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새마을금고- 2023. 7. 14.

jaykim1953 2023. 7. 14. 06:36

최근 우리나라 금융기관 가운데 새마을금고의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자주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 시장의 상황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다가 안정 국면에 접어 드는가 싶더니, 여러 곳에서 금융기관의 부실과 어려움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3 금융위기- 2023. 3. 24. 참조) 미국의 실리컨 밸리 은행 (SVB, Silicon Valley Bank) 시작으로 하여 스위스의 크레딧 스위스 (CS, Credit Suisse) 은행에 이르기까지 여러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직면하였었습니다.

우리나라라고 이러한 세계적인 어려움에서 안전하기만 것은 아닙니다. 지난 6월부터 새마을금고의 예금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두달새 7 이탈한 감독 '사각' 마을금고_joongang.co.kr_2023. 7. 2.) 그리고 이번 새마을금고의 사태를 유발한 직접적인 사건은 지난 7 5일에 발표된 남양주 동부 새마을금고의 합병 소식입니다. (관련기사: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 합병 소식에… ‘예적금 해지소동_donga.com_2023. 7. 6.) 부실 새마을금고가 주변의 다른 새마을금고와 합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위 뱅크런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후 꾸준히 이어지는 보도는 새마을금고의 상황이 몹시 안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체율은 상승하고 예금은 이탈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번 월요일 7 10일에는 재미 있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새마을금고를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관련기사: 새마을금고를 위한 변명_hansbiz.co.kr_2023. 7. 10.) 기사는 조금은 냉소적인 표현을 썼으나 현재의 새마을금고가 처한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새마을금고를 관리 감독하는 행정안전부의 담당 직원 숫자가 14명뿐이라고 하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현재 새마을금고 점포 숫자는 3 여개이고 전체 자산규모는 280조가 넘습니다.) 금융의 전문성마저 결여하는 직원 14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 보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금융기관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지 않는 곳이 바로 새마을금고입니다. 새마을금고는 그야말로 소형 신용 금고 수준의 마을 금융기관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지역 또는 직장에 독립적인 법인으로 설립됩니다. 현행법상으로는 자본금 150 또는 200 이상의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별 새마을금고들이 모여서 새마을금고 중앙회를 구성합니다. 중앙회에는 기본급만 3억원에 달하는 중앙회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마을금고에는 조합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이사장이 있습니다. 이사장은 소형 금융기관의 () 해당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금융분야에 관련하여 전문성을 결여한 이사장이 금융기관이나 다름없는 새마을금고의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문제의 해결은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새마을금고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과거에 있었던 저축은행의 상황과 너무나도 유사함을 발견할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4. 8. 14.- 이름 바꾸기 참조) 저축은행도 원래의 설립취지는 지역의 주민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예금과 대출을 실행하는 여수신(與受信) 금융기관을 지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축은행들이 대형 금융기관의 흉내를 내면서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성하고, 자금으로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 실행하였던 것입니다. 원래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는 영업행태를 보이다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의 새마을금고 상황도 과거의 저축은행과 판박이로 똑같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후순위 채권까지는 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마을금고 중앙회를 중심으로 여러 새마을금고가 연합하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고 자금으로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였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소상공인들로부터 거두어들인 소액 예금을 모아서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한몫에 털어 넣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건설 경기가 부진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상환이 여의치 않자 새마을금고의 자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됩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예금 인출을 부추기고 새마을금고의 자금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새마을금고는 금고의 이사장뿐 아니라 중앙회의 중앙회장도 금융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리고 새마을금고는 금융감독원의 감사도 받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융 영업에 집중하지 않고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였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들 가운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현금 흐름과 수익성을 제대로 분석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는지 심히 우려되는 바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금융 상품 가운데서도 상당한 전문지식과 분석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현금 흐름의 할인 (Discounted Cash-Flow)이라던가 프로젝트의 진행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가능하여야 합니다.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건설 시행사는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부풀리면서 장밋빛 계획을 내놓게 마련입니다. 이를 냉정하게 분석하여 실현 가능성과 수익과 비용, 현금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여 해당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파악하여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여할 것인지 여부의 의사결정을 하여야 합니다. 아마도 새마을금고에서는 이런 과정이 없었거나 혹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보입니다.

우리 사회는 십여 전부터 이미 여러 차례 저축은행의 부실 경영으로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새마을금고라는 지역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는 사태를 맞이하면서 서민 금융 시장이 커다란 타격을 입게 것으로 보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정확히 없으나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항간의 호사가들은 정부내 부처간의 힘의 경쟁, 이권 경쟁에서 행정안전부- 당시의 내무부- 우위를 점하여서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에서 벗어나 행정안전부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어떤 연유에서였던 간에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금융 업무를 하는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따랐으면 합니다. 그리고 금고의 장인 이사장,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중앙회장 등도 전문 금융인으로 하여금 자리를 맡도록하여야 것입니다.

이번 새마을금고의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방식도 과거 저축은행의 상황과 다르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은행권, 새마을금고 RP 6조원이상 매입_yna.co.kr_2023. 7. 10.) 결국은 금융시장 안에서 규모가 다른 금융기관들을 동원하여 사태를 진정시키려 합니다. 그런데 과거의 저축은행 사태보다 상황은 좋아 보입니다. 각종 부조리와 부패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불법 수수료에서 사모펀드 비리로…'새마을금고 사태' 일파만파 _tf.co.kr_2023. 7. 11.) 과거 저축은행의 상황을 보면 저축은행의 책임자들은 금융기관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번의 저축은행 사태에서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니 하물며 금융의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로 꾸려진 새마을금고의 경우는 저축은행의 경우보다 나쁘면 나빴지 좋지는 않을 것입니다.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새마을금고의 운영을 전문 금융인 출신들에게 맡기고, 금융감독기관의 감독을 제대로 받도록하여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