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손쉬운 이자 장사- 2023. 11. 17.

jaykim1953 2023. 11. 17. 06:24

지난 국내 보수 언론에 실린 기사 가운데 국내 은행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금융감독원장의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이복현 “60 이자 이익 은행들, 무슨 혁신했나”-chosun.com- 2023. 11. 7.) 국내 은행들에 대한 비판은 이미 이달 대통령의 입을 통하여 시작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손쉬운 이자 장사로 36 벌었다, 은행성과급 돈잔치’-chosun.com- 2023. 11. 2.) 대통령이 직접 갑질’, ‘독과점등의 부정적인 단어를 앞세워 은행들의 수익과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을 그들만의 잔치라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수 언론은 때다 싶게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은행들은 고금리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아랑곳없이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두고 있다.’라고 발짝 앞서 가며 은행들을 비난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연 은행들이 이렇게 비난 받을 일을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은행들이 시중 금리를 올린 것도 아니고 시장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서민들이 고금리에 시달리게 것입니다. 그리고 이자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은행들의 수익은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디 덧붙이자면 은행은 쉬임 없이 꾸준히 개선하고 발전해 나가야 살아남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선과 발전이 금융감독원장의 입맛에 맞는 혁신이어야 필요는 없습니다. 금융감독원장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은행 안에는 끊임없이 크고 작은 변화와 발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장 하루 아침에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세월이 흐르면 동안 쌓인 변화와 발전을 있게 됩니다. 그런데 당장 은행들에게서 커다란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시장 이자율이 상승하는데 이에 발맞춰 서민들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은행들이 비난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보수 언론에서 이보다 불과 보름 전인 지난 달에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저조한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기사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늘어난 대출 연체에 은행 건전성경고등', 올해 부실채권 3.2 털어-chosun.com- 2023. 10. 15.) 지난 10 중순에 보여준 언론의 논조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언급하였습니다.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대출잔액) 평균도 0.09%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것입니다. 연체율이 높아지면 은행들은 신용(信用, 크레딧, credit) 프리미엄을 많이 부과합니다. , 이자율을 높이게 됩니다. 높아지는 연체율에 대한 보상을 이자 수익으로 보충하여야 합니다. 이달 초에 나온 기사에서는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장사로 너무 많은 돈을 벌었다고 비판합니다. 지난 달의 기사에서는 늘어나는 연체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으나 이번 달에 들어서는 은행들이 높아진 연체율 속에서도 많은 이자 수익을 올렸다고 비판합니다. 그렇지만 높아지는 연체율 속에서도 이자 수익을 꾸준히 올렸다면 이는 채권 관리를 훌륭히 수행한 것이므로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높아진 연체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자 수익을 올릴 있게 임직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것입니다. 그런데도 손쉬운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등의 부정적인 어휘를 사용하며 은행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연체율이 높아진다면 이자 장사는 결코 손쉬운 장사가 아닙니다. 그저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손쉬운 이자 장사라고 거부감을 유발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보수 언론사가 불과 보름 전에 썼던 기사를 보아도 이자 장사는 결코 손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금융감독원장이 지적한 급여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은행만 남달리 높은 급여를 받은 것이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장의 언급에 따르면, ‘국내 18 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제외) 임직원들의 평균 급여 총액은 11568만원에 달한다. 은행원의 평균 급여 총액은 2008 금융위기 이후 14년간 1.8배나 늘었다.’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 인사혁신처(www.mpm.go.kr)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2008 – 2022, 14년간) 우리나라 공무원의 급여도 1.8, 또는 이상 늘어났습니다. 5 공무원 1호봉의 기본급은 2008 1,453,000 원에서 2022 2,606,400으로 정확하게 1.7938, 1.8 상승하였으며, 9 공무원 1호봉은 2008 820,100원에서 2022 1,686,500으로 2.0565 상승하였습니다. 은행원들의 급여만 1.8 상승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언론에서 대통령의 은행 비판에 모두 동조하고 받아 적기만을 것은 아닙니다. 일부 언론은 대통령의 은행 비판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은행이 갑질작심비판 나왔지만, 현실은수익성 악화’-economist.co.kr- 2023. 11. 2.) 금융업을 영위하여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의 눈에는 은행이라는 것이 손쉬운 이자 장사라고 비쳐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 눈에 쉽게 보이는 이자 장사 마저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며 은행을 경영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대통령의 은행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은행이 처한 현실은 어둡습니다. 우리나라의 은행들이 외국, 특히 미국의 은행들에 비하면 수익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핵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0.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p 하락했다미국의 대표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의 ROE는 올 3분기 13.3%로 전 분기보다 5.1%p 급상승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2%로 같은 기간 0.4%p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형 은행들이 ROE (Return on Equity, 자본수익률) 기준으로 미국의 대형 은행들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금융관련 당국은 은행의 늘어난 수익을 비판하지 말고 외국의 은행들에 비하여 뒤떨어진 수익성을 어떻게 제고하여야 할지를 고민하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은행 비판에 대하여 좀 더 과격하게 저항하는 언론도 있었습니다.  지난 달 말 국회에 출석한 금융위원장이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늘어난 것에 대하여 횡재세(橫財稅)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의 부당함을 신랄하게 비판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은행 횡재세, 경영진이 위헌소송 내면 배임-mk.co.kr- 2023. 10. 31.) 정부가 의도하는 횡재세를 받아들이는 은행 경영진은 주주들로부터 배임(背任)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 내용을 일부 옮겨 보면;

