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스튜어드쉽 코드- 2019. 4. 5.

jaykim1953 2019. 4. 5. 16:26

 

 

지난 주말 국내 언론 보도 가운데 제 눈에 확 들어오는- 2019. 뉴스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국민연금, 위법활동 기업에 적극적 주주활동 이었습니다. (관련기사: yna.co.kr_2019/3/29_국민연금)

기사의 내용을 보면 스튜어드쉽 코드를 발휘하여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대하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스튜어드쉽: 금요일 모닝커피 2018. 8. 3. 참조)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하는 사람은 국민연금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입니다. 기사에서 보도한 그의 언급은,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의 중대하고 위법한 활동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기금에 심각한 손해가 난 경우에 대해서만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중대하고 위법한 활동이 발견되면 이를 적발하고 단속하여야 할 정부기관은 검찰이어야 합니다. 검찰이 나서서 범죄를 소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금융감독기관이나 재경부 산하에서 기업활동을 규정하고 감시하는 감독기관이 나서야 할 일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보건복지부가 국내 기업의 중대하고 위법한 활동을 감시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전국민의 노후 대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유가증권 투자, 혹은 기타 금융상품 투자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여느 사모펀드와는 다릅니다. 사모펀드는 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간섭하여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려고 하고, 가치가 증가하면 그 회사 주식을 되팔아서 이익을 취합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다릅니다. 향후 가치가 상승하고, 가격이 오를 종목을 매입하여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혹시라도 국민연금이 매입한 주식의 기업이 올바른 경영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되고, 그에 따라 가치가 하락할 것이 우려된다면 국민연금에서는 해당 주식을 매각하면 됩니다. 구태여 그 기업의 경영 상태를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 놓으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민연금이 판단한 옳은 방법이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주에 있었던 대기업의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의 회장 취임을 저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시업 오너 경영 퇴진) 대주주의 회장 취임을 막았다고 하여서 대주주의 지분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대주주의 의결권에 손상을 입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일상의 경영에서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경영진은 수 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어떤 의사결정은 때로는 일부 주주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고, 주주간에 이해가 갈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이해를 달리하는 주주들이 그 기업의 주식을 시장에서 팔게 되고, 그런 주주들이 많아지게 되면 주가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주주총회에서는 이해관계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느껴지는 주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경영진의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쪽의 이익으로 기울게 됩니다. 주주이익을 보호한다는 것은 대주주의 이익이 우선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의 이익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주주들의 이익이 서로 상충하지 않으나 간혹 주주들간의 이해가 갈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세계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시장 진출은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투자에 주목한 대주주의 안목이 적중한 케이스입니다. (관련기사 yna.co.kr_삼성반도체 30) 이 당시에도 일부 소액주주들은 반발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기사를 보면, ‘이병철 선대 회장은 지난 1986년 전 세계 D램 시장이 최악의 불황기를 맞은 상황에서 3번째 생산라인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글로벌 업계가 모두 의아해했지만 3년 뒤인 1988 D램 시장이 대호황기를 맞으며 놀라운 '선견지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 합니다. 이 경우에는 대주주의 선택이 성공하여 선견지명이라고 까지 불리고 있으나, 대주주의 선택이 반듯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재벌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합니다. 임기를 부여 받은 전문 경영인은 단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급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기업 목표를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주주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주주의 입장에서도 단장 눈 앞의 실적과 배당에 더 집중하기 쉽습니다. 단기 실적과 장기 기업 목표에 간극이 생겨 갈등이 발생하면 더 많은 주주- 정확히 표현하면 더 많은 주식수의 지지를 받는 쪽으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어느 쪽 의견이 옳고 그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지극히 기초적인 의사결정이라면 모를까 조금 복잡하고 예민한 의사결정이라면 전문적인 분석과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경영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증권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기금 운용본부가 주주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현 정부와 같은 반기업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정부 아래에서 국민연금이 이러한 정부의 입김을 반영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기업의 장기적인 경영전략 수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20조 원의 사내 유보금을 풀면 200만 명에게 1천 만 원씩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부류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8. 7. 20. 참조) 더구나 그들은 자신들은 주주도 아니며, 국민들로부터 갹출한 국민연금이 매입한 주식입니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경영권 취득이나 기업 경영을 감시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재무적인 투자자로서 주식 가치의 증가를 기대하고 매입한 것입니다.

아마도 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정부의 보건복지 담당 국무위원이 책임지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일 것입니다. 해외 토픽에나 오를 이러한 일은 벌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현정권의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면면을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쉽사리 예측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khan.co.kr_2018/7/13_협력업체 쥐어짜_삼성)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입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해당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여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매입하는 것입니다. 결코 경영권 참여를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목적과 운용 방식에 대한 기본이 흔들리지 않고 원칙이 지켜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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