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强者의 아량- 2016. 4. 1.

jaykim1953 2016. 4. 1. 15:00


저와 잘 알고 지내는 P는 대기업에 입사하여 계열사의 사장 직에까지 오른 후에 퇴사하여 자그마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상대로 하청 또는 부품 납품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 P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P는 식사를 하면서 대기업의 횡포와 업신여김을 당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설움이 북받쳐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자신도 대기업에서 일하였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정말로 반성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에 있는 직원들은 절대로 중소기업 운영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P가 이야기하는 2 가지의 참기 힘들었던 상황입니다;

첫째는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서도 중소기업 하청업자에게 정보를 주지 않고 마치 가능성이 있는 듯이 여운을 남겨 중소기업의 애를 태운다는 것입니다.

P가 거래하는 대기업 A사에서는 납품 받은 부품을 검사합니다. A사의 부품 검사 작업을 하청 받기 위하여 P가 새로운 검사장비를 도입하려고 계획하였습니다.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검사가 더 빠르고 정확해 지는 장점이 있으나 장비 가격이 비싸므로 A사로부터 언질이 없이 P가 장비를 구입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A사의 담당자는 P의 제안에 아무런 답변도 없이 두고 봅시다라는 말만 계속하였습니다. P는 새로운 장비를 수입하여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여러 달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A사에서는 사업 패턴을 바꾸어 더 이상 제품생산을 하지 않고 완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기로 하였습니다. P가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여 검사하려는 부품 검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A사의 담당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러한 사실을 P에게 이야기해 주지 않았습니다.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A사에서 P가 제공하려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P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비하여 계획, 예산을 세우고 시간을 낭비하였습니다.

물적, 인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이 조금만 일찍 관련 정보를 알려 주어도 많은 자원을 절약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배려는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로 대기업들은 자신의 잘못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P가 거래하는 대기업의 사원 K P에게 걸핏하면 핀잔을 줍니다. 어쩌다 조금만 납기가 늦거나, 약속 시간에 늦기라도 하면 K그런 자세로 사업을 하니까 P사장 회사는 크지를 못하는 겁니다.’ 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한 번은 K가 주문하는 물건의 사양이 기존의 것과 달라져서 P K에게 물었습니다. ‘주문 사양이 달라졌는데 달라진 부분에 대하여 테스트는 마친 것이겠지요?’ 그러자 K의 쌀쌀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걱정되면 P사장이 직접 테스트를 하던가요.’

P는 젊은 사람에게 무안을 당한 것이 속상하였지만 대기업과의 관계를 끊기기 싫어 아무 말 않고 참았습니다. 그리고 납기를 맞춰 물건을 납품하였습니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 K가 전화로 불 같이 화를 내며, ‘테스트도 끝나지 않은 물건을 이렇게 만들어 오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몰아 부쳤습니다. 자신의 잘 못은 없는 듯이 P를 나무라는 K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나서 K가 보낸 주문서를 KK의 상급자에게 동시에 보여주면서 P의 잘 못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였습니다.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주문을 먼저 낸 K는 상관에게서 야단을 맞았습니다. 그러고도 KP에게 화를 내었던 자신의 행동을 사과는 하지 않고, ‘내가 P사장에게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속 상해서 그런 건데 오해하지 마세요. 내가 P 사장에게 그렇게 앞뒤 없이 그럴 사람 아니라는 것 알잖아요.’ 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중소기업이 조그마한 잘 못이라도 저지르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당장 사람을 잡을 듯이 화를 냅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잘 못했을 때에는 별 일 아닌 듯이 넘어 갑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갑질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회자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10. 23. 참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합니다. 그래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비위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마치 먹이사슬의 상위자가 하위자를 먹잇감으로 보듯이 대기업의 눈치를 보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먹잇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P의 말을 빌면 대기업에서는 중소기업의 형편을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도 대기업 출신이지만, 대기업에서 일할 때에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직접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이제야 대기업의 횡포가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반드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사회에서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자신이 잘 못한 것, 또는 실수한 것은 솔직히 내가 잘못했다.’ 또는 내가 실수했다.’ 라고 이야기하고 사과하면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신의 잘못,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자존심을 크게 손상한다고 생각하는지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궤변을 늘어 놓으며 내 뜻은 그런 게 아니고또는 내가 의도한 것은 그게 아닌데라며 상대방이 오해하였다거나, 혹은 상대방이 잘 못 생각하였다고 우기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변명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뿐 해결을 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비위를 거스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겉으로는 평화롭고 원만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중소기업은 속으로 대기업을 원망하고 미워합니다. 이럴 때 만약 대기업이 마음을 열고 중소기업에게 다가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중소기업에게 도움이 될는지 물어본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진정한 윈- (win-win), 상승 (相勝)하는 관계가 될 것입니다.

약자가 강자에게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은 자칫 비굴한 생존의 몸부림으로 비춰집니다. 그러나 강자가 약자에게 내미는 화해의 손은 따뜻한 큰 형님의 손길이 될 것입니다.

요즈음 선거철을 맞이하여 정치권에서는 서로 자신이 약자의 대변인이고 어려운 사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사람이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진실로 약자의 편에 선 사람은 자신이 약자의 편에 서 있음을 핏대를 세워가며 큰 소리로 알리기 전에 조용히 약자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줍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 소상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대기업과 힘 센 강자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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