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노후대비 저축- 2014. 4. 4.

jaykim1953 2014. 4. 4. 08:53

 

지난 주말부터 서울 주변에 온갖 꽃들이 만개하였습니다. 저의 두 아들들이 근무하고 있는 여의도에도 벚꽃이 만발하였고 이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길이 막히기까지 한답니다.

그런데 저의 큰 아들이 재미 있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부터 벚꽃이 싫어졌다고 합니다. 벚꽃은 비가 오면 한꺼번에 꽃잎이 떨어지는데 젖은 꽃잎은 비로 쓸어도 잘 쓸리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는 떨어진 꽃잎을 깨끗이 치워야만 하였답니다. 그러니 군대에서의 기억 때문에 벚꽃이 싫다는 것입니다. 예쁜 꽃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야 좋겠지만 그 꽃의 꽃잎이 떨어진 것을 쓸어야만 했던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군대에서 벚꽃 쓸던 것을 기억하고 싶지 않듯이 머리 속에 안 좋은 인상이 남아 있는 일은 피하게 됩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려 있던 저축을 장려하는 내용의 희곡이 있었습니다. 그 줄거리 가운데에 주식 투자를 안 좋게 묘사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회상해 보면 대강 이런 스토리였습니다;

철수는 공부를 잘하여서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철수 아버지는 주식 투자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철수의 중학교 입학금 마감일이 다가 오는데 갑자기 철수의 아버지가 집에 들어 오시지 않는 것입니다. 입학금 납부 마감일이 다가 오자 철수는 다급한 마음에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명동의 주식 거래소로 아버지를 찾아 갑니다. 그 곳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아버지가 계신 곳을 아느냐고 묻다가 사람들에 쓸려 넘어지게 됩니다. 철수는 얼굴과 몸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서 웁니다. 그 장면에서 무대가 어두워지면서 막이 바뀝니다. 그리고 새로운 막에는 은행 문을 걸어 나오는 철수의 할아버지 모습이 비춰집니다. 철수 어머니에게 철수의 입학금을 건네 주십니다. 그리고는 혀를 쯧쯧 차며 말씀하십니다.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저축할 생각들은 안하고 자기 재주만 믿고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면서 돈을 벌려고 하니…’

이 한 마디가 이 희곡의 클라이막스입니다. 철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철수 할아버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철수의 입학금을 무사히 납부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저축율이 매우 낮아 정부에서 나서서 강력하게 저축을 장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정부에서 저축 장려 문학작품을 공모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희곡도 그 당시 어떤 학생이 응모하여 대상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어린 학생이 세상을 잘 모르고 쓴 희곡이기는 하지만 주식 투자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조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저축을 하는 것은 선()이고 주식투자는 악()이라는 듯한 대사가 마음에 걸립니다.

만약 이 내용을 요즈음의 금융시장에 맞추어 다시 쓴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자녀의 입학금과 같이 가까운 장래에 사용할 돈은 미리 금액을 확정하여 채권 혹은 은행 예금 등 안전한 자산으로 보관하고,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대비하여 투자하여야 합니다.’

노후를 대비하여 연금을 불입할 때에도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30, 40대의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노후 대비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파생상품에 투자합니다. 이 들은 혹시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만회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20~30년 있습니다. 그러나 50대에 들어선 사람들은 가급적 리스크 부담을 줄이고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작은 금융상품- 저축, 채권 등에 투자하여야 합니다. 50대에 투자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이를 만회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30 40대에는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수입도 안정적으로 벌어들여서 노후 대비 저축도 적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0대를 지나 50대에 접어들면서 자녀들이 성장하며 비용이 더 들고, 대학학자금, 결혼 비용 등 목돈을 써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저축의 여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노후를 대비한 저축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놀러 다니기도 하여야 하고, 데이트도 즐기고 돈을 쓸 곳이야 많겠지만 노후를 생각하면 젊었을 때에 아껴서 저축을 많이 하여야 합니다. 아주 간단한 계산을 해 보면 왜 일찍 저축하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자율이 연 3%일 때 매월 50만원씩 저축을 하면 30년 후에는 원리금 합계가 291백만 원이 됩니다. 30년 동안 불입한 저축 원금은 18천만 원입니다. 같은 금액을 20년간 저축하면 만기에 원리금 합계는 164백만 원입니다. 불입 원금은 12천만 원입니다. 기간이 10년이 늘어남으로써 원금은 6천만 원이 늘어나지만 원리금 합계금액은 127백만 원 (291,368 – 164,151), 즉 불입 원금 차액 6천만 원의 두 배 이상이 차이가 납니다. 이자율이 3% 밖에 되지 않는다 하여도 추가 10년의 기간에 발생하는 이자금액의 차이가 원금보다도 커지는 것입니다.

 

월저축금액

기간 ()

저축 원금

만기 원리금합게

500

30

180,000

291,368

500

20

120,000

164,151

888

20

213,120

291,532

 (이자율 3%, 단위: 천원)

 

이 표를 보면, 현재 30세인 사람이 앞으로 30년간 월 50만 원씩 저축하면 60세에 이르러서 원리금 합계 291백만 원을 모으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10년이 지난 40세부터 저축을 시작한다면 60세에 이르렀을 때의 원리금 합계는 164백만 원에 불과합니다.

만약 20년 동안 저축한 만기 원리금을 30년 동안 월 50만 원씩 저축한 만기 원리금과 비슷하게 만들려면 월 저축금액은 888천원이 되어야 합니다. 1.776배를 더 저축하여야 합니다. 10년을 늦게 시작하면 1.776배의 원금이 더 필요한 것입니다.

혹시라도 주식 투자에 대하여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면 애써 주식에 눈길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군대에서 벚꽃이 떨어질 때에 꽃잎을 쓸던 기억이 싫으면 애써 떨어진 꽃잎을 쳐다볼 필요는 없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으면 그 대신 저축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저축은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축을 꾸준히 오래 하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저축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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