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나이들어 가는 것에 대하여- 2017. 12. 1.

jaykim1953 2017. 12. 1. 14:33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글 가운데에 늙어 보았느냐? 나는 젊어 보았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의 말미에 있는 부분을 조금 옮겨 보았습니다. (출처: blog.joins.com_영혼의 둥지)

늙는 것도 서러운데, 늙어가는 것보다 더 서러운 것은 늙었다고 외면하고, 늙었다고 업신여기고, 늙었다고 귀찮아 함이더라. 세상 천지에 늙지 않는 사람 어디 있으랴.

나이가 들면 사소한 일에도 노여워지고, 서러워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늙었다고 업신여기고, 늙었다고 귀찮아 하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이 드신 분들이 느끼기에는 조금만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면 자신을 업신여긴다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이 기대한 만큼 상대방이 호응해 주지 않으면 자신을 늙었다고 귀찮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인의 기준은 법적으로는 65세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가장 흔히들 이야기하는 지공’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경노 나이)이 만 65세 이상입니다. 그런데 만 65세가 되어서도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노인 같지 않고 너무나도 멀쩡한(?) 노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인가 수입을 올리려는 노력을 하고 그 일환으로 공짜로 탈 수 있는 지하철 이동을 이용하여 간단한 물건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배달업에 나서는 것에 대하여서는 경로 우대라는 복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과 노인들에게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바람직한 부업이라는 양극단의 평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을 유발할 만큼 오래 사는 것도 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주변을 살펴 보면 너무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난 달에는 저와 미국에서 같은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절친한 동료의 부인 S가 만 5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5년 전에는 저의 첫 직장인 Bank of America에서 저와 매우 가깝게 지내던 후배 여직원 J가 만 5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저와 대학 동기동창이던 A C 50을 갓 넘긴 나이에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A는 파킨슨씨 병, C는 간암으로 이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A C는 모두 건강하였고, 대학 시절에는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 야구 선수로 활약하였습니다. 둘은 모두 외야수인데다가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는, 아마추어로서는 수준급의 실력을 보이던 친구들입니다. 골프 솜씨도 만만치 않아 둘 다 장타를 날리는 주말골퍼로서는 아주 잘 치는 골프 애호가였습니다.

우리가 은퇴 후의 생활, 노인이 되어서의 생활에 대한 대비를 이야기할 때에는 대부분 경제력에 대한 준비, 재정적인 대책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지난 달에 세상을 떠난 S7년 전 대장암을 발견하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잘 마쳤었습니다. 그리고 후속조치로 정기 검진을 하던 중 불과 1~2년 간격으로 검진을 받는 사이에 암이 재발하여 2년 여 동안 투병하다가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5년 전 세상을 떠난 J는 가정과 직장의 일이 바빠서 자궁암 검진 주기를 한 번 건너 뛰는 사이에 뒤늦게 자궁내막암이 발견 되었고, 두 번의 수술과 항암 치료에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일찍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 친구 A는 남달리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다 보니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왔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의사를 찾아 가는 것을 미루었습니다. 그러다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후에야 병원을 찾았고, 그 때에는 의사도 손을 쓰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제가 가장 아쉽고 애석하게 생각하는 친구는 C입니다. 그 친구와는 저와 각별히 가깝게 지냈습니다. C가 대기업에서 외환, 국제금융 분야를 담당하면서 저와 많은 거래를 하였습니다. 그는 성격이 호방하고 남자다운 친구였습니다. 책임감이 강하고 의리가 있는 친구였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제게 찾아와 솔직히 문제를 꺼내 놓고 상의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곤 하였습니다. 저도 어려움이 있을 때에 제일 먼저 상의하는 친구로 C를 꼽았을 정도였습니다. 젊은 시절 둘이 함께 의기 투합하여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는 다음 날 점심 시간에 만나서 이른 점심을 하고 함께 가까운 사우나를 찾아 피로를 풀기도 하였습니다.

확실한 일 처리에 책임감까지 있는 C는 재벌 오너의 눈에 띄었고 C가 소속된 기업군의 계열 분리작업을 도와 새로이 분리해 나간 계열 기업의 CFO로 발탁되었습니다. 새로이 계열 분리를 하면서 일에 쫓긴 C 2 번의 건강 검진을 건너 뛰었다고 합니다. 3 년 만에 건강 검진을 받은 C는 검진 결과 간암이 발견되었습니다. 간암 말기라는 것이었습니다. C는 다음 날로 회사를 그만 두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가 휴양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간암을 발견한 날로부터 3 개월을 넘기지 못하였습니다. C가 세상을 떠나기 약4 개월쯤 전에 우연히 강남의 어느 한식당에서 C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C가 워낙 바쁘다는 소식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터이고, 그 동안 별로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저와 C는 간단히 술 한 잔씩을 주고 받으며 조만간 만나서 식사를 하자고 다짐하며 다음 날을 기약하였습니다. 그러나 C와의 만남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날 C와 나누었던 대화가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 날 마침 저는 저의 작은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던 장소에서 C를 만났습니다. C는 저의 작은 아들을 보자, ‘너희 아버지는 너한테 술도 안 사줄 거다, 술 먹고 싶으면 나에게 전화해.’ 라며 자신의 명함을 제 작은 아들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저는 그 날 유난히 검어진 그의 얼굴을 보면서, ‘요즘 골프 많이 나가는 모양이네, 얼굴이 많이 탔어…’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C, ‘아니, 바빠서 요즘에는 골프도 잘 못 나가는데 어디에서 얼굴이 그을려 지는지 모르겠어…’ 라고 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간이 나빠지면서 얼굴이 검어진 것이었던 것으로 의심이 됩니다.

이들을 돌이켜 보면, 무엇인가 안 좋은 징조가 보였고, 가느다란 희망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그러한 조짐들을 묵살하고 지내다가 비명에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것이었습니다. 은퇴 후의 생활에 대비하고, 노후를 대비하여 경제력을 준비하느라 바쁘게들 보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경제력을 써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노후를 대비하여 금융자산을 모으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렵사리 모아 놓은 재산을 쓰면서 즐기고 갈 수 있도록 건강을 지키는 것 또한 더 없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혹시 내게는 전과 다른 건강의 안 좋은 신호가 없는지한 번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젊어서 열심히 모아 놓은 재산을 즐기는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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