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재벌과 대기업- 2016. 4. 8.

jaykim1953 2016. 4. 9. 09:45


며칠 전 저녁 TV 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한창 국회의원 선거철이다 보니 선거에 관한 뉴스가 많았습니다. 여러 가지 뉴스 가운데 제 눈에 띈 내용이 있었습니다. 거대 정당은 아니지만 상당히 주목 받고 있는 진보정당의 여성 대표가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행한 연설 내용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골목경제를 약탈하고 안전한 투자만 하는 대기업과 재벌중심 경제체제를 과연 어떻게 누가 바꿔낼 것인가…’ (관련기사: sbs.co.kr/news/2016-4-2)

얼핏 듣기에는 그럴 듯한 내용입니다만 저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경제에서 대기업과 재벌은 서민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암 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대기업 또는 재벌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는 마치 나라를 팔아 먹는 듯이 매도 되기 일쑤입니다. 대기업과 재벌은 서민과 중소기업,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골목 상인들을 수탈하고 괴롭히는 나쁜 존재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대졸 취업 준비생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 또는 외국계 기업입니다. (관련기사: chosun.com/2016/03/24-들어가고싶은기업) 취업 준비생들 선호도 1, 2, 3위의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전자입니다. 젊은이들이 들어가서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대기업을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기업과 재벌은 항상 비난의 과녁이 됩니다.

대기업과 재벌들도 지탄 받아 마땅한 일들을 많이 하였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재벌 총수의 도박, 탈세, 배임, 불륜 등 모두 다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습니다. 이는 애써 관련 신문 기사를 찾아 볼 필요도 없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저소득층, 소상인들이 잘못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골목 안 가게들도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게 마련입니다. 대기업에 비하면 소상인, 중소기업의 숫자가 훨씬 더 많으니 소상인과 중소기업이 잘못을 저지른 빈도수는 대기업의 그것 보다는 당연히 더 많을 것입니다. 다만 대기업의 잘못은 규모가 클 것이고 소상인과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매우 작을 것입니다.

사회규범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대기업이나 소상인, 중소기업이나 모두 똑 같은 잣대를 적용하여야 합니다. 탈세를 하였으면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탈세 금액의 크기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대기업이나 재벌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재벌들의 처벌이 미온적이었다는 여론의 비판이 많았습니다. (관련기사 donga.com/2015/5/22_현재현 감형)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 일, 범죄에 대하여서는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이는 사회적인 규범이고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경제활동은 그에 따른 잣대를 따로이 적용하여야 합니다. 다만 과거의 범죄 경력이나 처벌 받았던 기록을 참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를 돌보는 일에 과거에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배제 되어야 합니다. 같은 논리로 배임, 횡령 등의 전력이 있는 사람들은 회계, 재무 관련 업무에서 배제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그 동안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미 오래 된 일입니다만 과거에 밀수에 관련되었던 기업이 대한민국 최대 무역업체로 성장하였다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본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1966/11/5-동아일보-사카린에서 전화기까지) 밀수에 손 대었던 전력이 있는 기업과 관련 주주들은 무역업계에 발을 못 부치게 하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단 한 푼어치의 수출이 아쉬워서 그랬던지 몇 안 되는 무역업체 가운데 하나를 퇴출시키는 처단은 엄두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대기업이 하는 일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맨 처음 예를 들었던 정치인이 이야기한 대기업이 안전한 투자만 하는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안전하지 못한 곳에 마구잡이로 투자하여 손실을 입고 국가 경제에 짐을 지우는 것보다는 안전한 곳에 투자하는 것은 적극 장려할 만한 일입니다.

대기업이 없어지면 소상인, 중소기업이 잘 살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기업이 잘되어야 우리나라 경제도 잘됩니다. 그리고 대기업이 잘되어야 신입사원도 더 많이 뽑고, 그래야만 우리의 젊은이들이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민정서는 대기업이 하는 것은 모두 잘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중소기업과 같은 시장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엄청난 죄악인 듯이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하나의 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경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 남는 중소기업은 진정한 시장의 강자이고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경쟁하는 것은 물론 벅찹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그 중소기업은 강한 중소기업- 소위 강소기업이 될 것입니다.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강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보호를 요청하고, 자신의 분야에 대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국내 대기업보다 더 많은 자본 동원능력과 발전된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 대기업이 경쟁자로 그들 앞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도 잘 되어야 하고 중소기업도 잘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상인들도 자신의 사업분야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각자의 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남다른 노력으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정부나 관련 기관이 중소기업과 소상인을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은 적극 환영할 일입니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자금력도 부족하고 정보, 기술력 등에서도 열세입니다. 이들의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한 지원은 아무리 많이 해 주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상인과 중소기업을 살려주려는 목적으로 대기업에 족쇄를 채우고 각종 제약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한 조치가 당장에는 효과가 있는 듯 보일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소상인들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해당 소상인과 중소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대기업과 재벌들이 지탄 받을 일을 한 것은 마땅히 처벌 받고 관련 분야에서는 퇴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잘못과 관련이 없는 본연의 사업분야를 마구잡이 식으로 규제하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소상인과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이 잘되어야 우리나라가 잘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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