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이익을 남기는 해외투자- 2021. 3. 5.

jaykim1953 2021. 3. 5. 05:30

지난 주 신문에 보도된 기사 가운데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에 투자하여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되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투자로 1조2000억 부실징후-국내 보험업계 초비상_hankyung.com_02/23/2021) 그 동안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꽤 많은 해외 투자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기관 투자자건 개인 투자자건 해외 투자에서 재미를 보았다는 소식보다는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서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도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속타는 서학개미_테슬라 투자손실 1조1400억 _mk.co.kr_02/24/2021)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손실도 익숙하여졌습니다. (관련기사: 코로나19에 해외부동산 직격탄…국내 증권업계 55조 투자 어쩌나 _hankyung.com_04/08/2020)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가 85%의 손실을 보았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미래에셋 ‘브라질 부동산 펀드’ 원금 85% 까먹고 청산_chosun.com_2021/02/26)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의사결정 과정은 각 개인 투자자들 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증권사의 리포트나 언론에서의 해외 증권 시장 관련 기사에 크게 의존하였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각 기관에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analyst) 들이 용의주도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그런데도 해외 투자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해외 펀드들이 국내에 투자하여 커다란 수익을 남기고 돌아가는 것을 바라볼 때에는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들기도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6. 15. 참조) 외국의 펀드나 투자자는 국내에 들어와 이익을 곧잘 올리고 있는데 비하여 국내의 금융기관들은 해외에 나가서 그리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드러내 놓고 크게 선전을 하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 해외 투자도 있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투자는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투자보다 더욱 신중하게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그리고 더욱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연구하여 진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리스크는 국내 투자보다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라 하면 상대적으로 손쉽게 시작하였다가 쉬이 빠져 나올 수 있는 주식 투자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채권, 파생 상품, 부동산 등을 투자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투자 대상물은 대부분 가격 변동성이 큰 것들입니다.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품을 선호합니다. 그 반면 금융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이 해외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관련된 산업의 기업이나 M&A 거래를 목적으로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같은 논리로 금융기관들도 유가증권 투자뿐 아니라 해외의 금융업에 투자하거나 M&A 등을 통한 직접 투자로 해외 금융기관 경영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할 것입니다.

 

문득 지나간 일들이 생각납니다. 수년 전부터 미국의 커뮤니티 은행을 매입하는 제안을 국내 금융기관에게 하였었습니다. 그 당시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미국의 은행 매입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가 미국의 은행을 매입할 적기였습니다. 가격도 지금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지금은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을 많이 요구합니다. 아직도 잘만 고르면 수익성을 상당히 올릴 수는 있겠으나 4~5년 전에 비하면 지분 가격은 많이 올라 갔습니다.

 

미국의 은행과 우리나라의 은행의 수익성을 비교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2020 4Q 미국 은행 ROE (출처: Return on Equity | All Banks (bankregdata.com))

자산규모

은행수

지분 금액 ($)

분기 수익 ($)

ROE (%)

$ 1 이상

4

814,445,350,500

21,007,647,000

10.32

$ 100-999 십억

27

667,378,397,500

18,696,097,000

11.21

$ 50-99 십억

17

126,652,534,000

2,957,203,000

9.34

$ 5-49 십억

198

335,105,008,000

9,376,728,000

11.19

$ 1-4.9 십억

634

134,136,775,000

4,247,810,000

12.67

$ 500-999 백만

707

54,289,722,500

1,527,229,000

11.25

$ 250-499 백만

1,017

39,901,090,500

978,994,000

9.81

$ 100-249 백만

1,235

24,740,673,000

712,229,000

11.52

$ 50-99 백만

564

5,297,641,500

61,394,000

4.64

$ 0-49 백만

302

1,608,487,000

16,353,000

4.07

 

4,705

2,203,555,679,500

59,581,684,000

10.82

 

2020 4Q 미국 은행 ROA (출처: ROA | All Banks (bankregdata.com))

자산규모

은행수

자산 금액 ($)

분기 수익 ($)

