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음주 공화국- 2023. 9. 15

jaykim1953 2023. 9. 15. 05:45

지난 주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 가운데 그리 반갑지 않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단체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가면서 과도한 양의 술을 소지하고 있어서 해당국에서 문제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관련기사: 용인시의원들, 술 수십 병 들고 말레이 입국하다 적발- ytn.co.kr- 2023. 9. 7.) 당사자들은 영사관 직원들에게 선물하려고 술을 가져간 것이라 변명하지만 누가 들어도 옹색한 변명으로 들립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하는 형태를 보면 마치 술을 마시려고 여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나 학교 동창이라던가 직장 동료 등 남성 중심의 단체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거의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저녁 술 파티를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한다면 음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기조차 합니다. 아마도 음주를 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싶습니다.
그뿐 아니라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비율도 세계 최고의 수준에 육박합니다.
 
              세계 알코올 중독 비율

 CountryMaleFemaleCombined
1Russia36.90%7.40%20.90%
2Belarus33.90%6.20%18.80%
3Latvia28.80%4.60%15.50%
4United States17.60%10.40%13.90%
4South Korea21.20%6.80%13.90%
4Slovenia23.50%4.50%13.90%
7Poland22.70%3.70%12.80%
8Slovakia22.80%2.50%12.20%
8Estonia22.20%3.80%12.20%
10Austria18.10%6.10%12.00%
11Sweden14.70%7.30%11.00%
11Lithuania19.90%3.60%11.00%
13Ivory Coast15.60%4.10%10.00%
14Togo15.10%4.00%9.50%
14Switzerland16.10%3.20%9.50%
16Finland14.80%3.80%9.10%
17Peru14.00%3.80%8.90%
18United Kingdom13.00%4.70%8.70%
18Lebanon15.80%1.60%8.70%
20Ireland13.00%4.10%8.50%

출처: Alcoholism by Country 2023 (worldpopulationreview.com)
 

우리나라의 알코올 중독 비율은 러시아, 벨라루스, 라트비아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슬로베니아와 함께 공동 4위입니다. 그런데 표를 보면 러시아와 구소련 위성국가들이 유독 알코올 중독의 비중이 높은 것을 있습니다. 또한 남성을 보면 러시아와 구소련 위성국가를 제외하면 단연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를 위시한 구소련 위성국가들은 암울한 경제와 국가 통제 속에 술을 마음의 위안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날씨가 혹독하게 추운 겨울이 길다는 것도 알코올 중독이 많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려고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면 쉽사리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와 구소련 위성국가를 제외하면 남성들의 알코올 중독 비율이 20%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문제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술에 만취하여 길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것을 관용하는 분위기입니다. 술에 취한 것을 나무라지 않고, 술에 취하여서 하는 행동을 관대하게 바라봅니다.
외국에서는 길거리에서 취한 사람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술에 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구토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나 있을 있는 일입니다. 주취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길바닥에 구토하는 장면을 보면 선진국 사람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곳은 대단히 후진국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음주문화에 관하여서는 우리나라는 후진국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위태롭다고 지적을 받는 것은 상당수의 알코올 중독자들이 자신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분명히 알코올 중독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자신은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음주문화를 이야기한다면 사실은 저도 그리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도 과거에 저의 고객들에게 음주 접대를 하며 고객들이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권한 적도 있고, 그렇게 취한 고객들을 데리고 2, 3 음주를 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음주 접대가 과도하게 성행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범의식(共犯意識) 조성입니다. 고객과 함께 무엇인가 좋은 일을 저지르고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함께 하였다는 마치 범죄를 함께 저지른 공범과 같은 의식을 갖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과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술에 취하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객 가운데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함께 술을 마신 술에 취하였을 때에 고객과 함께 있는 것이 매우 힘이 듭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은 다음에는 은근히 고객이 술에 취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때에 말리느라고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하면서 고객으로 하여금 미안한 감정을 가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과 가까워지는 것을 노리기도 합니다.
일찍이 1980- 1990 즈음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작게는 1천만 달러 규모에서부터 크게는 5천만 달러 수준에 이르는 해외 증권을 발행하였었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매우 작은 금액들이지만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고 게다가 해외에서 자금을 동원한다는 뿌듯함까지 곁들여 해외 증권을 발행하고 나면 성취감이 대단하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국내 굴지의 S 그룹사들이 해외 증권을 자주 발행하였습니다. S그룹사들의 해외 증권 발행에는 발행사뿐 아니라 그룹의 비서실 재무팀 임원들도 동행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가격 협상을 마치고 발행이 마무리되면 저녁 식사와 곁들여 음주가 뒤따르곤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악명 높은 구두에 부어 마시기 등의 악습(?) 자행되었습니다. 가장 손쉽게 이루어지는 음주 행태는 우선 얼음통에 위스키를 부어서 가득 채우고 이를 점잖게는 맥줏잔에 따라 마시고, 추악한 방법으로는 재떨이, 심지어는 신고 있던 구두를 벗어서 구두에 술을 따라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 금액도 아닌 증권 발행 놓고 마치 나라를 구하기라도 불결하기 이를 없는 폭주를 하였던 것입니다.
국내 최고의 재벌 그룹이라고 하던 S 그룹사들의 행태가 그렇다 보니 주변의 다른 재벌 기업들도 비슷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해외 증권을 자주 발행하였던 D그룹도 비슷하였고, 밖의 다른 재벌 그룹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성공적인 해외 증권 발행을 그런 식으로 축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모두 최소 60 후반, 70 혹은 80대가 되었습니다. 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적잖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지금 모두 때의 저질스러운 음주 행태를 부끄러워하며 후회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시의 음주 문화에 대하여서는 자신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렇듯 작지만 사람 사람의 음주자들이 하는 행동이 모이고, 쌓여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 답게 음주 문화를 고쳐 나가야 것입니다. ‘ 하나쯤이야하는 생각보다는 나부터라도조금씩 고쳐 나가야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갈지자로 걸음을 휘청거리며 걷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앉은 자리에서 독한 병을 비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나 공원, 길거리 대중이 바라보는 곳에서는 술병 자체를 보이지 못하게 하는 서구의 문화는 본받을 만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쳐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알코올 중독의 증상은 여러 가지가 이야기 되고 있으나 가지만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음주를 하면 혀가 꼬인다거나, 기억이 끊긴다거나, 몸을 가누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2.       위의 1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때까지 음주를 하여야만 술을 마신 것으로 생각한다.
3.       지난 숙취가 풀리기 전에 해장 등의 명목으로 다시 음주를 한다.
4.       술을 함께 마시는 사람과 경쟁하듯 마신다.
5.       자신의 음주량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즐긴다.
(출처: Understanding Alcohol Use Disorder |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NIAAA) (nih.gov))
 
음주는 생활 속에 즐길 있는 여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때는 미국에서 금주법(Prohibition) 있었습니다. 금주법으로부터의 교훈은 금주는 법으로 시행한다고 강제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이 술을 전혀 마시고 살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에 있어서 음주는 적당한 선에서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양 있는 선진사회의 일원이라면 스스로 음주 문화를 가꾸어 가도록 노력하여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선진국에 비하여 뒤떨어지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더구나 회교 국가에 술병을 들고 들어가는 공무원, 지방의회 의원들이 더는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