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코스닥과 나스닥- 2012. 3. 16.

jaykim1953 2012. 3. 16. 08:57

 

지난 월요일 (3 12)자 인터넷판 Wall Street Journal 에 실린 기사 가운데 ‘A Coming of Age for Nasdaq’ 이라는 제목이 있었습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나스닥(NASDAQ: 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의 시대가 도래하다라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관련기사: http://online.wsj.com/article/)

그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QUOTE

기술주 중심이라고 알려진 나스닥 지수가 다시 3,000선을 넘보는 것은 12년 만의 일이다. 지난 주 금요일 나스닥 지수는 2,988.34에 장을 마감하였으며 이는 금년 들어 거의 15%의 상승(*: 14.71% 상승)을 보이고 있어 5.8%의 상승을 보인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비교가 된다. (*: 3 15일자 마감지수 3,056.37, 201217.32% 상승) 일부 성급한 분석은 정확히 12년 전인 2000 3 10일에 기록한 나스닥 지수의 최고치인 5,048.62를 조만간 다시 한번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나스닥은 그 해- 2000- 12월에 3,000 밑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기업들은 1999년과는 달리 현금 보유량도 적지 않고,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배당도 하고 있다. 기술주 회사들의 현금 동원 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채권 시장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1999년의 시장에 비하면 적어도 10배 이상의 자금을 쓰고 있다. 지난 해 씨스코,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 등의 기술주 회사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동원한 자금 규모는 $747 억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미국 전체 회사채 시장의 2.6%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PER (주가 수익 비율)도 전반적인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예전보다는 훨씬 안정감을 주고 있다. 등록된 회사들도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좋아졌고 수익 대비 주가도 합리적인 수준이다. 기술주들의 평가가 나스닥 등록 회사들의 성숙도를 반영하듯이 기업 내재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어 나스닥 등록사들의 수익 대비 주가(PER) 수준은 1999년 평균의 78, 1999 11월의 180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전년도 수익 대비 23배의 수준 (PER 23)이다. 물론 1990년대의 거품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Zynga, groupon 등 새로운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페이스 북의 IPO에 몰리는 관심은 이러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기술주라 분류되는 많은 회사들이 최근의 불황 속에서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기회로 이용하였다. 일부 전문가는 기술주는 전천후 섹터’ (a sector for all seasons)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호황기의 기술주는 성장 잠재력을, 불황기에는 다른 섹터의 경영 효율을 높이는 사업으로 각광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99년에 나스닥 탑 10 주식 가운데 6개가 아직도 탑 10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 씨스코 시스템즈 등은 12년 전에 비하여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탑 10에 끼어 있다. 한편, 애플, 구글, 아마존 닷컴 등이 새로이 탑 10의 자리에 끼었다. 1999년 나스닥 지수가 3,000 밑으로 빠질 당시 탑 100개 나스닥 회사 가운데 배당을 하는 회사는 9개 회사뿐이었으나 현재의 탑 100개 회사 가운데 43개 회사가 배당을 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기술주로 분류되는 회사들은 배당을 하는 회사들은 수준이 처지는 회사로 치부하면서 현금을 사내 유보하고 배당을 회피하는 것이 유행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회사들이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을 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UNQUOTE

 

나스닥 시장이 다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크게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미국의 나스닥에서 최고 스타 주식은 단연 애플 (AAPL; 지수 가중치 11.2%)입니다. 나스닥 지수는 약 3,000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가운데 지수 구성 비중이 10% 를 초과하는 것은 1999년의 마이크로 소프트(MSFT; 1999년 비중 11.4%)에 이어 현재는 애플이 유일합니다.

 

미국의 주식 시장은 뉴욕 증권 시장 (NYSE: New York Stock Exchange)이라는 상장 주식 시장이 있고 나스닥은 장외 시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거래소 시장과 더불어 미국의 나스닥과 유사한 장외시장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코스닥 (KOSDAQ: KOrea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이라고 하여 1996 7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코스닥은 19971월부터 코스닥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하였고, 1996 7 1일 가격을 100으로 기준하여 발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주식들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소위 닷컴’ (.com) 열풍을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값이 올라,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최고치 5,048을 기록할 때인 2000 3월 코스닥 지수는 거의 300에 가까운 292.55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때까지만 하여도 코스닥 시장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IT 거품이 꺼지면서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닥 지수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여 6개월 남짓 시간이 흐른 2000 9월 기준 지수인 10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시작한지 3년 여 만에 지수 100을 버텨내지 못한 코스닥 지수는 2000 9월 이후 단 한번도 100을 넘어서지 못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2004 1월 한국 거래소에서는 의미심장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코스닥 지수의 기준을 100이 아닌 1,000으로 바꾸는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 당시의 코스닥 지수에 10을 곱한 숫자를 새로운 코스닥 지수로 사용하기로 하여 44.83으로 마감한 당일 종가를 448.25로 고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주식 관련 지수들은 100을 기준으로 지수를 계산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리라고 예상을 합니다. 그러나 코스닥은 다릅니다. 코스닥 지수가 538 이라고 하면 얼핏 보아서는 기준 지수의 5.38배 상승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나 사실은 기준 지수의 53.8% 수준, 거의 1/2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스닥 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에게는 착각을 유발할 수 있는 지수 표시입니다.

 

어제 (3 15)의 코스닥 마감 지수는 538.31이었습니다. 2004 1월 코스닥 지수 기준을 1,000으로 조정하던 날의 지수 448.25에 비하여 90 포인트 정도 상승해 있는 수준입니다.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12년 만에 3,000을 돌파한 것과는 비교가 됩니다. 처음 코스닥이 도입되는 시기가 IT 거품, 닷컴 거품이 한창 정점을 향해 치닫던 시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지수가 1/2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입니다. 언젠가는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냉정히 관찰해 보면, 코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는 일부 회사 가운데에는 회사의 존립이 우려되는 회사, 사업 모델 자체가 의심스러운 회사, 이익 구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회사, 배임, 횡령 등으로 얼룩져 경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회사들도 섞여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사들이 코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데에 포함되어 있는 한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넘어서 상승하기까지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닥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투자자들은 코스닥 종목의 선정에서 매우 신중하게 옥석 가리기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코스닥 지수를 구성하는 회사들의 경영 상태가 호전되고, 사업 환경이 많이 개선되면 투자자들이 코스닥 회사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좋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코스닥 지수도 미국의 나스닥 지수 못지 않게 상승 무드를 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하여서는 코스닥 회사들의 경영진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 경영 성과도 더욱 높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와서 우리나라의 코스닥도 미국의 나스닥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재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