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7-2019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2019. 8. 2.

jaykim1953 2019. 8. 3. 10:49

요즈음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들에게 먹이는 음식을 많이 가려서 먹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하여도 점심 도시락 반찬으로 스팸(spam)을 싸 오는 사람은 수준 있는 식생활을 하는 사람 취급 받았었습니다. 불과 30~40 년 전 만 하여도 스팸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식 섭취에 도움을 주는 좋은 음식으로 취급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스팸이라 하면 하찮은 쓸모 없는 것을 대신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쓸모 없는 이메일은 스팸 메일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스팸이 차지하는 위치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번 음식의 이미지가 떨어지면 이를 만회하고 반전
 시키는 일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4년 소위 '쓰레기 만두'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언론사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만두가 쓰레기로 버려져야 하는 단무지를 사용하여 만두소를 만들었다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한겨레_2004/6/7_쓰레기 만두)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보면 '쓰레기 만두'는 정확한 사실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은 과장 보도였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동아일보_2004/6/20_ 불량만두 진실은) 이른 바 보도의 4대 원칙인 정확성, 객관성, 정직성, 공정성의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보도였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비단 '쓰레기 만두'뿐 아니라 언론은 제목이나 보도에 사용할 단어의 선택에서 선정성이 큰 단어를 선택하여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극적인 단어들은 그대로 실생활에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Junk food 라는 말도 언론이 만들어낸 말입니다. Junk food 란 지방성분과 염도(鹽度), 당분이 높은 HFSS (High in Fat, Salt & Sugar) food (음식)을 일컫습니다. 이런 음식의 달고 짠 맛에 빠져 자꾸 먹다보면 칼로리 섭취가 높아져서 비만이 온다는 것입니다. Junk food 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48년 미국의 신문기사에서 'Junk Foods Cause Serious Malnutrition' 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한 것이 기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전에는 Junk food 라는 말 대신  HFSS food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HFSS food 는 1950년대부터 Junk food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패스트 푸드 (fast food) 들이 대표적인 Junk food 로 지목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컬 하게 Junk food 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미국의 패스트 푸드 산업이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패스트 푸드는 가장 먼저 햄버거와 피자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패스트 푸드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핫 도그 (Hot Dog) 입니다. 미국에 있는 유명 핫 도그 프랜차이즈 가운데 네이'즈(Nathan's) 라는 핫 도그 식당이 있습니다. 맨 처음 1910년 대에 뉴욕의 브룩클린에 있는 코니 아일랜드 비치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부부가 핫 도그를 팔기 시작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장사가 잘 되는 편이었으나 사람들이 HFSS 를 기피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성장이 매우 더뎌졌습니다. 네이'즈 창업자 네이 핸드워커 (Nathan Handwerker)는 핫 도그가 HFSS 음식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네이 핸드워커는 회심의 마케팅 전략을 취합니다.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병원의 의사들에게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오면 핫 도그를 공짜로 먹게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병원은 그의 식당에서 도보로 불과 4분 거리입니다. (지도 참조: 
 Coney Island Medical Center - Nathan's Famous Hot Dog)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의사들이 속는 셈 치고 네이'즈를 찾아 갔습니다. 그러자 정말로 돈을 받지 않고 핫 도그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입 소문을 타고 의사들 사이에 네이'즈에 가면 핫 도그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유명해졌습니다. 바쁜 점심 시간에 간단히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핫 도그만 한 것도 쉽지 않아서, 네이'즈의 식당은 점심시간만 되면 하얀 가운을 걸친 의사들로 북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코니 아일랜드 비치 근처에서 유독 네이'즈의 핫 도그 식당에만 의사들이 붐비는 것을 본 사람들은 'HFSS food가운데 핫 도그는 그래도 괜찮으니까 의사들이 많이 먹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또는 '의사들이 저렇게 많이 먹는 것을 보니 핫 도그는 HFSS food 이 아닌 모양이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네이 핸드워커의 이런 마케팅 전략은 적중하였습니다. 그가 의사를 대상으로 집중 마케팅을 시작한 처음에는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핫 도그 비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의 식당에는 일반 손님은 별로 없고 의사들만 가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의사들보다 일반 손님의 숫자가 더 많아지기 시작하였고, 그의 식당은 발 디딜 틈조차 없게 붐볐습니다. 그는 의사들에게 처음 그가 한 약속은 이제 접어야 할 때가 되었다며 양해를 구하였습니다. 그 동안 매일 공짜로 핫 도그를 먹으면서 의사들도 이런 공짜 핫 도그가 영원히 계속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적당한 시간을 두고 그가 의사들에게 제공한 공짜 핫도그 프로모션은 끝났지만 그의 사업은 계속하여 크게 번창하였습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뻗어나가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남미 여러 국가와 중동에까지 진출하였습니다. 네이'즈의 첫 식당은 아직도 코니 아일랜드 비치에서 한 블록 떨어진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즈는 또한 미국의 독립 기념일 (7월 4일) 에는 네이'즈 핫도그 먹기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금년에는 남자 부문에서는 조이 체스트넛(Joey Chestnut)이라는 사람이 10분에 71개의 핫 도그를 먹었고, 여자 부문에서는 미키 수도 (Miki Sudo)라는 사람이 31개를 먹었습니다.

네이'즈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마케팅에 성공한 회사입니다. 네이'즈의 핫 도그 먹기 대회는 최근 TV에서 매년 생중계 방송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네이'즈는 미국 내에서 핫 도그의 대명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의 마케팅 전략도 대상을 의사로 정하여서 그들을 간접적으로 동원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고,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네이'즈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였습니다. 핫 도그가 HFSS food여서 사람들이 기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강구하였습니다. 지식인이고 지도층 인사로 꼽히는 의사들이 스스럼 없이 핫 도그를 먹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였습니다.

어떤 회사이든지 네이'즈와 같은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고 싶어합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실 자신이 만들어 파는 음식이 HFSS food 이라고 기피하는 것을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정이 배제되고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기본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해결 나가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