ROA

$ 1 조 이상

4

8,682,964,268,000

21,007,647,000

0.97

$ 100-999 십억

27

6,417,760,946,000

18,696,097,000

1.17

$ 50-99 십억

17

1,206,238,555,000

2,957,203,000

0.98

$ 5-49 십억

198

2,858,004,408,000

9,376,728,000

1.31

$ 1-4.9 십억

634

1,254,416,385,000

4,247,810,000

1.35

$ 500-999 백만

707

489,375,538,000

1,527,229,000

1.25

$ 250-499 백만

1,017

357,782,643,000

978,994,000

1.09

$ 100-249 백만

1,235

203,490,338,000

712,229,000

1.40

$ 50-99 백만

564

41,926,924,000

61,394,000

0.59

$ 0-49 백만

302

9,961,531,000

16,353,000

0.66

 

4,705

21,521,921,536,000

59,581,684,000

1.11

 

국내 4대 은행 ROE와 ROA

 

 

우리나라 4대 은행들의 실적은 미국의 은행들에 비하여 수익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우리나라 4대 은행들의 자산 규모에 견줄 수 있는 $ 1천 억 이상, $ 1조 미만의 규모 미국 은행들의 수익률은 ROE 11.21%, ROA 1.17% 입니다. 미국의 은행들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비교해 본다면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에서 은행을 영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위의 표를 보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못한 은행들, 자산 규모가 $ 1억에 못 미치는 은행들은 수익성이 현격히 떨어집니다. 규모가 작은 이 들 은행들은 자본 수익률(ROE)에서는 우리나라 4대 은행보다 우월하나, 자산 수익률(ROA)에서는오히려 떨어집니다. 이 정도 규모보다 큰 은행들은 수익성에서 모두 국내 4대 은행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이어느정도 규모- 자산 $ 1억 이상-의 은행을 매입하여 운영하려고 한다면 한 번 해 볼 만할 것입니다.

 

그 동안 미국에 있는 교포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교포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성장에 대한 과욕(過慾)입니다. 은행의 규모를 키우려면 예금을 많이 유치하여야 합니다. 예금 유치를 많이 하기 위한 가장 손 쉬운 방법은 이자를 다른 은행들보다 높이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자율을 상향 조정하면 예금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금 이자가 높다는것은 자금코스트가 높다는 것이고, 코스트가 높은 자금은 높은 수익성을 가진 자산으로 운용하여야 합니다.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려면 리스크 부담이 커집니다. 규모에 비하여 리스크 부담을 크게 하다 보니 시장에 조금만 충격이 와도 교포 은행들은 크게 흔들립니다. 그러면서 부실 자산이늘어나게 되고, 손실이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이사진의 개입입니다. 대체로 교포 은행의 주주는 다양한 직업의 종사자로 구성되었습니다. 은행 창업 초기에 주주로 참여한 사람들은 교포 사회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종사한 직종은 대부분 주류 소매업, 세탁소, 식당, 건설업자, 변호사, 의사 등이었습니다. 금융 산업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은행의 이사진으로 선임되었고, 그들이 은행의 경영에 깊숙히 간여하였습니다. 경영에 간여만 한 것이 아니라 각종 청탁이 이루어졌습니다. 은행에서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여 심사가 이루어지면서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거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텐데, 이사들의 청탹으로 심사 과정을 건너 뛰거나, 심사에 탈락한 고객을 구제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 거래는 십중 팔구는 부실화 하였고 은행에 손실을 끼치기 일쑤였습니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미국의 은행에 투자하여 성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은행 내부의 청탁을 금지한다면 평균 수준 이상의 은행 경영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결과 수익성에서는 우리나라 4대 은행보다도 훨씬 우수한 ROE, ROA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때는 우리나라의 부실 금융기관을 외국 금융기관이 매입하면 신용등급이 상승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유안타 매입, 동양증권 신용등급 3단계 수직상승 _mk.co.kr_2014.6.13.) 우리나라의 부실 금융기관이 외국의 금융기관으로부터 구조의 손길이 다가오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해외의 부실 금융기관을 매입하면서 해당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이 상승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더 이상 해외 투자가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는 공포의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의 전문성을 해외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도 수익성이 국내보다 우월한 해외 금융기관을 매입하여 경영하면서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한 발 나아가고 또 투자에 따른수익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산 규모 $1억 이상의 은행이라면 자본금은 대체로 약 $1천만을 상회하는 규모입니다. 이만한 투자 여력이 있는 금융기관이라면 미국의 은행을 매입하여 경영하는 것을 지금이라도 한 번 심각하게 고려해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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