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 달 전의 일입니다. 지난 6월 29일에 언론에 보도된 재미 있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 홍콩 대신 한국 올래?’ 였습니다. (관련기사: joins.com_홍콩 대신 한국) 사실은 제목 뒤에 바로 답도 있었습니다. ‘외국 금융사 다 No 했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영국의 롱 파이낸스 (Long Finance)에서 조사한 Global Financial Centres Index (GFCI)입니다. 이를 보면 서울이 2015년에는 6위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30위권 밖으로 떨어져 33위 ~ 36위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홍콩 대신 한국 올래? 외국 금융사 다 NO 했다
지금 현재의 GFCI 순위를 보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Rank |
Centre |
Rating |
Region |
1 |
New York |
769 |
North America |
2 |
London |
742 |
Western Europe |
3 |
Tokyo |
741 |
Asia/Pacific |
4 |
Shanghai |
740 |
Asia/Pacific |
5 |
Singapore |
738 |
Asia/Pacific |
6 |
Hong Kong |
737 |
Asia/Pacific |
7 |
Beijing |
734 |
Asia/Pacific |
8 |
San Francisco |
732 |
North America |
9 |
Geneva |
729 |
Western Europe |
10 |
Los Angeles |
723 |
North America |
11 |
Shenzhen |
722 |
Asia/Pacific |
12 |
Dubai |
721 |
Middle East & Africa |
13 |
Frankfurt |
720 |
Western Europe |
14 |
Zurich |
719 |
Western Europe |
15 |
Paris |
718 |
Western Europe |
16 |
Chicago |
717 |
North America |
17 |
Edinburgh |
716 |
Western Europe |
18 |
Luxembourg |
715 |
Western Europe |
19 |
Guangzhou |
714 |
Asia/Pacific |
20 |
Sydney |
713 |
Asia/Pacific |
21 |
Melbourne |
712 |
Asia/Pacific |
22 |
Vancouver |
711 |
North America |
23 |
Toronto |
710 |
North America |
24 |
Washington DC |
709 |
North America |
25 |
Boston |
708 |
North America |
26 |
Montreal |
704 |
North America |
27 |
Amsterdam |
703 |
Western Europe |
28 |
Stockholm |
702 |
Western Europe |
29 |
Hamburg |
699 |
Western Europe |
30 |
Dublin |
698 |
Western Europe |
31 |
Wellington |
697 |
Asia/Pacific |
32 |
Stuttgart |
696 |
Western Europe |
33 |
Seoul |
694 |
Asia/Pacific |
34 |
Brussels |
691 |
Western Europe |
35 |
Copenhagen |
689 |
Western Europe |
36 |
Tel Aviv |
688 |
Middle East & Africa |
37 |
Munich |
687 |
Western Europe |
38 |
Vienna |
685 |
Western Europe |
39 |
Abu Dhabi |
682 |
Middle East & Africa |
40 |
Calgary |
681 |
North America |
지금의 GFCI 순위 6위는 홍콩입니다. 전세계에서 부동의 1~2 위를 다투는 금융중심지는 미국의 뉴욕과 영국의 런던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8. 17. 참조) 우리나라가 한 때나마 세계 6위의 금융중심지로 평가 받았었다는 것이 비록 지나간 일이기는 하지만 뿌듯할 뿐입니다. 이제는 그러나 흘러간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의 홍콩은 보안법 등 중국으로부터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계속하여 증가하면서 자유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국제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금융 중심지로 인식 되기 위하여서는 정치적인 안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뒤 이어 금융 종사자들의 인적 자원 수준과 근무 환경입니다. 교통과 통신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시기에 홍콩에 있는 금융기관들이 홍콩 이외의 지역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고, 이 때에 우리나라도 홍콩으로부터 이주해 나오는 금융기관을 유치해 보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GFCI 상위권에 랭크 된 도시들의 특징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 보면,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교통이 발달 되어 있으며, 통신이 용이하고, 정치적인 불안이 적은 곳입니다. 그러면서 근로 환경이 좋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서울이 33 ~ 36 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크게 수긍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여 제가 홍콩에서 이주해 나오는 금융기관의 책임자라 하더라도 서울로 옮기는 것에는 쉽게 수긍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기사에서 조사한 분석에 의하면 ‘외국 금융회사에 한국은 당국이 너무 많은 규제와 간섭을 하는 국가로 인식돼 있다’ 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금융 당국자가 외국 금융기관들에게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 ‘외국계 금융사들이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는 게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융통성 없는 획일적인 규제 아래에서는 자유로운 금융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정부가 나서서 금융중심지를 키우려 하여도 근본적인 전제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중심지가 정부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각 지역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서울에 가장 많은 금융기관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러자 우리나라 제 2의 도시인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 받기를 원합니다. 뒤 이어 전주는 국민연금 공단이 자리잡고 있음을 빌미로 전주도 금융중심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다 보면 우리나라 전국이 모두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것입니다. 금융중심지로 지정 되는 곳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금융중심지 지정의 효력과 의미는 퇴색할 것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9. 10. 25. 참조)
국제금융의 현실은 전세계 금융시장이 하나의 커다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변화해 가면서 근무지와 근무시간의 구분이 불투명합니다. 저도 이미 30여년 전부터 하루 24 시간 열려 있는 전세계 금융 시장을 대상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근무를 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6. 1. 15. 참조)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키며 24시간 열려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는 없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재택근무 등 work from home 이 일상화하여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그러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근무시간뿐 아니라 통신과 전반적인 금융환경이 받쳐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여건은 자유분방한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 들었던 우화 한 가지가 생각납니다. 어느 돈 많은 부자가 머리는 조금 모자랐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그가 사는 지역의 최고의 목수에게 2층 누각을 화려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공사하는 곳에 가보니 목수는 땅을 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머리 모자란 부자는 목수에게 버럭 화를 내며, “내가 필요한 것은 2층 누각인데 왜 땅을 파는 것이요, 어서 2 층 누각부터 지으시오”’ 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는 것입니다. 기초 없이 허공에 2층 누각만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마찬 가지로 우리나라가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되고 싶다고 세계적인 금융기관을 불러 모은다고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국제금융을 영위할 만한 구조가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국제금융의 중심지라는 것이 대단히 크게 내세울 것은 아닙니다만, 나라 전반적인 경제에는 금융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그러다 보면 전셰계 금융시장을 상대로 금융거래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때에 기왕이면 우리나라에 번듯한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하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이 국제금융을 유치할 만큼 성숙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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