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금융의 원칙- 2022. 11. 18.

jaykim1953 2022. 11. 18. 06:20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으로 인한 충격은 상당히 보입니다. (관련기사: FTX 파산 여파에 16000달러대 횡보_asiae.co.kr_2022. 11. 15.) 만큼 가상화폐에 돈을 쏟아 부었던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심지어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하겠다고 하였던 엘살바도르 같은 국가는 거의 패닉 상황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가상화폐 폭락에엘살바도르 쪽박 위기_mk.co.kr_2022. 11. 15.) 엘살바도르가 기록한 가상화폐의 평가손(評價損) 미화 6 8백만 달러에 이르며, 이는 나라의 1년간 농업 예산인 7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숫자라는 것입니다.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을 위시한 행정부 안의 의사결정권자들은 가상화폐가 무엇인지, 나라의 통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던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아울러 경제와 금융의 원칙에 대하여 무지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국의 국민들이 일상생활, 경제활동에 사용하는 자국 통화로 실제 화폐가 아닌 가상화폐를 사용하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도 안되는 그러한 결정을 내린 댓가로 나라의 경제와 재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가상화폐가 실제의 상거래에 사용될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 전에 밝힌 있습니다. 화폐 가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경제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7. 12. 22. - 비트 코인 참조) 그런데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을 위시하여 행정부 관료들은 아마도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가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면 평가익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말하자면 나라의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비트코인을 매집하면서 겁도 없이 환투기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미 여러 이야기하였습니다만 투자와 투기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투자는 투자 대상물의 가치-value- 투자하는 것입니다. 가치의 증가로 인하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그로부터 이익을 취할 있습니다. 반면 투기는 대상물의 가치와는 상관 없이 단순히 가격의 움직임에 주목합니다. 가치의 변화 없이도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변동으로 인하여 가격이 움직입니다. 가격이 하락하였을 때에 매입하였다가 가격이 상승하면 매각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 투기입니다. 가상화폐는 이미 여러 언급한 바와 같이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사람은 자신이 매입한 가상화폐를 어떠한 곳에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이유는 미래에 자신이 매입한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자신의 가상화폐를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삽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1. 5. 21.- 가상화폐 시장의 움직임 참조) 아무런 가치도 없고, 환금성에 대한 가격을 모니터해 주는 중앙은행도 없는 가상화폐를 나라의 통화로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기만 합니다. 엘살바도르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하나 엘살바도르 같은 나라가 이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른 나라의 정치인들도 재정과 경제의 원칙에 대하여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같이 엉뚱한 정책을 너무 쉽사리 들고 나오는 정치인들에게 타산지석의 가르침이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가상화폐가 아닌 나라의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가치를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화폐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많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고 여러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화폐의 가치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부수적인 문제들을 야기합니다. 실질 소득은 늘어나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명목소득이 늘어나게 되면 그로 인하여 세금의 누진세율에서 늘어난 명목소득에 적용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세후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극심할 때에는 정부에서 누진세율을 빠르게 조정해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1970~80년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이 20~30% 달하던 시절에는 임금 인상으로 겨우 인플레이션만 보상해 주기에 급급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3년만 지나면 월급이 배가 되었습니다. 결과 중산층 월급쟁이가 불과 만에 최고의 소득세율을 부담하는 고소득자가 되곤 하였습니다. 실질 소득은 늘어나지 않아도 명목상의 급여는 3년마다 거의 배씩 뛰었던 것입니다. 당시의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원화의 가치를 지켜냐는 것이 초미의 과제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하여 1980년대 초기에는 회사채 발행금리를 30%까지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환율 금리 대폭 인상_donga.com_1980. 1. 12.)

중앙은행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자국 통화의 가치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엘살바도르의 중앙은행에서는 비트코인을 자국의 화폐로 사용한다면 이자율과 환율을 어떻게 모니터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없었을 것입니다. 가상화폐는 이자도 지급하지 않고 다만 다른 화폐와 교환 가치만 거래소를 통하여 있는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FTX 이번에 파산한 것입니다. 가상화폐의 거래 구조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되었습니다. 중앙은행이 가치를 지켜내려고 하는 각국의 통화도 극심한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하물며 가치도 없고 가격도 안정적이지 못한 가상화폐를 자국의 통화로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스스로 재앙을 초래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우니라라에서는 야당 대표가 거래소를 찾아가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하여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관련기사: 거래소 찾아간 이재명 "공매도 금지 즉각 시행을"_mk.co.kr_2022. 7. 25.) 그러자 정부는 공매도에 대한 규제 대책을 내어 놓았습니다. (관련기사: 공매도 금지 21 종목 `반짝 효과` 그쳤다_mk.co.kr_ 2022. 7. 29.) 공매도는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종목을 타인으로부터 빌려서 시장에 매도하는 것입니다. 비록 자신이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타인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것이므로 시장의 관점에서는 누군가 가지고 있는 것을 파는 것이고, 이를 시장에서 누군가 사는 것이므로 공매도로 인하여 단순히 매도만 있고 매수는 없는 거래는 아닌 것입니다. 시장에서 온전히 매도와 매수가 만나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다만 매도하는 측이 매도 물건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타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빌려서 매도한다는 것만 다를 뿐입니다. 공매도의 금지를 요구한 정치인은 마치 공매도만 없애면 매도 물량이 줄어들어서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이해하였나 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공매도를 하는 쪽에서는 매도 물량을 빌린 기간이 경과하고 나면 시장에서 해당 주식을 되사서 빌린 물량을 갚아야 합니다. 따라서 공매도를 사람은 잠재적인 매수 세력이 됩니다. 시간적인 차이는 있으나 시장 안에서 매도와 매수의 세력이 항상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매도와 매수의 시간적인 차이에 따른 가격의 움직임으로부터 수익을 올리려는 행위가 공매도입니다. 이를 마치 시장을 교란하는 부정한 행위인 듯이 매도(罵倒)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공매도를 규제한다고 하여도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시장에서는 가급적 규제를 많이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상화폐를 자국의 통화로 사용하겠다던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발상은 아마도 정치인의 포퓰리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자국의 통화는 자국의 중앙은행이 관리하여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매도 물량이 소화가 된다는 것은 시장의 기능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를 굳이 규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금융의 원칙을 이해하고, 시장을 아는 사람들이 경제와 금융 정책을 세운다면 이러한 불필요한 잡음은 없을 것입니다. 가상화폐가 자국의 통화가 되어서는 되는지, 공매도를 규제하는 것이 효과가 없는지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어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원칙이 제대로 있고, 원칙이 지켜지는 경제와 금융시장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