만약 한국에서 횡재세 부과가 결정되고 은행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는 곧 주주 이익에 대한 침해다. 설사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황재세 부과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테니 역시나 주주 이익 침해다. 은행 이익은 최종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데 그 이익을 강제로 거둬가는 횡재세는 발상 자체가 주주 이익 침해를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은행 경영진이 아무 조치 없이 황재세를 받아들인다면 주주 이익을 배신하는 게 된다. ‘배임’ 논란이 벌어질 것이다.

은행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주인은 주주들입니다. 은행의 경영진은 주주들로부터 은행을 제대로 잘 경영하라는 위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은행 경영진은 은행의 수익을 올려 은행이 건실하게 경영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은행이 살아남으려면 이익은 필수적입니다. 은행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부실해지면 이는 주주들에게만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은행 고객들에게도 불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신뢰할 만한 건실한 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은행 고개들에게도 필요합니다. 은행이 손실을 내고 부실해지면 거래 고객에게도 전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은행이 이자 수익을 내는 것을 횡재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금융위원장이라는 현실이 서글프고 안타깝습니다. 금융의 본질, 은행의 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합니다. 은행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들을 위하여 싼 값에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인식하여서는 안 됩니다. 은행도 이익을 내고 성장하여야 합니다. 훌륭한 인재를 뽑아서 훌륭한 금융인으로 키우고 성과에 대하여 올바르게 보상하여야 합니다. 은행도 엄연히 이익을 추구하는 이익 조직(profit organization)이지 봉사 사절단 (charity mission)이 아닙니다. 과도한 이익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세금을 납부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과도한 이익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쟁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영원히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잠시 엄청난 규모의 이익이 발생하였다 하여서 횡재세(橫財稅)를 들먹이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금융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무모한 시도로 보입니다. (관련기사: "은행권횡재세연내 제정되나…“민주당 법안 제정 촉구 나서”"-heraldcorp.com- 2023. 11. 16.) 외국의 초대형 금융회사와 같은 금융기관이 국내에서는 생길 없는지 우리의 금융 환경을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금융업에 대한 인식이 매우 염려되는 수준입니다. 1년 반 전에도 지금과 유사한 사태가 있었습니다.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들먹이며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이자 장사를 비판하자 모든 은행이 이자율을 낮추는 일도 있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민간주도 시장경제- 2022. 7. 8. 참조) 금융에 대한 이해를 갖춘 금융 감독기관의 책임자를 기대하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일인줄은 몰랐습니다. 하기야 국회의원이 윽박질러서 국가대표 야구 감독도 물러나게 만드는 일도 있었습니다. (손혜원 의원, 선동열 감독 어떤 있었나? 압박에 결국... 잡음 들끓어...-ksilbo.co.kr- 2018. 11. 15.) 정확히 5 전의 일이었습니다.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 비전문가가 들어서면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코메디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정부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의 주주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금융지주회사의 CEO 자리에 정부의 입김이 작동하는 것이 문제로 보입니다. 금융업이 금융업 답게 운영되어야 것입니다. 금융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금융업에 종사하여 금융인이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을 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