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수익증권- 2020. 5. 29.

jaykim1953 2020. 5. 29. 06:08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하여 외출을 자제하였다가 최근에 들어서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외출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난 선후배들과 점심 식사도 함께 하였습니다. 모처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한 후배가 느닷없이 좌중을 향해 질문을 하였습니다.

“영어로 Revenue Bond라면 우리 말로 수익증권을 말하는 것인가요?”

함께 모여 있던 사람들 가운데에는 금융 분야에서 일했던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나온 질문에 언뜻 답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주위 사람들이 제 얼굴을 바라 보며 답을 기다리는 듯 하였습니다. 저는 잠시 시간이 지난 다음 입을 열었습니다.

“아닙니다. Revenue Bond와 수익증권은 서로 전혀 다른 말입니다.”

영어로 Revenue는 우리 말로 ‘수익’입니다. 그리고 Bond는 우리 말로 ‘채권’ 또는 ‘증권’입니다. 그러니 Revenue Bond 라는 단어는 얼핏 ‘수익 증권’이라고 부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Revenue bond는 수익증권이 아닙니다.

Revenue Bond 에 관하여서는 이미 한 번 이야기를 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11. 20. 참조) Revenue bond는 미국의 지방자치 단체에서 발행하는 지방채 (地方債, Muni: Municipal bond)의 한 종류입니다. 지방채에는 상환재원을 기준으로 알기 쉽게 구분하여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지방자치 단체의 조세권(租稅權)을 바탕으로 돈을 빌리는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입니다. 이 때 발행한 채권을 G. O. Bond (General Obligation Bond) – 일반채(一般債) 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투자 대상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상환 재원을 마련하는 채권인 Revenue Bond- 수익채 (收益債)입니다.

수익채의 예를 들면, 지방자치 단체에서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하여 채권을 발행하고 이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받아 채권의 원리금을 갚기로 하였다면, 이 때 발행하는 채권이 바로 수익채- Revenue Bond 입니다. 공항, 항만, 발전소 등의 건설을 위한 자금을 일으킬 목적으로도 수익채- Revenue Bond를 발행합니다.

수익채, Revenue Bond는 상환재원이 특정 수익 사업에 연계 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Revenue Bond의 신용도는 연관된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됩니다. 그 반면 일반채, G. O. Bond의 신용도는 곧바로 발행 지방자치 단체의 신용도입니다. 재정이 건전하고 세원이 여유 있는 지방자치 단체라면 그 지방자치 단체에서 발행한 G. O. Bond의 신용도는 높을 것입니다. 그 반면 재정이 취약하고 세수도 충분치 않은 지방자치 단체가 발행한 G. O. Bond는 당연히 신용도가 낮게 평가 받습니다.

저의 설명이 여기까지 이르러 이야기를 마치자, 처음 질문을 하였던 후배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수익증권은 영어로 무어라고 하죠?”

이에 대한 답변도 그날 그 자리에서는 제가 설명하였습니다.

답을 먼저 알려 드리면, 수익증권은 영어로 ‘beneficiary certificate’ 이라고 합니다.

수익증권을 영어로 beneficiary certificate 이라 부르는 것을 이해하려면 수익증권이라는 상품의 구조부터 잘 이해하여야 합니다. 수익증권이라는 단어는 투자신탁 (investment trust)비즈니스에서 수탁자(受託者, trustee)가 돈을 맡긴 고객에게 발행해 주는 증서입니다. 이 증서는 고객의 돈이 수탁자에게 맡겨져 있으며 이 돈을 윤용자가 운용하여 수익이 발생하게 되면 고객이 그 수익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서입니다. 따라서 이 증서는 수익을 차지할 수익자 (beneficiary)임을 보여주는 증명서(certificate)인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 말로는 수익증권이라고 부릅니다.

Certificate 이라는 단어는 금융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예금증서를 Certificate of Deposit 이라고 하고 이를 줄여서 CD 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양도성 예금 증서라고 부르는 CD는 Negotiable CD 입니다.

영어에서 유가증권을 이르는 말은 marketable securities 입니다. 우리 말로 증권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옮길 때에는 대부분 securities 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증권회사는 securities company 라고 합니다. 그 뿐 아니라 미국의 장외 시장인 나스닥은 영어로 NASDAQ이라고 씁니다. 이는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의 머리 글자를 따온 것입니다. 원래 NASD라는 단체는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를 이르는 것으로 전국 증권 거래인 협회입니다. (2007년 현재의 FINRA-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 Inc.가 설립되면서 NASD의 조직은 모두 FINRA로 넘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증권이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여러 가지 다른 단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무역 거래에서 사용되는 선하증권(船荷證券)은 영어로 bill of lading 입니다. 애써 증권이라는 단어를 찾아 본다면 이 경우에는 bill 이 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보험증권은 insurance policy 입니다. 여기에서도 증권이라는 단어를 구태여 찾아 본다면 policy 가 될 것입니다.

영어 사전을 찾아 보면 증권이라는 단어는 bond, certificate, bill, securities 등으로 나와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증권이라는 의미의 단어는 securities 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산을 담보로 유가증권을 발행한다고 항 때에 이를 securitize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자산담보부증권은 Asset Backed Securities 라고 하고, 모기지 담보부 증권은 Mortgage Backed Securities 라고 합니다.

증권이라는 우리 말을 영어로 표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경우에 적합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장 널리 쓰이는 단어는 securities 입니다.

오늘은 우리 말 증권이 영어로는 어떤 단어로 표현되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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