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공무원 연금에 대하여- 2013. 9. 13.

jaykim1953 2013. 9. 13. 10:38

 

지난 주 금요일 (9 6) 아침 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공무원 연금 지급액이 월평균219만원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공무원연금_2013_9_6_중앙일보)

이 기사를 읽다 보면 아쉬운 대목이 몇 가지 있습니다. 내용 일부를 인용해 보면;

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월평균 연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중략)… 문제는 현직 공무원에게 걷는 연금보험료 수입보다 퇴직 공무원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모자라는 돈을 정부가 메워주고 있다.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정부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공무원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원한 예산 규모는 98000억원에 이른다. 올해만 18900억원, 내년에도 23000억원의 국민 세금을 공무원연금에 지원해야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공무원 연금이 문제에 봉착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은 재직시 불입한 보험료로 기금을 적립하여 퇴직후 연금의 형태로 지급됩니다. 원래 연금을 설계할 때에는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야만 불입한 보험료보다 많은 금액의 연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 연금은 애당초 이러한 설계를 정상적으로 하였는지 의문이 듭니다. 공무원들이 납입하는 보험료로 조성한 기금을 운용하여서는 연금 지급액을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여 정부가 계속하여 지원하여 주고 있다고 합니다. 금년에 1 8900억원, 내년에는 2 3000억원을 정부가 지원하여야 합니다. 그 다음 해에는 정부지원금이 계속하여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공무원 연금 기금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운용합니다. 현재 조성된 기금은 약 6조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조: 공무원연금공단 사업소개) 지난 5년간 공무원 연금 공단에서 운용한 기금운용의 정확한 실적은 알 수 없으나 연 평균 3%를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 공무원 연금 공단의 직원은 520명 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연 평균 급여는 6,175만원입니다. 이를 계산하면 연간 총 320억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320억원의 급여는 운용자산 6조원의 0.4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게다가 공무원 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지급한다고 합니다. 연금 지급액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계속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정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 연금공단에게 지급하는 보조금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년간 물가상승률은 3.34%였습니다.

상식적이고 아주 단순한 계산을 한다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매년 물가 상승률(지난 5년 평균 3.34%) + 공단 직원 급여 (현재 0.46%) 이상의 수익을 추가적으로 올려야 합니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연간 [3.8%+ 연금 설계시 적용한 예상수익률] 의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기금 운용 수익률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자산 운용이라면 공무원연금 제도의 재무건전성이 매우 취약해지게 될 것입니다.

공무원 연금은 2010년에 제도를 일부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는 2010년 이후 가입한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의 공무원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기존 가입자(공무원)들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보호하여 준 것입니다.

공무원 연금 제도를 수정 보완한 사람들은 공무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쉽사리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자신의 후배들- 2010년 이후 가입한 공무원들-에게 현재의 제도보다 조금 양보하도록 조치한 것만으로도 큰 일을 하였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1) 공무원 연금을 없애 버리고, (2) 공무원의 봉급을 연금 출연금(보험료) 만큼 깎고, (3) 연금지급은 국고에서 복지재원(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연금 지급은 기금이 부족하여 어차피 국고에서 보조하고 있으니 기금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이라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공무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명목상의 급여 금액이 줄어 드는 것을 반대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급여가 100이고 여기에서 연금 보험료 5를 적립하고 실제 봉급 수령액이 95인 상황에서; 제가 제안한 방법을 적용하면 봉급 금액이 (100-5) 95로 줄어들어야 합니다. 실제 수령액에는 차이가 없으나 봉급 금액에 차이가 납니다. 이는 후에 봉급을 기준으로 하는 모든 복지 혜택, 보상 등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공무원 연금의 수혜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급여 금액을 높이고, 형식적이라도 연금 기금을 불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520 명에 달하는 직원의 일자리도 지키고 싶어 하겠지요.)

비단 공무원 연금뿐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연기금 제도는 전반적으로 부실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제가 과거 금요일 모닝커피 칼럼에서 여러 번 밝혔습니다만, (참조: 금요일모닝커피_노후대책_2013_7_12) 우리의 노후를 믿고 맡길 만한 연금제도가 아쉽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 천편일률적으로 연금지급액을 보장하는 확정급여(確定給與; defined benefit)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면서 연금 적립금액(보험료)은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꾸려면 확정기여(確定寄與; defined contribution) 방식을 취하는 것도 하나의 개선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루기 위하여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존 연금 가입자들이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논리에 우선하는 여러 가지 정치, 사회, 문화적인 장애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는 아마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경제논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보다 합리적인 연금제도가 정착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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