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金融의 정의. - 2011. 12. 30.

jaykim1953 2012. 1. 25. 11:23

이제 2011년도 저물어 갑니다. 금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하였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그런 와중에도 시중에서는 금년에도 변함 없이 여러 가지 유행어가 회자되었습니다. 금년의 유행어 가운데 단연 최고의 인기는 애정남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기 TV 프로인 개그 콘써트의 코너 매한 것을 하여 주는 가르키는 것입니다. 애정남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애매한 것들을 유머와 윗트가 넘치는 명확한 기준으로 일도양단(一刀兩斷)하듯 명쾌한 답을 줍니다. 사람들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면 애정남에게 물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자본 시장 용어 가운데에도 일반인들에게는 애매 것이 많이 있습니다. 가운데 하나가 투자’ (投資; investment) 투기’ (投機; speculation) – 또는 트레이딩’ (trading) 구분입니다. (*: 투기라는 단어를 우리는 좋지 않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원래의 의미는 기회를 노려 돈을 투입한다 의미 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다분히 사행성’ (射倖性) 요행수를 바라거나,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는 행위를 일컬을 때에 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서는 그래서 투기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트레이딩이라는 용어로 통일하여 사용하겠습니다.) 투자와 트레이딩, 가지는 일반인들에게 구분이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가지 모두다 주식 혹은 채권 등을 수익을 올리기를 기대하고 매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지의 차이에 대한 판단을 위하여 구태여 애정남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애정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투자 투자대상물의 가치(價値; value) 증가할 것과 가치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매입하는 것입니다. 반면 트레이딩 투자 대상물의 가치의 변화보다는 가격의 변화상승 혹은 하락 기대하여서 팔고 사는 것입니다. 투자의 대상은 가치의 상승이고, 트레이딩의 대상은 가격의 움직임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치의 변화와 그에 따른 가격의 변화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투자는 일반적으로 장기(長期) 걸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트레이딩은 저평가(低評價; under-priced) 것을 매입하고, 고평가(高評價; over-priced) 것을 매각하는 전략을 취하며, 저평가된 가격이 제대로 평가된 가격으로 상승하거나 또는 고평가된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떨어지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트레이딩은 따라서 투자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채권발행인이 부도가 나지 않는 만기에는 원금과 경과 이자가 지급될 것이므로 지금 보다 낮은 금액을 지불하고 채권을 매입하여 만기까지의 보유한다면 이는 분명한 투자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 이자율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지금 채권을 두었다가 만기 이전에 이자율이 떨어져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에 되팔아서 이익을 남긴다면, 또는 그러한 목적으로 채권을 매입한다면 이는 트레이딩입니다. 주식의 경우에도 해당회사가 신기술 또는 신제품 개발 여하한 이유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그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여 매입한다면, 이는 투자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가치에 비하여 주가가 낮다고 판단하여 해당 주식이 조만간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입한다면 이는 트레이딩입니다.

가지 제가 자주 질문을 받는 용어의 정의(定義, definition) 이야기하자면;

금융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금융 분야에 오래 동안 담았던 분들 가운데에서도 질문에 시원스레 답을 못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저는 질문에 대한 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금융을 영어로 번역하면 finance 혹은 banking이라고 합니다. Finance 우리 말로 번역하면 금융 아니라 재무또는 재정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순수한 의미의 금융은 오히려 banking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Banking 대한 개념의 정의는 제가 처음 직장 생활을 하였던 은행의 교재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Banking is to TRANSFER VALUE OF MONEY by means of time and/or space.’

(금융이란 시간/공간을 통하여 돈의 가치를 이전하는 ) 이라고 정의 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 소비자가 현재 돈이 남는다면 이를 저축하여 미래에 되찾고, 때에 미래에 되찾는 돈의 가치는 적정한 이자율에 의한 금액 증가를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고, 반대로 지금 돈의 가치에 부족을 느끼는 금융 소비자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켜 부족한 돈을 메우고 훗날 적정한 이자를 더한 금액을 상환하도록 하면 됩니다. 하나의 문장이 모든 금융 거래를 단번에 깔끔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문장은 금융에 관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그리고 중요한 부분을 설명하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에는 제가 책도 출간하였습니다. 책의 제목은 외환 시장의 실무였습니다. 본문의 페이지에는 외환(外換, FX; foreign exchange) 대한 정의가 실려 있습니다. 원문을 옮겨 오면; ‘외환이란 하나의 통화를 다른 통화로 교환하는 행위’ (foreign exchange is to exchange a currency for another.)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정의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제가 만들어서 것이 아니라 제가 다녔던 은행의 교육용 교재에 실려 있는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정의에 충실히 의지하면 외환이라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기본적인 개념과 용어의 정의에 대한 이해는 필요합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금융 현장은 금융종사자가 금융에 대한 개념과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실전 업무에 투입되고 현장에서 부닥뜨리면서 경험을 통하여 배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제가 도약하기 시작하던 1960년대 초부터 IMF 금융위기를 겪었던 1990년대 말까지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이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던 시기라고 있습니다. 경제 발전에 필요한 제한된 재원(財源) 정부 주도로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 분야에 가장 효과적인 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금융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이해되어, 관치금융이 우리나라 금융을 지배하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금융기관이란 정부 주도의 정책과 방침을 실행하는 집행기관으로 인식 되었고, 금융기관 스스로 금융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이 동안 선진국에 뒤지게 원인 하나가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인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이라고 모든 제도와 시스템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선진국의 금융이라고 허점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융은 선진국의 금융 산업보다 많은 부분에서 뒤져 있었고,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았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1997~1999년의 IMF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금융도 선진국의 시스템을 많이 배우고 따라 가려는 노력을 시작하였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금융 시스템도 금융 선진국의 것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제도와 운영 시스템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1년이 저물어 가는 때에 우리 나라의 금융제도가 선진국 못지 않게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저무는 해가 보람 해가 되셨기 바라며, 밝아 오는 해에 더욱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많이 받으십시오.

 

김재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