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FAANG- 2018. 10. 19.

jaykim1953 2018. 10. 19. 10:48


FAANG 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이 말은 요즘 잘 나간다는 IT 관련 주식들 5 종목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 회사들은 Facebook (FB), Amazon (AMZN), Apple (AAPL), Netflix (NFLX), Google (GOOG- 정확한 회사 이름은 Alphabet Inc.) 입니다. 이들 회사의 시가 총액(market capitalization)을 살펴 보면:

회사명

기호

시가총액 (십억)

시총 최고액 (십억)

시총   최고 시점

시총   감소율

주가

Facebook

FB

$451.22

$630.00

7/25/2018

29.8%

$153.35

Amazon

AMZN

$886.91

 $995.00

9/9/2018

15.6%

 $1,719.36

Apple

AAPL

$1,080.69

 $1,121.00

10/3/2018

7.5%

$214.45

Netflix

NFLX

$148.95

$182.12

7/7/2018

23.2%

$321.10

Alphabet Inc. (Google)

GOOG

$728.62

$888.00

7/26/2018

15.0%

 $1,090.74

합계

 $ 3,296.39

 

 

 

 

(*: 2018 10 12일 금요일 종가 기준. 자료: Bloomberg)

 

이들 시가 총액의 합은 $ 3 2964억 입니다.

지난 3 20일 기준으로 이들 주식의 시가 총액을 살펴 보면;

$472.4B + $760.4B + $888.7B + $136.9B + $757.5B = $3159억 입니다.

최근 7 개월 사이에 시가 총액이  $285 억이 증가하였습니다. 9.3%의 성장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그 동안 미국의 증시를 이야기할 때에 FAANG 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시황을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Business Insider 잡지에 실린 기사는 뜻 밖의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은 ‘FAANG 주식의 시총 $6천억이 날아갔다 (wiped out)’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businessinsider.com_FAANG $600 billion wiped out)

이 기사를 보면 이들 회사는 시가 총액 서열에서 1 (Apple), 3 (Amazon), 4 (Facebook), 9 (Alphabet Inc.), 10(Alphabet Inc.)위를 하고 있으며 Netflix 67위라고 합니다. Alphabet Inc. (Google) 2 종류의 주식을 상장하고 있어 각기 9, 10위 이며, 이 둘을 합하여 한 종목으로 본다면 순위는 4위로 껑충 뛰어 오르게 됩니다.

미국의 증시에서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주식 가격이 지난 주에 약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시가 총액 합계가 3 3천억 달러를 육박하는 이들 종목의 시총이 약 6천억 달러 정도 빠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 보면 각 주식의 최고 가격- 각기 다른 시점에 기록되었던 최고 가격에서 현재 가격을 비교한 것이고, 또 실제 차액의 합계는 약 5 2백 여 억 달러입니다. 6천억 달러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나 기사의 머리에는 마치 6천 억 달러가 날아간 듯이 쓰고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과장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정확한 사실과는 조금 비껴난 내용입니다. 다만 이들 5 개의 주식이 최근, 적어도 금년에는 미국의 주식시장을 이끌어 온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약세를 보였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들 5 회사는 IT 회사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 기존의 산업에 대한 고정관념이던 무엇인가 만들어서 파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제조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의 전세계 산업 구조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듭니다. 이미 세상은 제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를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시가 총액 상위 종목에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차, POSCO, LG화학 등의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IT기업 가운데에는 NAVER 9위에 올라 있음은 다행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좀 더 많은 IT 기업들이 성장해 가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우리들 눈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과 경쟁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업 모델은 전혀 다릅니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휴대 전화의 소프트 웨어와 디자인을 하청 제조업자에게 맡겨 제작 의뢰하고 아이폰과 연계된 아이 튠스를 통하여 컨텐츠를 판매하고, 아이폰의 운용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여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합니다. 그에 비하면 삼성전자는 자체 소프트 웨어 개발을 위하여 노력하고는 있으나 아직도 안드로이드(Android) 시스템에 의존하여 하드웨어를 개발하여 제작하고 이를 판매합니다.

제가 1년 여 전에 금요일 모닝커피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잠시 옮겨 보면;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지금은 이미 세상을 떠난 그 당시의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손에 들고 '이 기계는 인터넷 서핑이 가능한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는 휴대폰'이라고 하였습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컴퓨터의 개발과 1980년대에 선보인 휴대폰이 2007년에 두 제품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제품- 아이폰이라는 제품으로 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와 유사한 스마트폰들이 속속 개발되어 우리의 손에 들려져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9. 22. 참조)

아이폰은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을 하나의 기계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그와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소프트 웨어가 개발되었고, 그 소프트 웨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제조업체가 삼성전자입니다. 엄밀하게 기술한다면 애플의 아이디어와 소프트 웨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이폰과 삼성전자가 외부(안드로이드)의 소프트 웨어를 빌려와서 하드웨어를 만든 스마폰이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가 경쟁한다는 표현은 보는 시각에 따라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경제 무대에서 밀리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제조업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프트 웨어- IT와 컨텐츠 산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K팝이 세계의 컨텐츠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음은 그런 면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소프트 웨어의 발전은 이제 더 이상 하드웨어만으로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동안 미국 전역에 5천 여 개의 프랜차이즈 비데오 렌탈 샵을 가지고 있던 블락버스터 (Blockbuster LLC) 2010년 파산신청을 하였습니다. 블락버스터의 몰락은 Netflix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의 출현으로 인한 구시대의 사업모델이 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비데오 테이프를 빌리려고 비데오 렌탈 샵을 찾아가지 않습니다. IT산업의 발달로 인한 사업모델의 변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모델의 변화에 대한 기존업체의 저항이 특별히 매우 강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대형 마켓이 전세계적인 유통시장의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골목 상권의 보호를 명목으로 이들의 영업에 이런저런 제약을 가합니다. 대형 마켓의 영업에 제약을 가한다고 하여서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11. 9. 참조) 경쟁력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극 살려나가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사업모델에 제약을 가하고 비용부담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우버(Uber)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택시 사업자들의 저항으로 인하여 발 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 30년 후에는 아마도 전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지금의 택시는 비주류 교통수단으로 소수의 수요에 의지하는 사양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우버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택시업계와 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버 사업자의 차량에게 영업용 면허를 취득하게 하고, 그에 따른 보험 가입과 세금을 납부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마치 30년쯤 전에 커피 전문점이 생겼을 때에 저항하던 다방의 모습을 떠올리는 현실입니다. 그 당시만 하여도 다방업이라는 업종이 있었고, 다방업 허가를 가진 곳에서만 커피를 팔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매달려 다방업자들이 커피 전문점의 출현에 강하게 저항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다방이라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혹시라도 지방 도시에 가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간혹 다방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인 산업의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업도 세계적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도태되거나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