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그 얼굴에 햇살을- 2018. 10. 26.

jaykim1953 2018. 10. 26. 05:13


오늘도 노래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얼굴에 햇살을- 이용복

이 노래는 적어도 60대는 되어야 알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각 장애인 가수 이용복이 부른 그 얼굴에 햇살을 입니다. 이 노래가 나온 지는 이미 4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1972~3년에 발표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아주 젊었던 시절에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노래가 나왔을 때에는 꽤 인기가 있어서 TV 쇼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이 노래가 나오자 저의 선친께서는 혀를 끌끌 차시며 왜 하필이면 시각 장애인에게 눈을 감으면...’ 이라고 시작하는 노래를 시키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시각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눈을 뜨나 감으나 앞이 안 보이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시각 장애인에 대한 배려 없이 이런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한다는 지적이셨던 것입니다. 저도 별 생각 없이 이 노래를 들었었으나 선친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는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가급적이면 시각 장애인이 아닌 가수에게 부르게 하였으면 덜 불편하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은 소녀 라는 노래는 그 당시 20대 초반이던 조애희라는 여자 가수가 불렀고, ( 이름은 소녀_조애희) ‘I am your man.’ 이라는 노래는 저음의 남자 가수 Leonard Cohen 이 불렀습니다. (I am your man_Leonard Cohen) 대개 노래의 내용과 가사에 맞는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그런데 시각 장애인에게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한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비시각 장애인에게는 쉽게 상상이 가는 일이지만 시각 장애인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인한 감정 이입이 힘들 것입니다. 이 가수가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각 장애인에게 눈을 감으면…’ 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은 그리 사려 깊은 행동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 노래는 당시에 적지 않게 힛트하였고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용복이라는 가수는 나이는 제 또래입니다. 그가 언젠가 라디오에서 대담을 나누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고 어려서 사고로 시각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희미하게나마 빨간 색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기억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애당초 색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에 비하면 자신은 그래도 색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게라도 남아 있어서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하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2주 전쯤 택시 업계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카카오에서 새로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장에 소개하자 이에 대한 반항의 표시였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늦은 시각이면 웬만한 곳에서는 택시 잡는 것을 포기하여야 합니다. 택시 기사의 입맛에 맞는 거리를 가거나, 혹은 미터 요금보다 몇 배 더 지불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승객을 태우려 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불법 승차 거부입니다. 이런 승차 거부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택시에 대한 수요 (승객)는 많고 공급 (택시)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때에 차량 공유를 통하여 공급을 늘려서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택시 미터 요금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 차량 공유 시스템에서는 획일적인 요금이 아닌 교통상황과 시간을 고려하여 요금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승객이 그 요금을 받아들이면 차량이 배정됩니다. 매우 합리적입니다.

지금 택시업계의 요구는 자동차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에 마차의 마부들이 어깃장을 부리던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지난 주의 금요일 모닝커피에서도 언급하였으나 택시업종은 단언코 사양산업이고 앞으로 20~30년 아무리 늦어도40년쯤 후에는 택시라는 교통수단은 극소수의 마이너리티로 남게 될 것입니다. 마치 30~40 년 전에는 시장에 수 많은 지게꾼들이 시장 안에서 짐을 나르는 중요한 물류 수단이었으나 이제는 재래시장에 가서도 지게꾼을 찾아 보기 힘들게 된 것과 같습니다. 100여 년 전 자동차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에는 자동차 운전을 하는 사람은 대단한 기술의 소유자로 대접 받고 존경 받았다고 합니다. 마치 요즈음의 비행기 조종사 못지 않은 엘리트 기술자로 행세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법적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나이에 이른 사람 가운데 운전 면허를 갖지 않은 사람이 드물게 되었습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의 대부분이 운전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전이라는 것이 그리 희소 가치를 가진 직업도 아니고 길에 널린 것이 자동차인데 그런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것이 그렇게까지 커다란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아닙니다. 점점 운전이라는 직업이 배출하는 효용과 쓰임새는 줄어들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하루 종일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택시보다는 적정 시간만을 운행하고, 실내도 깨끗하게 청소된 차량을 이용하는 공유 서비스가 훨씬 편리하고 쾌적합니다. 그리고 요금 문제로 실랑이를 할 필요도 없고, 멀리 가건 가까운 곳으로 가건 승차 거부를 하지 않습니다. 길거리에 나가 목을 빼 내밀고 손을 높이 들어서 택시를 찾을 필요도 없이 내가 부른 공유 서비스 차량이 내 앞으로 오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승객 운송이라는 기본 서비스에 IT 기술을 얹은 통신이 결합하여 새로운 4차 산업의 운송업이 태동한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산업을 적극 권장하여 택시 기사들의 과로도 피하고, 불필요하게 많은 택시들이 거리를 누빌 필요도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택시 회사들이 택시 기사들의 교대 시간에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이들을 수용하여야 하는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여야 하고, 기사들의 근무시간을 깎아 먹을 수 없어 차량 정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폐단을 없앨 수도 있습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앞으로 새로운 4차 산업 사회에서 이루어질 운송업의 표본입니다. 이러한 서비스가 기존 택시업계의 저항으로 국내에 도입되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구시대의 잔재인 택시가 굴러다니고 새로운 운송업 형태인 차량 공유가 발붙이지 못하게 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또 다른 배려의 필요성은 은산분리(銀産分離: 은행과 산업의 분리) 또는 금산분리 (金産分離: 금융과 산업의 분리)입니다. 현대 금융업의 경쟁력에는 자본력이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자본의 크기에서 경쟁사에 밀리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인터넷 뱅킹 전문 금융기관인 인터넷 은행들이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넷 뱅킹 전문 은행들에 IT 기업들이 투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오히려 적극 권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 뱅킹 전문 은행에 IT기업 주주가 있다는 것은 그 은행의 IT 경쟁력에 큰 잇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인터넷 뱅킹 전문 은행에는 산업자본의 지분이 제한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분율에 관계 없이 의결권에 제약을 받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자신의 자본에 합당한 발언권, 의결권이 인정 받지 못한다면 그 것은 매우 잘 못 된 것입니다 자신의 권리가 인정 받지 못하므로 IT 업계에서는 인터넷 뱅킹 전문 은행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마치 내 이름은 소녀 라는 노래를 여자가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에 다를 바 없습니다. 그나마 최근 이에 대한 완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천만 다행입니다. (관련기사: chosun.com_2018/10/15네이버 뱅크 나오나)

주변의 경제, 산업 환경은 바삐 움직이고 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에서 뒤 떨어지지 않으려면 기존의 산업 구조가 달라져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좀 더 성숙하여 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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