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4~2016

메모리얼 데이- 2016. 6. 3.

jaykim1953 2016. 6. 3. 08:29


이번 주 월요일은 미국의 공휴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충일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였습니다.

이날은 미국의 공휴일 가운데 어린이들에게는 조금 색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 날에는 어린이들이 깃발을 들고 동네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여름은 메모리얼 데이에 시작하여 레이버 데이(Labor day, 노동절)에 끝난다고 가르칩니다. 메모리얼 데이는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이고 레이버 데이는 9월의 첫 월요일입니다.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여름 기간은 5월 말에서 9월초, 6, 7, 8월의 3 달이 여름이라는 것입니다.

메모리얼 데이에서 레이버 데이까지의 기간을 여름이라고 가르치게 되면 내용상으로는 6, 7, 8 3달이 여름이라는 내용을 가르치는 것에 더하여 덤으로 어린이들이 메모리얼 데이가 언제이고 또 레이버 데이가 언제인지를 함께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여름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이다 라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조금은 재미 있고 이해하기 쉬운 면도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할 때가 자주 있음을 발견합니다. 모든 것을 항상 우리와 다르게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다르게 가르치는 경우를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의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어린이들에게 흔히 하는 말 가운데;

‘Put in your ears nothing smaller than a football.’

우리 말로는 네 귀에 축구공보다 작은 물건은 집어 넣지 마라.’ 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결국 귓속에는 아무 것도 넣지 말라는 말입니다. 축구공만한 물건, 또는 축구공보다 큰 물건이 귀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귀에는 무엇이든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고 축구공보다 작은 물건을 귀에 넣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 작은 아들이 어려서 알라스카에 여행 다녀 와서 그 곳의 투어 가이드가 한 말을 제게 전해 준 것입니다.

‘If you cut Alaska evenly in halves, Texas would be the third biggest state‘ 우리 말로 옮기면, ‘만약 알라스카를 두 쪽이 똑 같게 반으로 자르면 텍사스는 세 번째로 큰 주()가 될 것이다.’

이 말은 미국에서 가장 큰 알라스카 주가 두 번째로 큰 텍사스 주보다 2배 이상 크다는 것을 어린이들이 재미 있게 받아들이도록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어린 시절 교육 영향인지 나이가 들어서도 가끔은 유사한 방식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에는 외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고 다만 직장에서 실무 교육 (On-the-job training)만을 받아 본 경험이 있습니다.

1983~1984년 제가 미국의 샌프란씨스코에 있던 Bank of America의 그 당시 본점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저의 직장 상사이자 스승이셨던 타운젠드 워커 박사 (Dr. Townsend Walker, 금요일 모닝커피 2012. 7. 20., 금요일 모닝커피 2015. 2. 17. 참조)도 이따금 유사한 방식의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If you don’t see the way out, don't go in’ 우리 말로 번역하면, ‘나가는 길이 보이지 않으면 들어가지 마라입니다.

이 말은 요즈음 더욱 깊이 마음 속에 새기게 되는 말입니다.

제가 그 동안 여러 번 지적하였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증권회사에서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물량의 ELS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ELS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는 것은 제가 여러 번 이야기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4. 7. 25., 금요일 모닝커피 2012. 5. 4. 참조)

ELS 라는 상품은 구조적으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힘들 뿐 아니라, 한 번 매입을 하면 만기까지 반드시 보유하여야 합니다. 그러니 시장상황이 바뀌었다고 하여 ELS 상품을 중도에 매각하고 손을 떼려고 하여도 불가능합니다. 기관투자가나 대형 금융기관에서는 ELS의 구조를 분석하여 시장 변화에 따른 ELS의 손익과 반대 효과를 일으키는 거래를 새롭게 일으킴으로써 ELS로부터 발생하는 기대하지 않았던 손실을 절감하거나 상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그러한 금융 구조적인 분석이 불가능하기도 할 뿐 더러, ELS로 인한 손실을 상쇄시킬 거래를 일으킬 만한 재정적인 여력이 없습니다. 결국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ELS를 매입할 때의 시장상황이 바뀌어서 ELS 상품으로부터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 하더라도 ELS를 중도에 매각하거나 손실을 만회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경우가 바로 타운센드 워커 박사가 말씀하신 출구가 안 보이는것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타운센드 워커 박사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른다면 이러한 상품-ELS-에는 투자하여서는 안 됩니다. 출구가 안 보이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If you don’t see the way out, don’t go in.

타운센드 워커 박사께서는 연세가 많아 이미 은퇴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혜안과 지혜는 지금도, 오늘의 시장에서도 진실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 옛날 사람들의 말씀이 현대의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일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지혜와 가르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도록 하여야겠습니다.

지난 월요일은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였습니다. 지나간 전쟁에서 희생된 분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일선에서는 물러났다고 하더라도 지혜와 경험을 가진 분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