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동학개미- 2020. 4. 3.

jaykim1953 2020. 4. 3. 07:26



동학개미라는 말이 요즈음 유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지식 검색을 하면 동학개미란;

동학개미운동은 2020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세계로 확산되며 장기화됨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 등장한 신조어이다. 이는 코로나19 증시 폭락이 거듭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맞물리는 상황을 1894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매물을 힘겹게 받아내는 개인 투자자들의 모습이 마치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을 보는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실제로 2020 3 들어 3 20일까지 외국인들은 10 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매도한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개미)들은 9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설명이 있습니다. 마지막 문구에서 설명하듯이 실제로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히  금액의 신규 투자를 하였던 것을 기록으로 확인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 KOSPI 지난 1 이후 완만한 하락세에서 3 들어 급격한 급락 조짐을 보였으나 3 20 이후 반등하기 시작하여 서서히 상승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KOSPI 그래프 참조그렇다고 개인 투자자들이 진정한 애국심으로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내겠다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없이 주저 앉은 주식시장이 앞으로 상승세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kospi 차트 3_31_2020.pdf

주식시장의 분석가들은 3 20일부터 주식 시세가 상승하게  가장  이유로는 한미 통화 스왑을 들고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0. 3. 27. 참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는 당연히 투자심리가 고조됩니다. 한미 통화 스왑으로 인하여 시장에서는 중앙은행- 한국은행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한국은행도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_3/26/2020_한은, 무제한  푼다) 유동성이 풀려서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주식시장은 당연히 호황을 맞게 되고 주가는 뛰게 됩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주식시장의 붕괴를 걱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이 저가매수(低價買收)의 기회라고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 반듯이 동학개미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동학개미의 불타는 애국심이라기 보다는 저가매수로부터 기대되는 미래의 수익을 바라보는 시장 진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경각심을 고취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mk.co.kr_2020/03/30_주식초보가 명심하여야  5 원칙)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과 같이 주가가 떨어졌을 때에 자식들에게 증여를 하면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다고 증여를 부추기는 듯한 기사도 실었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_2020/3/23_주가하락시기가 증여 기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주식시장이 더 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듯이 보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시장이 급변하였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갈 듯이 전망되는 현상은 금융시장에서는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 아주 흔하지는 않으나 아주 드문 현상도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세계 금융 위기 (International Financial Crisis) 때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국내 굴지의 금융기관인 K사의 고문으로 재직중이던 Y씨는 제게 다음과 같은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K사는 2007년에 USD/KRW 915 수준에 달러를 매입하여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1년 후 시점에 투자 원금의 달러화를 매각하는 달러/원 선물환율 USD/KRW 930 에 체결하여 놓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2008년이 되어 만기가 되고 보니 현물(spot)환율은 1,450 원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차라리 선물환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달러 당 1,450 원에 매각할 것을 선물환 계약 때문에 시장 가격보다 싼 930원에 달러를 매각해야 하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그 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투자 원금이 줄어들어 선물환 계약으로 매각하기로 한 달러 금액보다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금액만큼을 시장에서 사들여야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91 5천만 원을 주고 1천만 달러를 주식에 투자하였는데 1년 후에 주식의 가치는 9백만 달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만기 도래한 선물환으로 1천만 달러를 매각하여야 했던 것입니다. 1천만 달러를 지급하고 원화 93억 원을 받는 계약을 이행하려면 1천만 달러가 필요한데 K사는 주식 매각 대금으로 9백만 달러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시장에서 부족한 1백만 달러를 사야만 했습니다. 그 때 시장 가격은 달러당 1,450 원이어서 1백만 달러를 매입하는 데에 14 5천만 원이 필요하였던 것입니다. 만기에 9백만 달러는 선물환율 대로 달러당 930 원에 매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부족한 1백만 달러는 달러당 1,450 원에 사서 선물환율인 달러당 930 원에 매각하는, , 달러당 520 원씩 손해를 보았던 것입니다.

 

이 거래의 현금 흐름을 산식으로 풀어 보면;

 

초기 투자:

USD 10,000,000 X USD/KRW 915 = KRW 9,150,000,000 지급

 

만기시:

선물환 USD 10,000,000 X USD/KRW 930 = KRW 9,300,000,000 수입

(주식 가치가 USD 9,000,000으로 줄었으므로 선물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USD 1,000,000 을 매입하여야 합니다)

현물환 매입 USD 1,000,000 X USD/KRW 1,450 = KRW 1,450,000,000 지급

 

손익:

KRW (- 9,150,000,000 + 9,300,000,000 - 1,450,000,000)= - KRW 1,300,000,000

결론적으로 이 거래를 통하여 K 사는 1년 만에 13억 원의 손실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주식 투자 원금 93억원을 투자하여 달러 금액으로는 10% 인 백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였으나 원화 금액으로는 1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였습니다.


더욱 아쉬운 것은 K사의 담당부서에서는 1  정도의 시간만 지나면 시장이 호전되어 수익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선물환 계약의 만기에 모든 거래를 결제하여야 했다는 것입니다Y씨는 이런 거래로 인한 손실을 한탄하면서 외부에 알리지는 것을 꺼려 하였습니다. Y씨의 말에 따르면 K사가 이런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 회사의 평판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였습니다그러면서도 선물환과 주식 포트폴리오를 1년 정도만 더 유지할 수 있었더라면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조금이나마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하였습니다. 그런데 선물환이 만기가 도래하여 어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손실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Y 씨의 말대로 1년간 선물환을 연장하여 이 상황에 대처하는 K사의 능력이 오히려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기는 하였으나 머지 않아 정상화 되리라는 기대를 하였습니다.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급락하였으나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되는 것과 유사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K사가 사용  있는 금융 상품이  가지 있었으나 K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K사가 시장 상황에 따른 적절한 금융 상품을 활용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여 아쉽기만 합니다.

 당시 K사가 사용할  있었던 금융 상품으로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Historical rate roll-over (New York FED Report 1995_ FX swaps 참조)입니다.  상품은 1980 ~ 90년대에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많이 쓰이던 상품으로 추가적인 유동성의 부담 없이 선물환을 연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4. 9. 12. 참조) Historical rate roll-over는 만기 도래하는 기존의 선물환 환율과 동일한 환율로 스팟 거래를 하고 새로운 선물환을 거래하면서 선물환율은 거래 당시의 현물환율이 아닌 기존의 만기 도래하는 선물환의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존 선물환이 만기 도래하는 시점에는 현금의 흐름이 전혀 없이 1년간 선물환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2008년 당시 현물환율이 1,450원이었다고 하더라도 만기 도래하는 기존 선물환의 계약 환율이 930원이므로 새로운 선물환 계약의 현물환율을 930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이 당시 1년간 스왑 표인트가 +15원이라고 가정하면 1년 후 선물환율은 945원이 되는 것입니다. 2008년 기존 선물환이 만기 도래하는 시점에는 현금의 움직임이 전혀 없고 1년 후에 차액을 몰아서 정산하는 것입니다.

이런 거래를 하려면 거래 은행에서 K사의 신용도가 좋아야만 거래가 가능할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K사의 신용도는 별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나 오히려 K사의 임직원이 이러한 거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도 이제는 상당히 규모가 커졌습니다. 그 규모에 맞게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와 지식도 갖추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인 동학개미와는 수준이 다른 전문적인 금융기법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kospi 차트 3_31_202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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