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차량 공유 시스템- 2019. 5. 24.

jaykim1953 2019. 5. 25. 10:33



지난 화요일 (5 21) 아침 신문에는 흥미 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제목은 승차공유 반대한 택시 뒤엔···1억원 하던 면허 값의 추락’ (관련기사 joins.com_2019/5/21_면허값의 추락) 입니다. 이 기사를 읽고 언뜻 1992년 미국의 빌 클린트(Bill Clinton)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나돌던 말 "The economy, stupid” 가 생각 났습니다. "The economy, stupid”은 우리 말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라고 흔히들 번역합니다. 결국 경제가 잘 돌아가게 만드는 후보자를 유권자들이 선택할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요즈음 승용차 공유에 반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택시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mk.co.kr_2019/5/15_택시기사 분신자살_광화문 집회) 그리고 연일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회에는 개인택시 기사들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회사 택시들은 지난 3월초 카 풀 업체들과 부분적인 합의에 성공하였습니다. (관련기사: donga.com_2019/3/8_ 시동만 겨우  카풀) 그런데 개인 택시들은 카풀 업체들과 어떠한 합의에도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있었던 몇 번의 택시기사 분신 자살도 모두 개인 택시 기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화요일의 기사는 왜 개인 택시 기사들이 카 풀에 극렬히 반대하는지 정곡을 찌르는 원인을 보도한 것입니다. 바로 개인 택시 면허 값의 하락입니다. 결국 그들의 자산가치가 문제였던 것입니다.

대통령 후보가 경제가 문제’ 라고 정곡을 찌르듯이, ‘돈이 문제’ 였던 것입니다. 개인 택시 기사가 투자하여 장만한 개인 택시 면허의 값이 떨어지면 개인 택시 기사는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손해 보는 것은 싫다.’는 것입니다. 무사고 기록을 어렵사리 유지하여 개인 택시 면허 자격을 겨우 획득하고 평생을 모은 돈으로 장만한 개인 택시 면허가 자기가 투자한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눈 앞이 캄캄해질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극단적인 결정을 하고 목숨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면허 값이 떨어지는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보이는 승용차 공유제도- 카 풀에 화살을 돌립니다.

개인 택시 기사들에게는 매우 미안한 이야기입니다만, 그들은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과 산업의 발전에 따른 희생자입니다. 마차를 몰고 다니던 마부들이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듯이 택시 기사들도 서서히 그들이 설 땅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시위와 폭력, 자해로 시대의 흐름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마치 19세기 초 러다이트 (Luddite) 운동에 참여하여 기계를 부수던 수공업자들이 결국 공장에 단순 노동자로 취직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기계가 몰고 온 산업 전반의 변화에 그들은 무지몽매하게 난동을 부린 것으로 치부되고 말았습니다.

비단 택시 기사들뿐이 아닙니다. 지나간 시간을 돌아 보면 많은 직책과 직업들이 없어졌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하여도 컴퓨터를 다루는 작업 가운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 데이터를 입력하는 작업이었고,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던 초기에는 소위 키 펀칭’ (key punching)을 통하여 자료를 입력하는 키 펀쳐 (Key puncher)들이 각광 받는 직업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하였습니다. 키 보드를 이용하여 자료를 바로 컴퓨터의 데이터 프로세싱 시스템(data processing system)에 입력하기 시작하면서 키 펀칭이라는 작업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더 이상 키 펀쳐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 말까지도 많은 회사들이 타이피스트(typist)라는 직책을 두었습니다. 타이피스트들은 하루 종일 자신에게 주어진 손으로 쓰여진 원고들을 타이프로 쳐내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워드 프로세서(word processor)가 등장하면서 각 개인이 자신의 문서를 직접 출력해 내기 시작하면서 타이피스트라는 직업은 이제는 찾아 볼 수 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타자기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한 때는 미국에서도 많은 타자기 제조업체들이 있었습니다. 스미스 코로나 (Smith Corona), 레밍턴 (Remington), 언더우드 (Underwood) 등 세계적인 타자기 제조업체들도 더 이상 타자기를 만들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제품 개발로 살 길을 개척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택시도 이러한 과정과 진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확한 원인을 알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면 저항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기사에서 언급하였듯이 개인 택시 기사들의 저항은 그들의 자산가치- 면허 값의 하락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손해를 줄여서 택시 산업에서 떠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지금의 택시 기사들이 외치는 차량 공유 회사들의 불법성은 논리의 근저가 취약합니다. 현재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타다의 경우 법적인 요건을 갖추어서 영업을 하고 있어 마냥 불법이라고 우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개인 택시 기사들이 개인 택시 면허를 거래하면서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도 않고 해당 세금을 납부하지도 않는 것이 더 불법성을 노정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개인 택시 기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런 저런 청탁과 편법을 사용하는 것은 이미 우리 사회에 널리 펴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근무 기록에 대한 공신력도 땅에 떨어졌지만 그마저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과라도 차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회사 택시의 불법성은 극에 달합니다. 회사 택시의 운영 형태는 매일 기사가 사납금이라는 명목의 차량 임대료를 회사에 납입하고 차를 빌려서 택시 영업행위를 하고 영업 행위에서 생긴 이득을 택시 기사가 취해가는 형태입니다. 이름이 택시 회사이지 사실은 렌터카 회사가 차를 택시 기사에게 빌려 주어서 영업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영업 형태입니다.

서울은 인구가 약 1천 만 명 수준입니다. 서울에는 7 2천 대의 택시가 있습니다. 회사 택시 2 3천 대, 개인 택시 4 9천대 입니다. 서울과 인구가 비슷한 뉴욕의 경우 택시는 1 4천 대입니다. 서울 택시의 1/5 수준입니다. 이 통계만 보아도 서울에는 택시가 너무 많다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법과 규정을 어기는 택시들은 과감히 면허를 취소하고 반납 받으면 택시의 숫자는 현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사실 지금 운행되는 타다의 운행 대수는 불과 1천대입니다. ‘타다’ 1천 대 때문에 택시들의 수입이 급격히 줄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차량 청결, 친절, 서비스 등에서 택시가 월등히 열세인 것이 드러날 뿐 당장의 수입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위법 행위를 한 택시의 면허를 과감히 줄여 간다면 택시의 수입은 훨씬 안정적으로 확보 될 것이고, 그에 따라 개인 택시 면허 값도 안정될 것입니다.

차량 공유제 차량과 기사는 손님으로부터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되면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 공유 회사의 기사들은 승객을 안전하고 편하게 모시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택시 기사는 전혀 평가를 받지 않습니다. 제 아무리 불친절하고, 부당 영업을 하여도 직접 평가를 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택시 기사들의 운전은 거칠고 심지어는 승객을 편하게 모신다는 개념조차도 없습니다. 이런 택시가 차량 공유 회사와 경쟁이 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앞으로의 우리 산업은 빅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는 기업이 위너(winner)입니다. 차량 공유회사는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합니다. 택시회사에는 고객 관련 데이터가 전혀 축적이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살아 남을 미래 산업은 차량 공유인지 혹은 택시인지는 너무나 쉽게 판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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