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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레브리티 (Celebrity)- 2018. 11. 16.

jaykim1953 2018. 11. 16. 20:08

쎌레브리티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영어 celebrity 를 말하는 것으로 사전적 의미는 ‘유명인사’입니다. 요즈음에는 소위 ‘쎌레브리티 마케팅’이라 하여 ‘유명인사 XXX가 사용하는 OO 제품’이라는 식으로 홍보를 하기도 합니다. 쎌레브리티라고 불리려면 그를 알아 보는 사람이 적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서 공연히 시비를 걸거나 사소한 한 두 마디의 말이 잘 못 와전되는 가능성으로 인하여 언행을 극히 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쩌다 이런 사람들과 한 번 마주치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굉장히 비중 있는 상황인 듯 이야기하며 유명인사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평가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저도 쎌레브리티와 마주치고 인사를 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지난 여름 세상을 떠난 가수 최희준씨도 있습니다. 이 분과는 한 때 같은 헬스 클럽의 멤버여서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사우나에서 제가 땀을 흘리고 있는데 키가 유난히 작고 나이는 저보다 상당히 더 드신 분이 사우나 안으로 들어 오셨습니다. 얼굴이 낯 익어 저는 얼떨결에 고개를 숙여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수 최희준씨였습니다. 그 분의 얼굴은 제가 익히 보아 알고 있었지만 그 분은 저를 알 길이 없었을 텐데 낯 익은 얼굴을 대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였던 것입니다. 최희준씨는 인자하게 웃으시며 ‘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받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번 인사를 트고 난 다음에는 꼼짝 없이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분과 이따금 이야기도 나누고 이런저런 신변잡담도 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사우나 안에서 벌거벗고 만나는 때에는 격의 없이 우스개 소리도 나누곤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이 분은 상당히 점잖고 멋지게 나이 들어 가는 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사우나에서 본 최희준씨가 그의 모든 면을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가 만나 본 유명인사 가운데 가장 멋진 분은 프로 골퍼 박지은양 (Grace Park)입니다. 제가 봉사활동을 하였던 자선단체- 오퍼레이션 스마일 (operation smile; https://www.operationsmile.org/)에서 홍보대사를 구하였습니다.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세계의 구순구개열(언청이)을 수술하여 주는 자선단체입니다. 그 곳의 홍보대사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유명인사 가운데 자원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그 분들은 이미 다른 단체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며 모두 고사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렵사리 박지은양에게 부탁을 하게 되었고, 오퍼레이션 스마일 미국 본사의 최고 책임자인 닥터 윌리암 매기 (Dr. William Magee)가 직접 편지를 써서 박지은양에게 전달하였습니다. 박지은양은 자선단체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홍보대사의 자리를 수락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갈라 디너 (Gala dinner)행사에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행사 진행과 관련하여 사전에 협의할 사항들도 있고, 홍보대사를 수락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저는 박지은양과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행사와 관련된 사항을 자세히 알려 주었습니다. 무대에는 모두 3 번 올라 가데 되는데 – (1) 홍보대사 임명장 수여, (2) 인사말, (3) 행운권 추첨의 세 가지 일을 하게 된다는 것도 알려 주고 인사말을 준비해 줄 것도 당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홍보대사로서 행사에 경매 물품을 기증해 줄 수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혹시라도 LPGA 경기에서 우승할 당시 사용하였던 퍼터를 기증하는 것이 가능할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였습니다. ‘그 오래 된 퍼터를 드린다고 누가 좋아하시겠어요. 제가 함께18홀 라운딩해 드리는 걸 더 좋아하시겠죠.’

사실 저의 생각도 같았습니다 박지은양이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는 것을 경매 상품으로 내걸고 싶었으나 그녀가 혹시라도 내키지 않는다면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섣불리 부탁하기도 조심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선선히 자원해 주어서 행사에서 최고의 흥행 상품으로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행사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함께 사진 찍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녀는 조금도 마다하지 않고 웃는 낯으로 일일이 모든 사람들과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 박지은양의 오퍼레이션 스마일 갈라 디너 인사말 장면)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또 주변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유명인사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면 이에 응해 주면서 ‘SNS에 올리는 것은 삼가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우연히 사진 한 장 찍었을 뿐인데 마치 잘 아는 사이인 양 페이스 북,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에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여러 가지 설명과 댓글이 올라오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지은양은 그러한 거부 반응도 일체 없이 선선히 모두와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쎌레브리티라 함은 그 자체로 상당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유명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상품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형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그러나 박지은양과 같이 경제적인 반대급부를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그녀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는 것 자체가 큰 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값진 것을 자선행사를 위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기부하였다는 것은 그녀의 가치를 한껏 높이게 될 것입니다.

쎌레브리티라는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도 쉽지는 않습니다. 일단 어느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이름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이름의 가치를 지켜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유명 운동선수들이 도박, 음주 운전 등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마약, 범죄 등으로 그 동안 쌓아 올린 명성을 단번에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요즈음에는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하여 악성 댓글 등으로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쏄레브리티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이러한 불미스러운 상황을 유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쎌레브리티의 명성은 그 자체로 상당한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실하고 나이도 지긋한 연예인으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 모델을 광고에 이용한 금융기관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감을 유발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관련 동영상: IBK 홍보대사 송해) 소비자들이 호감을 갖는 쎌레브리티를 광고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는 쎌레브리티를 만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더 많은 쎌레브리티들이 더 많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더 많은 대중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가치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과 쎌레브리티 모델이 서로 윈-윈 하는 상생의 관계가 많이 이루어지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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