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원 포인트 레슨 (One point lesson) - 2023. 8. 25.

jaykim1953 2023. 8. 25. 06:30

지금으로부터 43- 44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서울 지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매년 봄이면 외국은행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하였습니다. 경기 종목 가운데에는 소프트 야구가 있었습니다. 젊은 직원들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하고 시합 주일 정도 퇴근후에 모여서 연습을 하였습니다. 우리 팀의 코치로는 친구인 박해종 선수를 초빙하여 왔습니다. 박해종 선수는 우리 팀원들을 포지션에 세워 놓고 펑고 볼을 쳐주며 연습 시켰습니다. 국가대표 4 타자가 코치를 하기에는 우리 팀의 실력은 그야말로 변변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박해종 선수는 성심껏 우리들의 연습을 도와주었습니다.

우리의 연습 장소는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시내의 장충고등학교 운동장이었습니다. 어느 시간쯤 연습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려고 장비를 챙기고 있을 때였습니다. 오후에 미리 연습을 마치고 우리가 연습하는 동안 운동장 구석에서 개인 연습을 하던 몇몇 고등학교 선수 가운데 명이 달려 나와 박해종 선수 앞에 와서는 모자를 벗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생은 박해종 선수에게 스윙을 번만 주실 있겠습니까?” 라고 공손히 물었습니다. 박해종 선수는 흔쾌히, “ 그래, 라며 선수를 주었습니다. 선수는 박해종 선수 앞에서 번의 스윙을 힘껏 휘둘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박해종 선수는 가지 지적을 하였습니다;

너는 마음이 급해서 상체가 앞으로 먼저 나간다. 그런데 정작 스윙을 때에는 하체가 먼저 돌아가고 상체는 뒤따라서 돈다. 그런 식으로 스윙을 하면 상체는 앞으로 쏠리면서 스윙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상태에서 공을 맞히면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에 배트가 공을 깎아 치는 현상이 나오면서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 나가기 십상이다. 그런 현상을 피하려고 스윙을 서두르다 보면 타이밍이 빨라져서 배트가 일찍 나가게 되고 공을 맞히는 타이밍을 맞추려 스윙 속도를 조정하면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에는 오히려 스윙이 느려져서 타격이 힘이 없어지고, 배트의 스위트 포인트에 공을 맞출 없어 내야 공이나 없는 땅볼이 되기 쉽다.”

그리고는 그의 배팅 폼을 잡아주면서 배트를 다리 사이의 가랑이에 끼고 하체를 돌리면서 배트가 돌아가는 회전에 맞추어 상체를 돌리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배트를 손에 쥐고 스윙을 시켰습니다. 10 남짓 개인 지도를 마친 학생은 다시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박해종 선수가 개인 지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직원들은 학생 우리 덕에 잡았다. 언제 국가 대표 4 타자 출신에게서 개인 교습을 받아 보겠어.” 라고 웃으며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실 학생은 결코 쉽지 않은 기회를 잡으려고 용감하게 뛰어나와 도움을 청하였던 것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우리 직원들은 박해종 선수의 그날 개인 지도를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직원이 우리도 박해종 선수께서 잡아 주시면 일류 선수들처럼 스윙을 하고 공을 있는 겁니까?”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박해종 선수는 웃으며, “먼저 스윙이 몸에 배야 하지요. 다음에 수정해 나가면서 익혀 나가면 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매번 때마다 폼이 달라지는 수준입니다. 하하하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당시 박해종 선수는 서른 살이 되었을 때입니다. 그런데 일찌기 운동에 전념하면서 뛰어난 타자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저는 그의 그런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전국에서 야구 한다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박해종 선수를 것이고 그에게서 포인트 레슨을 받게 되면 무척이나 좋아할 것입니다. 당시 그는 3 연타석 홈런을 2 번이나 기록하고 실업 연맹 홈런 왕을 차지하였던 대타자였습니다. 우스갯말로 그가 실업 연맹 홈런왕을 차지하던 해에는 타격이 공에 빗맞았는데도 공이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적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전 포수 4 타자로 뛰었고, 실업팀에서도 주전 포수 4 타자, 군에 입대하여서도, 그리고 제대하여 대학팀에 가서도 주전 포수 4 타자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서도 4 타자 자리를 지켰을 만큼 그는 나름대로 타격에 관하여서는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여 2- 3 직장인이었습니다. 아직도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많고 배워야 것이 많았던 때였습니다. 분야는 다르다고 하지만 박해종 선수는 이미 이룬 것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이룬 것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아직 이룬 것은 보잘것없고, 아니 이룬 것은 아예 없고 앞으로 많은 것을 배워야 처지였습니다. 그러니 제가 박해종 선수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즈음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최강 야구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저도 가끔 프로를 봅니다. 언젠가 연로한 야구 감독 김성근 감독이 젊은 선수를 앞에 두고 포인트 레슨을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어린 선수는 노감독의 지시에 순종하였고, 나이 감독은 진지하게 어린 선수를 위하여 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올바른 방법으로 교정해 주었습니다. 모습을 보면서 문득 예전에 박해종 선수가 고등학생에게 포인트 레슨을 주었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김성근 감독도 어린 학생을 지도하면서 대뜸, “ 바깥쪽 치지?” 하고 지적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생은 고개를 수그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 너처럼 스윙하면 바깥쪽 공을 수가 없어라면서 스윙 폼을 교정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선수는 평생 그날 김성근 감독의 가르침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옛날 박해종 선수에게 포인트 레슨을 받았던 선수도 평생 박해종 선수의 지적과 가르침을 잊지 않았을 것입니다.

1983 제가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로스앤젤레스에서 외환 딜러로 일하던 시기의 일입니다. 즈음 기술적 분석이 외환 딜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마침 저는 미국으로 가기 싱가폴에서 일하던 시절에 기술적 분석에 대한 공부를 하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 로스앤젤레스에는 실적이 오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Wayne Bissel 이라는 외환 딜러가 있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 인생경력- 2012. 4. 27. 참조) 어느 그가 저에게 기술적 분석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는 가지를 이야기해 주며 일간 트레이딩 (Intraday trading)에는 터널(Tunnel) 파악하여 거래하는 기법이 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터널이란 가격의 움직임이 단기간 동안 일정한 하한 가격과 상한 가격 사이에서 움직이는 경향을 말하는 것입니다. Wayne 저의 조언을 듣고 그날부터 바로 터널을 파악하여 터널 바닥에서 매입하고 터널의 꼭대기에 이르면 파는 방법으로 트레이딩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이런 기법은 일주일에 3- 4 동안은 작동하여 성공하였고 두번 정도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성공하는 횟수가 실패하는 횟수보다 많아서 그의 실적이 이전보다 나아졌습니다. Wayne 이후 딜링 헤드에게 불려가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Wayne 어찌 보면 저에게서 포인트 레슨을 받았던 것입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포인트 레슨의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그만큼 금융은 복잡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로 인하여 어느 가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전체가 좋아질 있는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특정 분야에서는 간혹 포인트 레슨이 작동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글의 독자분들 가운데 지금 하시는 일에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가 포인트 레슨을 부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