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손쉬운 투자!?- 2017. 11. 17.

jaykim1953 2017. 11. 17. 09:53

국내 주요 일간지 인터넷판에는 여러 가지 광고가 올라옵니다, 그 가운데 자꾸 눈길을 가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2백만원으로 6개월만에 6억원을 벌었다.'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런 글에 대한 반응은, '정말?', '누가?', '어떻게?' 일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제가 명쾌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정말?'에 대한 대답은 '거짓말'입니다.

'누가?"에 대한 대답은 실존하지도 않는 '거짓 인물'입니다.

'어떻게?'에 대한 답은 '공상에 찬 허구'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누구나 큰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은 있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두 가지 반응이 일어납니다.첫째는 부러움과 배 아픔이 겹쳐진 감정일 것입니다. 부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식의 배 아픔이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어떻게 그렇게 돈을 벌었을까 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깁니다. '저 사람도 그런 돈을 벌었으면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없겠지'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런 궁금증과 호기심을 노려서 만든 광고가 바로 '2백만원으로 6개월만에 6억원을 벌었다' 는 식의 광고입니다. 더구나 직장을 다니면서 여유 시간에 쉽게 쉽게 할 수 있다고 선전합니다.

이러한 허황된 광고에 관하여서는 2년 전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도 이미 경각심을 촉구한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5. 10. 8. 참조) 요즈음처럼 이자율이 낮고, 투자 수익률이 낮을 때에는 폰지 등의 사기 수법으로 투자자의 돈을 갈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사기행각이 더욱 극성을 부립니다.

투자의 수익률을 가지고 조작하는 것은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도 쉽사리 할 수 있습니다. 아무 증권회사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난 수 개월 동안 매일매일의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 몇 가지를 추적하여서 마치 그 종목들을 가장 싼 가격에 구입하였다가 가장 많이 상승한 시점에 팔았다는 듯이 수익률을 계산해 봅니다. 뜻 밖에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높은 수익률이 날 종목과 매매 타이밍을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허위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이러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해 준다는 것이고, 그런 추천을 받기 위하여서는 카페 또는 투자 그룹에 가입하라고 합니다. 가입비는 수백만 원 또는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들은 월 회비는 수익이 나지 않으면 돌려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입비는 돌려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입비는 수백만 원 또는 수천만 원이고,월회비는 수만 원 또는 십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인터넷에서 이런 카페나 투자 그룹에 가입하였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만든 카페를 쉽사리 찾을 수 있습니다.

작은 돈으로 투자를 하여서 큰 돈을 버는 것은 정말로 불가능한 일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능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 끝에는 반드시 부연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작은 돈으로 투자를 하여서 큰 돈을 버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확률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지난 시절 우리나라에서도 '압구정동 미꾸라지' 또는 '목포 세발낙지' 등의 별명으로 이름을 날린 투자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작은 금액으로 투자를 시작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9. 21. 참조) 그러나 이들을 옆에서 지켜 보았다는 사람의 인터뷰 기사는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8월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는 '선물시장에서 투자자의 2%만 돈을 번다"  "돈을 버는 2% 안에 들려면 전업 투자자로 종일 선물시장을 봐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einfomax.news_2017. 8. 30.) 그가 실제로 확률을 검증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보기에는2%도 조금은 커 보입니다. 선물 시장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주식이건, 혹은 채권, 외환, 상품 등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에 투자를 하여 돈을 벌려고 한다면 그 분야에 대하여 상당한 지식을 필요로 함은 물론이고 거의 풀 타임(full time) 직업이라 생각하고 해당 분야를 주목하고 있어야 합니다. 시장은 예고 없이 갑자기 변하기도 하고 크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변화와 움직임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많은 경우에 유리한 방향보다는 불리한 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투자를 할 때에 피하여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내 할 일은 따로 하면서 여유 시간에 쉬엄쉬엄 투자를 하여서는 안 됩니다. 투자는 그렇게 취미 삼아 하여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시간을 쏟아 부어서 하여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남는 시간에 취미처럼 하여서는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크게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두 번째로는 투자를 하려면 잘 아는 분야에 투자를 하여야 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것, 요즈음 핫(hot)하다는 것에 휩쓸려 가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는 말을 듣고 그냥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남들이 돈을 벌었다고 하는 분야에 대하여 시간을 할애하여 자세히,충분히 공부하고 검토한 다음 투자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여야 합니다.

지난 화요일 아침 인터넷 판 신문에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에 대한 기사가 떴습니다. (관련기사:  롤러코스터 비트코인 2017. 11. 14.) 우리나라에서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이름은 코인(coin; 鑄貨)이지만 화폐는 아닙니다. 발행기관도 없고 통화가 가지고 있는 강제통용력 (: 화폐가 상거래, 재무거래 등에 사용되도록 하는, 법에 의한 국가의 조치)도 없습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0'이 되거나, 사람들 사이에 통용이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블록체인 (blockchain)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 (open source)입니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비트코인은 무한정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그에 소요되는 자원- 전기, 컴퓨터 등-에 필요한 비용만 들이면 됩니다. 비트코인이 사용되는 용도도 확실하지 않고 가상화폐의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만 가지고 이에 투자하는 것은 그리 현명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을 보면 가격 상승의 원인, 가격 하락의 원인을 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외환시장에서 어느 한 국가의 통화 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 발전, 무역 수지, 전쟁 등의 안보 상황에 따라 가치가 변화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가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원인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어떤 시장 가격의 움직임보다도 리스크가 큽니다.

투자를 하려면 투자자가 잘 알고 스스로 공부한 상품에 투자하여야 합니다. 가격의 움직임에 대하여 원인분석을 하고 예측을 할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덩달아서 투자하여서는 안 됩니다.

제가 30여년 전 처음으로 선물시장에 대하여 공부할 때였습니다. 선물시장에서는 돼지가 거래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돼지를 거래할 때에 Lean Hog 이라는 것이 있고, Live Cattle이라는 것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앞에 것은 죽은 돼지의 파운드 당 고기 가격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뒤의 것은 살아 있는 돼지를 대상으로 거래합니다. 쉽게 구분하자면 죽은 돼지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딜러와 산 돼지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딜러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만큼 전문화 되어 있고, 각 분야에서의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광고처럼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종목 추천을 받아서 투자를 하여 자산을 수십 배, 수백 배 불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동안 여러 번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보도되었음에도 아직도 이런 수법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mbn.mk.co.kr_2017/8/28_사기피해금액 292)

이러한 사기 수법에 넘어가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우스갯 소리가 있습니다. '주식으로 1억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은? 2억으로 주식 하기이다.' 주식으로 1억 만들려면 2억으로 투자를 시작하여 1억을 손해 보아서 1억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주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주식투자에 매달릴 시간도 부족하다면 차라리 투자자문사에 일임매매를 위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식 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금융기관을 찾아가서 적정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투자를 맡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노후 자산이 넉넉치 못하다면 더욱 절약하여 아껴 쓸 생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행여 제대로 투자관리를 하지 못하는 유사투자자문업체의 거짓 꼬임에 현혹되어서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