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2011~2013

막말- 2012. 4.13.

jaykim1953 2012. 4. 13. 08:39

 

엊그제는 국회의원 선거일로 공휴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를 마친 다음 저녁부터 이어진 개표를 지켜 보았고, 예상을 빗나가는 선거 결과에 웃고 아쉬워하는 정치권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선거에서는 선거운동기간의 마지막 판에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소위 막말파동이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막말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 이라고 합니다. 금융권에 있었던 막말이라면 떠오르는 사건이 있습니다. 십여 우리나라가 IMF 지원 금융의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사건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업 그룹 가운데 곳에서 철강공장을 건설하던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룹에서는 철강공장 건설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재원을 단기 차입금으로 조달하고 있었고, 이는 무모하기 이를 없는 일이었습니다. 공장건설과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재원은 장기 시설자금으로 조달하여야 한다는 것은 금융의 ABC입니다. 유동성의 어려움뿐 아니라 여러 가지 불법, 편법을 동원한 공사 진행과정이 밝혀지면서 재벌 그룹의 오너가 법정에 세워지고 법정에서 여러 가지 사실에 대한 진실 공방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때에 그에게 불리한 진술이 자신의 회사 임직원에게서 나오게 되자 그는, “주인이 하는 일을 머슴이 어떻게 아느냐라고 일갈하여 당시 사건에서 가장 유명한 막말 마디를 남기게 됩니다. 그가 정말로 회사 임직원들을 머슴으로 생각하였다면 이는 해당 임직원에 대한 말할 없는 모욕이며 막말 극치라고 하지 않을 없습니다. 기업의 경영은 총수 사람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경영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기업 경영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오히려 철강 공장의 건설에 어려움을 겪게 이유를 은행들이 (단기) 운전 자금 조달에 소극적이어서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었다 은행들을 탓하였습니다. 이러한 그의 변명은 그의 재무관리에 대한 인식과 수준을 짐작할 있게 합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재무관리의 원칙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것을 폭로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인적자원 관리 수준은 자신만 주인이고 자신 이외의 임직원은 모두 머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요즈음에는 기업 분석을 때에 재무관리 상태와 CEO 리스크에 대한 검토를 놓지 않고 합니다. 아마도 1990년대 말에 요즈음과 같은 기준의 재무관리에 대한 분석과 CEO 리스크를 검토하였더라면 이러한 기업에는 아무도 투자유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장기 프로젝트의 재원을 장기 시설자금이 아닌 단기 운전자금으로 조달하여서도 되고, 기업 경영에 종사하는 임직원을 머슴부리듯 하여서는 결코 됩니다.

단순히 언어뿐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사업과 생각에도 품위를 지켰으면 합니다. 요즈음 유행하는 말대로 갖추었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관련된 일에 극렬해지기 쉽고 체면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예를 보면, 법과 규정에 의한 보장 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후순위채권에 투자한 일부 사람들이 내놓아라라며 악을 쓰고 때로는 무리한 요구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당장 금전적인 손해를 입은 당사자들로서야 말이 많겠지만, 금융 시장에서 투자와 금융 거래를 하려면 금융 시장 안의 질서와 규범을 미리 알고 지켜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 금융 소비자에게 금융에 관한 지식을 배울 있는 기회가 부족하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금융시장의 질서와 규율에 대하여 이해할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것과 그에 따른 막말과 극렬하고 무리한 요구를 사전에 막을 있을 것입니다.

막말에 관하여서는 요즈음 우리나라의 영화를 놓을 없을 것입니다. 영화의 대사에 사용되는 언어의 난폭성과 저급함은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입에 담기 어려운 상스러운 단어와 심한 욕설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가 하면, 심지어는 예쁘장한 여배우가 취한 연기를 하며 험한 단어들을 내뱉는 것을 보면서 이들의 평소 언어생활마저도 의심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심하면 심하였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영화 관람 등급 심사에 의하면 NC-17 (No Children Under 17 Admitted; 17 이하 어린이 관람 불가. 우리나라의 ‘19 해당)으로 판정되는 주요 이유 가운데에 하나가 Strong language (극단적인 표현, 심한 , 욕설, 쌍소리) 입니다. 그러나 기준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많이 바뀌게 됩니다. 20 세기의 명화라고 꼽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나오는 마지막 대사 가운데 여주인공 비비안 (Vivien Leigh) ‘Where shall I go?’ 라고 묻자 주인공 클라크 게이블(Clark Gable)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이라고 답하는 불후의 명대사가 있습니다. 대화의 내용을 요즈음 식으로 번역하자면, ‘ 어디로 갈까?’ 라는 물음에 어디로 가시든지 (마시든지)’ 라고 답하는 것입니다. 영어 사전식으로 하면 나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라고 답한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가 처음 나온 1940년대 초에는 영화의 대사에 ‘damn’이라는 천박한 단어가 사용되었다는 때문에 소위 ‘profanity’- 언어에 의한 모독 또는 상대에 대한 모욕-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즈음 사용하는 영어에서는 damn 정도의 낱말은 그리 고급스러운 말은 아닐지라도, 우리 말로 하면 제기랄정도의 수준에 불과한 일상적인 단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때는 받아 들여지기 불편하였던 단어들도 이상 아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에 불과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래서인가요 이번 국회의원 선거 운동 기간 중에는 머슴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들을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머슴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며 겸손함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다고 한다면 자기자신을 그렇게 부르는 것까지야 무어라 없겠으나, 기업에서 주요 직책까지 역임한 사람을 기업의 머슴이라고 비유하는 일은 이상은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사회의 떨어지는 표현은 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금융의 원칙이 지켜지고, 그런 원칙을 모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막말을 내뱉는 일을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