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청년구직활동지원금- 2019. 3. 29.

jaykim1953 2019. 3. 30. 13:56



정부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구직활동을 하지만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 원씩 지급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1 582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yna.co.kr_청년구직지원금_월50만원)

이러한 정책이 얼마나 젊은이들의 구직활동에 도움이 될는지 미지수입니다. 이러한 현금 살포식 지원이 어떤 경로를 거쳐 구직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는지 논리적인 설명이 부족합니다. 구직활동 지원금을 받으면 구직이 더 잘 될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이 그저 청년들에게 현금을 살포한다고 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현금은 아니지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식이 부족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들에게 여러 가지 인센티브(incentive)를 제공하여 고용주를 북돋워 줍니다.

제가 잠시 고객을 위하여 검토하였던 미국 뉴 저지 (New Jersey)의 사례를 살펴 보겠습니다. 뉴 저지에 기업을 창업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늘리면 주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은 주로 고용주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입니다. 주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의 이름을 보면 바로 이들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New Jobs Investment Tax Credit – 새로운 일거리 창출에 대한 세금 감면

Urban Enterprise Zone Employees Tax Credit and Credit Carry Forward – 도시 기업 지역 근로자 세금 감면과 결손 이월.

Work Opportunity Tax Credit –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여러 가지 제도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www.nj.gov_business_incentives 참조)

청년들의 구직을 도와 주려면 외국의 사례를 살펴 보고 거기에서 배울 것은 배우고, 도입할 만한 제도는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정교한 논리적 준비도 없이 덜컥 예산을 잡아 놓고 현금을 뿌리는 것은 결코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외국의 예를 들여다 보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만들려면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직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현금- 또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 포인트-를 지급하였을 때에 그들이 이 돈으로 무엇을 하여서 자신들의 구직활동에 도움을 받는지 검증을 해 보았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그렇지만 외국의 제도를 들여올 때에는 우리의 상황과 제도에 맞는지 여부를 잘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증권사를 퇴직하는 사람들을 투자상담사로 재취업시키는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계약직 세일즈 맨 형태를 모방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이 제도는 미국에 비하면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 남은 투자 상담사도 적지 않으나 투자상담사 제도 자체가 크게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투자상담사 제도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시장의 구조적인 차이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퇴직 연금을 각 개인의 구좌로 운영합니다. 자신의 수입에서 매달 적립하는 금액을 자신의 구좌에 적립하고 그에 따른 세금 혜택을 받습니다. 자신이 적립하는 퇴직 연금 구좌는 자신이 운용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퇴직 연금 구좌의 운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하여 미국에는 Financial Advisor 가 있고, 이들이 각 개인의 연금 구좌를 운용하고 관리하여 줍니다. 그러니 연금 구좌를 가지고 있는 근로자는 모두 Financial Advisor의 잠재적 고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연금 구좌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퇴직 연금은 국민연금으로 적립되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에서 일괄 운용합니다. 각 개인의 구좌는 없고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의 적립금을 하나의 기관이 총괄합니다. 그러니 각 개인의 구좌를 관리해 주는 역할이 불필요합니다. 투자 상담사의 역할이 필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Financial Advisor의 역할이 필요한 곳이 미국의 연금 시장입니다. 그 반면 국민연금이라는 하나의 구좌에 모든 가입자의 돈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투자 상담사의 역할은 불필요한 존재입니다. 투자 상담사들이 살아 남기 위하여서는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운용하여 주는 것뿐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고액 자산가의 구좌 운용 시장이 그렇게까지 많은 투자상담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조금은 생뚱 맞은 비유가 될는지 모르겠으나 미국의 식료품점에 가면 요오드 함유 소금 (Iodized salt)를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필요한 요오드(iodine)가 부족하지 않도록 소금에 요오드를 추가시킨 소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소금이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초를 풍부하게 섭취하여 필요한 요오드를 식품을 통하여 충분히 섭취하므로 따로이 요오드를 추가로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요오드 함유 소금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식생활의 차이에서 오는 식료품 시장 상품의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도 금융 환경에 따라 금융상품이 달라지고 제도 또한 달라져야 합니다.

투자상담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국의 사례를 도입하는 데에도 우리나라의 시장상황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를 시행하려면 외국에서는 유사한 제도가 있는지 또는 같은 목적으로 운용되는 제도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는지 비교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투자상담사 제도를 도입할 때에는 우리나라 시장과 외국의 시장 사이의 차잇점에 대하여 심도 있는 분석이 아쉬웠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의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의 시행에는 보다 주도면밀한 외국의 유사 제도를 검토하고, 제도를 도입에 따른 논리적인 분석이 선행되었더라면 하는 또 한 가지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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