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시각의 차이- 2013. 8. 30.

jaykim1953 2013. 8. 30. 08:22

 

 

오늘은 시각(視角)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시각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또는 각도그리고 사물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정치하는 사람들 사이에 정쟁이 그치지 않고, 학자들 사이에 학설이 분분하게 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는 때아닌 전작권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작권이란 전시 작전 통제권을 줄인 말입니다. 이 당시 저는 미국에 있었고 미국의 한 단체에서 전작권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토론 참석자 가운데 국방관련 전문가라는 사람 한 분이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전시작전통제(wartime operation control)라는 말에는 어디에도 권리’(power 또는 right)라는 단어를 포함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으로 건너가면 이것이 권리가 되어 마치 전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군사 주권(主權, sovereign power)을 미국에게 빼앗긴 것으로 이해가 되고 있다.

전쟁이 나면 누군가가 책임지고 작전을 수립하고 팔로우 업(follow-up)하여야 한다. 마치 자동차를 운행하려면 누군가가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이 운전권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운전을 제대로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운전 경험이 많고 차에 대하여 더 잘 아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것이 상식이다.

전시작전통제라는 것도 자동차 운전과 마찬가지로 연합군의 작전을 두 나라 군대가 조화롭게 수행하도록 조정(steering)하는 것이다. 이것은 권리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군사장비와 무기, 군사력, 전술 등에서 앞서 있는 미군이 책임을 지고 한미 연합군의 전반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작전통제(operation control)와 지휘(command)는 다르다. 군을 지휘하는 것은 국가의 고유 권한이지만 작전통제는, 특히 연합군 형태의 군대에서 작전통제는, 가장 중요한 참모 역할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통제를 미군이 하는 것이 마치 대한민국의 중요한 군사 주권을 미국에게 빼앗긴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인 레토릭(rhetoric)으로 보인다.

그의 말에 따르면,”It’s not a matter of a nation’s sovereign power, but simply who is to be responsible.” (이 건은 국가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원래의 이름에는 없는 권리라는 말 한 마디를 추가함으로써 전시작전통제를 누가 하는가의 문제가 마치 군사주권을 누가 갖게 되는 것인가와 동일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옳고 그름 보다는 전시작전통제를 하나의 권리로 바라보는 사람들과, ‘전시작전통제지휘권과는 다른 참모 기능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시각의 차이를 살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 가격을 표시할 때에 전일 시장 마감 가격보다 상승한 경우에는 붉은 색, 하락한 경우에는 파란 색으로 표시합니다. 주가 상승은 눈에 잘 띄도록 붉은 색을 사용합니다. 뜨겁게 달아 오르는 주식 상황을 붉은 색으로 표시한다고도 합니다. 그 반면 차갑게 식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파란 색으로 표시합니다. 이는 일본 주식시장에서도 같습니다.

그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주식 가격이 상승하면 파란 색, 하락하면 붉은 색으로 표시합니다. 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초보자들에게 가르칠 때에; Risers in blue & fallers in red. (오르면 파란 색, 떨어지면 붉은 색)이라고 합니다. 가격이 상승하는 종목은 안전한 파란 색으로 표시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적자(赤字)이니 붉은 색으로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가격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로 인하여 가격의 움직임을 정반대 색으로 표현합니다.

 

주식 시장에서의 시각의 차이를 또 한 가지 찾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주식 시장을 나타내는 지수는 크게 세 가지를 가장 많이 주목합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DJIA; Dow Jones Industrial Average), S&P 500 지수, 나스닥(NASDAQ :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 종합(composite) 지수입니다.

맨 마지막에 이야기한 나스닥 종합지수를 보면;

이는 우리나라의 코스피(KOSPI: 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종목의 가격을 시가 비중을 반영하여 계산한 것입니다. (, 다른 주식시장과 중복 상장되어 있는 경우에는 나스닥 종합지수에서 제외됩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도 상장되어 있는 전종목의 가격을 반영한 지수입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780여 종목으로 이루어졌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천 여 종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S&P 500과 다우존스산업지수의 경우는 다릅니다. 우선 S&P 500은 우량종목 500 개의 주가를 선별하여 작성한 지수입니다. 이 지수에 포함되는 기준은 가장 먼저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을 꼽습니다. 따라서 S&P 500 지수는 우량 대형주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의 역사 속에서 S&P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과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라고 인식되어 왔습니다. (처음 이 지수가 시작할 때에는 S&P 90 이었습니다.)

다우산업지수는 구성 주식의 숫자가 30 종목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대형 우량주를 대변하는 S&P 지수와는 달리 다우산업지수는 증시 전반의 움직임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 거래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움직임을 다우산업지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시장이 어땠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코스피를 기준으로 ‘XX 포인트 상승하였다.’ 또는 ’00 포인트 하락하였다라고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주식시장에서는 다우산업지수를 기준으로 ‘00 포인트 상승하였다.’ 또는 ’XX 포인트 하락하였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우산업지수는 불과 30 종목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코스피와는 많이 다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불과 30개 종목으로 지수를 만든다고 하면 그 신뢰성에 많은 뒷이야기가 오가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그 지수에 포함되기 위하여 주요 회사들은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소수의 종목으로 이루어진 지수가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는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시각의 차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단순한 시각의 차이를 넘어서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드시 전종목을 포함한 지수만이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은 숫자의 종목들로도 종목 선별을 제대로 한다면 다우산업지수와 같이 시장의 움직임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