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임시공휴일- 2015. 8. 13.

jaykim1953 2015. 8. 13. 12:02

내일 8 14, 금요일은 정부가 지정한 임시공휴일입니다. 그래서 금요일 모닝커피도 하루 먼저 목요일 오후에 배달합니다.8 14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데에 대하여 여러 가지 기사가 있습니다. 먼저 임시 공휴일 지정을 알리는 기사(관련기사: 한겨레_8월14일임시공휴일지정)가 있고 또 구체적으로 이날 휴무를 하는 기관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는 기사(관련기사: 동아일보_관공서_은행_증권시장휴무)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아무리 정부에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여도 쉽사리 쉴 수 없는 중소기업들의 형편을 보도하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 동아일보_中企도웃고싶다, 근로자3명중1명못쉰다

) 그런가 하면 갑작스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여러 가지 혼란에 대한 기사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_임시공휴일대혼란)정부가 갑작스레 임시공휴일을 지정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하는 이유가 주로 쉬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의 어린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던가, 방과후 학교의 수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14일 하루를 빠지게 되면 이를 보충하여야 하는데 학생들의 방과후 수업, 학원 스케줄이 빡빡하여 보충할 방법이 녹록하지 않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저의 며느리가 일하는 병원에서도 이미 잡혀 있는 진료 예약을 갑자기 바꿀 수가 없어 섣불리 병원 문을 닫을 수 없는 고충이 있다고 합니다. 저도 1년에 한 번씩, 또는 6 개월에 한 번씩 가는 병원 예약이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본다 하더라도 병원 예약을 불과 1~2 주일 전에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담당의사 선생님들의 예약이 쉴 틈 없이 조밀하게 짜여 있는데 이 가운데 하루를 통째로 옮긴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이뿐이 아닙니다. 금융권의 혼란은 더 더욱 클 것입니다. 실제로 저도 갑작스런 공휴일 변화로 인하여 난감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 설날(음력 1 1)을 연휴로 처음 지정한 것은 1989년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민속의 날이라고 하여 하루를 쉬었습니다. 이름을 설날이라고 바꾸고 1989년에는 2일간의 연휴, 그 다음 해인 1990년부터는 3일간의 연휴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휴 결정이 설날을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관련기사: 1989/1/17동아일보_구정연휴확정) 1989 2월의 달력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 5일이 음력 1 1일이고, 정부 결정에 따라 2 6일까지 연휴입니다. 그런데 법정공휴일이 일요일이 되면 그 다음 날 하루를 더 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국무회의에서 결정하여 1989년에는 2 5일부터 2 7일까지 3일간 연휴가 되었습니다.그 당시 저는 파리바은행 서울지점의 자금과 자본시장 책임자 (Country Treasurer- Treasury & Capital Markets)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2 7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대출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국내 규정에 의하면 은행 영업일이 아닌 날에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 대출 만기는 다음 영업일로 순연됩니다. 이는 국제 금융관행을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갑작스레 은행의 영업일이 휴무가 되는 상황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1989년의 2월과 같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의 영업일이 갑자기 영업일이 아닌 날로 바뀌게 되면 뒷수습이 쉽지 않습니다. 이 당시 외화대출 고객에게는 두 가지 해결 방법이 가능하였습니다;(1)  2 4일 토요일에 (그 당시에는 토요일에 은행이 영업을 하였습니다) 외화 대출 상환 원금에 상당하는 한국 원화 금액을 미리 은행에 납부하는 방법,(2)  2 7일에 하루짜리 외화대출을 일으켜 외화대출 만기를 하루 연장하는 방법.그런데 모두 고객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1)번의 방법은 대출 만기도 되기 전인 2 4일에 대금을 납입하면서 실제 대출은 2 7일 화요일에 상환이 됩니다. 그리고 2 7일에 지급할 돈을 3일 먼저 2 4일에 내어야 합니다. 상환원금이 $5백만이었다면 당시 이자율 연 15%, 환율 $/ 680으로 계산하여 3 40만원 ( $5,000,000 X $/680 X 12% X 3/360)이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만한 금액의 비용을 불필요하게 부담하게 됩니다.(2)번의 방법은 대출이 만기된 다음에도 차입자의 의사에 반하여 대출이 하루 연장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당시 이자율이 더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대출 이자율이 연 8%였다면 이 당시 하루 연장에 필요한 이자율은 9% 였습니다. 비록 하루치 이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고객기업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대출 비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대출 상환하는 금액이 $5백만이었고 이에 대한 추가이자를 9%에 부담한다면 하루 이자는 $5백만 X 9% X 1/360 = $1,250, 한국 원화로는 약 85만원 ($1,250 X $/ 680)입니다. 기존의 이자율이 8% 였으므로 백 보 양보하여서 8%로 하루 연장하는 것까지는 수용한다면 $5백만 X 8% X 1/360 = $1,111는 부담할 것입니다. 그러나 $1,250 - $ 1,111 = $139의 추가 비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한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비용을 은행에서 부담할 수도 없습니다. 은행은 감독기관인 정부의 지침에 따라 해당 만기일에 영업을 할 수 없고 그에 따른 대출 만기의 연장은 시장 상황에 따른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여야 합니다.금액의 과다가 문제가 아니고 원칙의 문제입니다. 어떠한 방법을 취하여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을 불필요하게 부담하게 되었습니다.은행의 영업일이 변경되는 문제는 아무리 늦어도 1, 또는 그 이전에 결정하여야 합니다. 정말로 피치 못할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할 수 없겠지만, 예측 가능한 금융, 정상적인 금융을 영위하려면 영업일이 바뀌는 것에 대한 문제는 미리 알아야 합니다. 불필요한 비용이나 갈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합니다. 금융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세계 여러 나라와 얽히고 설킨 글로벌한 비즈니스입니다. 이러한 비즈니스의 근본을 불과 1~2 주일 앞 두고 변경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적어도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갑작스런 영업일의 변화는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어서 금융선진국의 대열에 끼게 되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모처럼 맞은 연휴를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의 며느리를 위시하여 임시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못하고 일하는 여러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