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파리 노트르 담 성당- 2019. 4. 26.

jaykim1953 2019. 4. 26. 21:21



지난 4 15일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는 커다란 화재 사건이 있었습니다. 파리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노트르 담 사원에 불이 난 것입니다. (관련기사: donga.com_2019/4/16_불타오른 파리의 심장) 화재의 규모로도 큰 화재였지만, 불이 난 노트르 담 성당이 수백 년 동안 파리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장소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의미에서 엄청난 화재였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배운 적이 없어 잘은 모르나 노트르 담이라는 말은 Notre-Dame 이라고 적고, 뜻은 나의 귀부인- my lady-이라고 합니다. 카톨릭에서 나의 귀부인이란 성모(聖母) 마리아 (St. Mary)를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톨릭 성당 가운데에는 노트르 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노트르 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이번에 화재가 난 파리의 노트르 담 성당 – Cathedral Notre-Dame de Paris- 입니다.

프랑스어의 노트르 (notre)라는 말이 나의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너의 것을 의미하는 말은 보트르 (votre)라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제가 이 말을 알게 된 연유는 이 단어들이 라틴(Latin)어 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라틴어를 배운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금융을 처음 배울 때에 배웠던 금융 용어 가운데 이탈리아 말이 있었습니다. 노스트로 (Nostro)와 보스트로 (Vostro)입니다. 노스트로는 나의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프랑스어의 노트르와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보스트로는 너의 것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의 보트르와 같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어원이 라틴어에서 유래하여 흡사한 발음과 철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금융 용어로 노스트로는 내 계좌를 의미합니다. 보스트로는 상대방 계좌입니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은행에 예금을 맡긴 계좌가 있다면 그 계좌는 A은행의 입장에서는 노스트로 어카운트- nostro account- 이고, B은행 입장에서는 보스트로 어카운트- vostro account-라고 부릅니다.

은행 간에는 서로간의 금융 거래를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금융관행을 지킨다는 약속을 합니다. 이런 약속을 서로 주고 받은 은행을 코레스판던트 은행(Correspondent bank)이라고 부릅니다. 금융시장의 관행을 지키고, 상대방 은행의 일반적인 금융 상품을 자기 은행의 상품과 동등하게 취급하여 줍니다. 이러한 코레스판던트 은행들 가운데 은행이 상대방 은행에 예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고, 이런 은행 관계를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depository correspondent)라고 부릅니다. 예금- deposit-으로 두 은행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은행 간에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면 두 은행 사이의 거래는 매우 용이합니다.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있는 은행 사이에는 자금의 수도 결제가 빠르고 쉽게 이루어집니다.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아닌 두 은행 사이에 자금 거래를 하려면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있는 제 3의 은행을 거쳐서 거래를 하게 됩니다.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는 없다고 하더라도 코레스판던트 관계인 은행과는 자금 수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금융 상품의 거래가 가능합니다.

일찍이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가장 요긴하게 쓰이기 시작한 것은 수출입 신용장(L/C, letter of credit) 거래입니다. X은행이 자신의 고객인 수입업자가 신용장을 개설하면 X은행은 이 신용장을 수출업자의 은행인 Y은행에 통지합니다. 이 때 X은행과 Y 은행간에는 반드시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도 됩니다. 서로의 암호문 교신을 풀어서 판독할 수 있는 코드 북과 상대방 은행의 서명 권한이 있는 간부 직원(authorized signer)의 명단을 교환하여 가지고 있다면 금융 거래의 금액을 암호화 하여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두 은행이 자금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고 신용장을 통지하는 것이므로, 신용장의 금액을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두 은행이 소통하면 거래가 가능합니다.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있으면 두 은행 사이의 자금 거래가 훨씬 손쉬워집니다. 그렇지만 모든 은행들과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주요 금융 중심지에 있는 대형은행을 선택하여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를 맺습니다. 그리고 그 은행 이외의 은행과는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은행을 거쳐서 자금 수도, 결제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서울에 있는 신한은행이 싱가폴에 있는 UOB (United Overseas Bank)에게 미국 달러 1백만 달러를 팔고 일본 옌화 1억 옌을 샀습니다. 이 때에 신한은행과 UOB 사이의 거래에는 특별히 코레스판던트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은행이 일으킨 거래의 자금 수도를 하려면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있는 은행이 개입하여야 합니다. 신한은행은 Citi 은행 뉴욕에 자신의 미국 달러화 계좌가 있다고 하면, 신한은행의 US$ 노스트로 어카운트 는 Citi 은행에 있고, 두 은행은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의 관계입니다. 그리고 일본 옌화 노스트로 어카운트는 미츠비시UFG은행에 있다면 일본 옌화 노스트로 어카운트는 미츠비시 UFG 은행에 있는 것입니다. 그 반면 UOB은행은 미국 달러화 계좌는 JP모건 체이스 은행(JP Morgan Chase Bank)에 있고, 일본 옌화 계좌는 신한은행과 같은 미츠비시 UFG 은행에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신한은행은 Citi 은행 뉴욕으로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냅니다;

Debit us USD 1,000,000 and pay to UOB account with JP Morgan Chase New York account No. XXX-XXXX-XXXX.

(이런 경우에 통상적으로 JP 모건 체이스에 있는 UOB의 계좌 번호를 알려 줍니다.)

이 전문에서 ‘Debit us’라는 표현은 내 계좌를 차기(借記)하라는 의미입니다. , 내 계좌에서 출금하라는 것을 은행간에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런가 하면 UOB는 미츠비시UFG에게 다음과 같은 전문을 보냅니다;

Debit us JPY 100,000,000 and credit Shinhan Bank’s account with you account No. XXXX-XXXX.

신한은행과 UOB 간에는 이러한 조치로서 서로에게 지불하여야 할 수도 결제에 필요한 조치를 모두 마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자금의 움직임이 더 필요합니다. Citi은행과 JP모건 체이스 사이의 US$ 자금 전달입니다. Citi은행은 US$ 1 백만을 JP모건 체이스에 있는 UOB의 계좌에 입금 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 때에 Citi JP 모건 체이스 사이에는 디파지터리 코레스판던트 관계가 아니라, 미국의 교환 결제 시스템인 Clearing House 나 혹은 중앙은행인 Fed Fund 의 계좌를 거쳐서 자금을 주고 받게 됩니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은행들끼리 자금을 주고 받을 때에 상대방 은행에 계좌를 여는 것이 아니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있는 각 은행의 계좌를 통하여 결제하는 것과 같은 형태입니다.

신한은행이 Citi 은행에 가지고 있는 계좌가 신한은행의 입장에서는 노스트로 어카운트고, Citi 은행 입장에서는 보스트로 어카운트입니다. 노스트로 어카운트라던가 보스트로 어카운트라는 용어는 은행에서 사용하는 금융 용어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들은 이탈리아어이며 어원은 라틴어입니다. 그래서 노스트로는 프랑스어의 노트르와 같은 의미이고, 보스트로는 프랑스어 보트르와 같은 뜻입니다.

파리의 노트르 담 성당이 불 탄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노트르 담이라는 말로 인해서 오래 간만에 노스트로, 보스트로 라는 용어가 떠올라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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