는 곳이 많다. 지금의 전셋값 상승추세라면 몇 년 후 매매가에 육박할 수도 있다.

-       김씨네가 가입한 보험: 질병·사고사망·장애·입통원 실비 등에 대한 보장이 그런대로 잘 구비돼 있다. 다만 종신보험 가입을 통한 사망보장 2억원을 준비하도록 하자. 만약 유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딸에게 전세자금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다. 꼭 전세자금이 아니라도 딸에게 생활지원자금을 물려준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내년 하반기 임대주택 입주 때 전세보증금으로 빚을 갚아 절약하는 이자상환금으로 보험료를 내면 되겠다.

이 기사를 보면서 상당 부분 수긍이 가지 않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기사를 쓰는 데에 도움말을 주신 분들의 리스트를 살펴 보았습니다. 그 분들의 면면을 보니; XX OOOO증권 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 XX OO에셋 대표, XX OOOO생명 영업이사, XX OO생명 투자자문역 이었습니다.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 생명보험회사 등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도움말을 들었으니 당연히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 생명보험회사가 주력하여 판매하는 상품을 권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그냥 연 3% (세후 수익률, 세전 수익률 3.55%)로 월 4백만원의 여유자금을 3년간 저축하면 원리금 합계가 15천만원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예금을 맡겨 놓는 은행의 신용 리스크 이외에는 아무런 리스크가 없습니다. 2억원의 전세 자금을 목표로 하는 데에 필요한 추가적인 5천만원은 내년에 영구임대주택으로 옮기면서 돌려받게 되는 전세보증금으로 일부 충당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이 기사에서 권하는 금융상품이 재앙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이 기사에서 권하는 금융상품에 대하여 살펴 보겠습니다.

(1)  상장지수펀드(ETF) 50만원 + 해외컨슈머펀드에 50만원

상장지수펀드(ETF)는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있고, 주가지수가 기대만큼 상승하지 못하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벤치마킹하는 주가지수와 실제 ETF 수익률 사이의 차이 (*: 이를 트래킹 에러-tracking error-라고 합니다)로 인한 수익률 저하도 예상됩니다. 해외 컨슈머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시장에 투자하는 시장 정보 부족의 리스크와 환율 변화로 인한 환리스크 (translation risk)가 있으므로 일반 투자자에게는 권할 만한 상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원금보존형(*: ‘원금보전형이 더 좋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파생결합증권(DLS) 100만원

DLS란 기초상품의 구성이 ELS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입니다. 55세의 금융 비전문가에게 DLS의 구조를 이해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면 권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이 기초자산의 가치가 투자시점 대비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라는 설명은 기초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어떤 사태가 올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을 암시합니다.

(3)  100만원은 CMA

이 상품이 이 기사에서 추천한 상품 가운데 가장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CMA도 신용 리스크를 많이 부담하는 상품입니다. 그리고 단기 상품이 부족할 때에는 운용사들이 장기 채권을 단기 환매 조건부로 매입하여 CMA에 편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거래 상대방의 신용 리스크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이 됩니다.

(4)  50만원으론 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

이미 군인연금을 월 350만원 타고 있는 분에게 새로운 연금 보험을 가입시키는 것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더구나 월 5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하여서 기대할 수 있는 연금 금액이 얼마나 될는지 정확히 계산하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김씨는 나이가 이미 55세에 이르러 앞으로 연금 보험을 불입할 기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기사에서 제시한 방안대로 따른다고 하더라도 김씨는 과연 3년 후에 딸의 전세자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재무상담은 어떤 사람과 하느냐에 따라 판이한 결과가 나옵니다.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사람과 상담을 하면 ETF, ELS, DLS 등을 권하고,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분과 상담하면 연금보험, 변액보험을 권합니다. 은행에 근무하는 분들과 상의하면 각종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차라리 수수료를 일부 지급하더라도 정확한 상황 파악과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가 아쉬워집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첨언한다면, 이 기사에서 언급한 김씨의 나이가 55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DLS, 해외컨슈머펀드 등과 같이 리스크가 큰 파생상품이나 변동성의 예측이 어려운 상품은 권하지 말아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혹시라도 투자전략이 실패하였을 때에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있으나 이미 55세에 이른 김씨 같은 경우에는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보다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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