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2021. 2. 5.

jaykim1953 2021. 2. 5. 05:28

 

지난 주 인터넷 뉴스 가운데 비트코인 (Bitcoin) 에 대한 워렌 버핏 (Warren Buffett) 의 생각을 보도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Bitcoin? Warren Buffett won't touch it_2021/1/27_yahoo finance)

 

워렌 버핏은 우리나라에도 일명 투자의 귀재라고 널리 알려진 인사입니다.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 사는 워렌 버핏의 경영하에서는 단 한 번도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가치 중심의 투자를 하면서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놓치지 않는 훌륭한 투자가라고들 합니다. 그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들은 종종 시장에서 이목을 끌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1. 12. 2. 참조) 이번 기사에서는 그가 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살펴 설명하고 있습니다.

 

워렌 버핏이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비트코인은 자체적인 가치가 없다’ (It has ‘no unique value at all’) 는 것입니다.

 

이는 저도 여러 번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12. 22. 참조) 비트코인을 생산(mine)하기 위하여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산된 비트코인은 어떠한 내재가치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번 설명하였듯이 상업적 가치는 전혀 인정 받기 어렵고, 재화와 교환을 받아주는 지극히 제한된 숫자의 상인에게 겨우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자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재정적인 가치도 인정 받을 수 없습니다. 겨우 인정 받는 것이 다른 통화와의 교환 가치인데 이 마저도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변동성이 너무 커서 리스크가 지극히 큽니다. 최근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하다가 갑자기 폭락하는 등 전혀 가치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버핏의 주장에 의하면 ‘비트코인은 전혀 생산성이 없어 재생산이 불가능하며, 수표를 이용한 지불 방법도 없고, 그저 훗날 누군가가 나타나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사가기를 기다리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나의문제를 (내게서 비트코인을 사 간) 새로운 사람에게 전가한 것에 불과하다’ (They don't reproduce, they can't mail you a check, they can't do anything, and what you hope is that somebody else comes along and pays you more money for them later on, but then that person's got the problem.) 라고 합니다.

 

워렌 버핏이 이야기하는 두 번째 이유는 ‘암호화폐는 돈이 아니다’ (He doesn’t think crypto counts as money) 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맞는 말입니다. 저의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한 나라에서 발행한 화폐는 상거래 또는 재무거래에서 상대방에게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며, 거래 상대방은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화폐는 발행국가의 중앙은행이 그 가치를 지켜냅니다. 통화량, 이자율, 금융 시장에서의 조작 등을 통하여 재정적인 가치와 상업적인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그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지켜주는 중앙은행이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므로 어떤 중앙은행도 그 가치를 지키려 개입하지 않습니다.

 

워렌 버핏의 말을 따르면 돈이란 ‘교환의 방편이 되고, 가치를 저장하고, 가치 측정의 단위’ ( a means of exchange, a store of value, and a unit of account) 라는 세 가지 기본적인 기능을 하여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이 가운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므로 ‘비트코인은 돈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한낱 신기루 (mirage)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이용하여 (익명으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려 하지만, 워렌 버핏은 ‘수표를 이용하여 자금을 이체할 수 있다고 하여서 수표 자체가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워렌 버핏이 비트코인에 손을 대지 않는 세 번째 인유는 ‘뭔지 모르겠다’ (He doesn’t understand it) 는 것입니다.

 

버핏의 주장에 의하면,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하여서도 수 많은 문제에 맞닦뜨리고 있다. 도대체 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살까 또는 팔까 고민하여야 하는가?’ (I get in enough trouble with things I think I know something about. Why in the world should I take a long or short position in something I don't know anything about?) 라고 일갈합니다. 이 말은 정말로 곰곰히 되새겨 볼 만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어느 종목이고 많은 연구와 검토 끝에 해당 회사의 사업과 재무제표를 충분히 이해하였다고 생각하고 투자하였으나 쓴 맛을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데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비트코인에 투자하여 돈을 벌기를 기대하는 것은 한갖 요행수를 기대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비트코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알고 투자하는 사람은 단언컨데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을 누군가가 와서 내가 매입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사 갈 것’ 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왜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고, 또 왜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시장에서 누군가가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여서 가격이 더 높이 올라 갈 것을 기다릴 뿐입니다.

 

행여라도 먼 훗날 그의 말과 달리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람들이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 많은 이익을 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 또는 모든 암호화폐- 라는 것이 밝은 미래를 가진 정상적인 투자의 대상물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버핏이 짧고 간명하게 세 가지로 요약하였듯이 ‘(1) 자체적으로 가치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2) 돈도 아니며, (3) 제대로 이해도 되지 않는 상품’ 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한다고 따라서 매입하며 소위 개미군단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는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게임스탑 주식의 상황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가치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니고 회사와 관련된 특별한 뉴스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단지 헤지 펀드들이 공매도 (空賣渡, short sell)의 대상으로 게임스탑 주식을 꼽았다는 것 정도가 뉴스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온라인 주식 브로커들과 개미 투자자를 자처하는 오피니언 리더 (opinion leader) 격인 인플루엔서 (influencer) 들이 부추기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엄청난 양의 주식을 매입하였습니다. 과거의 거래량은 일일 5~7 백만 주 수준의 거래를 보였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매집하면서 하루에 1억 7천만~ 1억 9천만 주까지 거래량이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끌어 올린 주가는 지난 1월 12일까지도 종가가 $19.96 이었으나 그 다음날 1월 13일에는 $31.40으로 마감하더니 1월 27일에는 종가 $347.51, 장중 최고가 $380.00 을 기록하였습니다.

(게임스탑 주가 그래프_Yahoo Finance 참조)

 

주식은 발행회사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기본적으로 내재가치가 있는 유가증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과열되면 엄청난 가격의 움직임을 보입니다. $20 을 밑돌던 주가가 불과 보름 사이에 $380까지 뛰었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정상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시장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결과는 항상 많은 시장 참여자를 참담하고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관련기사: cnn.com/2021/02/03_gamestop saga won't end well) 주식도 이러한데 내재가치가 전혀 없는 비트코인- 비트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 전체-는 가격 변동의 위험이 너무나도 클 뿐 아니라 가격 변동에 대한 예측이나 분석이 불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을 매입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결과는 결코 해피 엔드가 되기 쉽지 않습니다.

 

2018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그가 한 말을 되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서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당신이 무엇인가 바라보면서 ‘이건 마술이야’ 라고 말한다면 그것으로부터 당신이 상상하는 어떤 것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아집니다.”

(If you don’t understand it, you get much more excited than if you understand it. You can have anything you want to imagine if you just look at something and say, ‘that’s magic.’)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이 무언가 신비로운 것을 보여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투자에 임하여서는 안 됩니다.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과 방법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으나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되새겨 볼 필요는 충분히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워렌 버핏의 투자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