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슬픈 노래, 슬픈 마음- 2024. 3. 15.

jaykim1953 2024. 3. 15. 06:02

오래 노래를 하나 듣겠습니다.

Gone the Rainbow- Peter, Paul & Mary

1962년에 피터, & 메리가 발표한 ‘gone the Rainbow’ 라는 노래입니다. 3분도 되지 않는 짧은 노래입니다. 그런데 멜로디도 그렇지만 가사도 슬픈 내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구절에 “Johnny’s gone for a soldier” 시사하는 바는 마치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젊은이들이 군대에 입대할 때에 불러주던 슬픈 가락이 떠오릅니다. 1970년대, 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입영전야(입영전야-최백호)라던가 1990년대 들어서 입영열차 안에서(입영열차 안에서- 김민우) 혹은 2000 대의 이등병의 편지(이등병의 편지- 김광석) 연상하게 됩니다.

남자가 군대에 들어가는 것은 자의이든 타의이든 보내는 이의 마음을 슬프게 만듭니다. 노래 Gone the Rainbow 발표되었던 시기는 베트남 전쟁이 시작하기 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영하는 Johnny 떠나 보내는 아쉬움과 슬픔이 묻어나는 노래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래는 베트남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반전(反戰) 운동 현장에서 많이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남자가 군대에 간다고 하여서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크게 잘못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서글픈 감정이 드는 것은 아마도 스스로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게 것인지 없이 모르는 곳으로 떠난 다는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하게 되고 언제 다시 만나게 되려는지 없다는 것도 막연한 서글픔으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저도 지금으로부터 50 전인 1974 9 11일에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당시 한양대학교 운동장에 모여서 하루 종일 앉아 번호를 시키며 인원 파악을 하고 오후 늦게 왕십리 역에서 군용 열차를 타고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였습니다. 훈련소에서 훈련 받는 것이 겁이 나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이 특별히 슬픈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6 훈련을 받은 어디로 가게 되려는지, 어떤 부대에 배속되어서 어떤 일을 하게 되려는지 알지 못하고, 더군다나 어떤 상급자를 만나게 것인지 막연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제가 저의 어머니의 얼굴을 다시 보게 것은 입대 2달이 넘어서 11 중순이었습니다. 제가 원주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에 저의 부모님께서 곳으로 면회를 오셔서 입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할 있었습니다.

훈련소에 처음 입소하여서는 군대라는 단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서러움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늦은 불침번을 서면서 창밖의 달을 쳐다보고 생각, 고향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뺨에 눈물이 흐르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은 군대에 입대한 당사자뿐 아니라 사랑하는 친구, 가족, 연인을 군대에 보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Gond the Rainbow 노래는 이러한 감정을 노래한 것입니다.

군대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면 저는 곡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논산 훈련소에서 기본 훈련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위하여 원주의 통신훈련소에서 14 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곳에서 함께 훈련을 받던 전우(戰友)들과 부르던 노래입니다. 제목은 찔레꽃입니다. (찔레꽃- 이연실) 노래 가사 가운데 엄마 엄마 부르며…” 라는 대목에서는 울컥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런 노래를 들을 느끼는 감정을 상당 부분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친구가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에서 가지, 가지씩 자신에게서 멀어지면서 떠나가는 것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친구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부모님, 친척들이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오래 아끼고 써오던 물건들이 낡고 쓰게 되거나, 작동 방식이 달라지면서 쓰게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CD 플레이어를 이용하여 음악을 들었는데 언젠가부터 DVD 방식이 나오면서 CD 플레이어를 거의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그마저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MP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게 되어 과거에 쓰던 DVD 플레이어는 자리만 차지할 일이 없어 구석에 박아 놓았다가 이사를 하면서 처분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문득 서운한 마음과 섭섭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친구는 문득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주변에서 사라져 가는 가운데 가장 아쉽고 서러운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부모님?, 친구?” 하고 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웃으면서, “글쎄? 나는 돈이던데. 하하하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친구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친구는 미국으로 이민 와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하였고, 부인과 이혼도 하였고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주변의 여러 가지를 잃었습니다. 때마다 슬픈 마음을 술로 달래보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돈을 잃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말이기는 하지만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특히나 나이 들고 연로해지면서 스스로의 앞가림을 만한 재정적인 여유가 없다면 많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여야 것입니다. 젊었을 때에 돈을 관리하여 나이 다음에 후회하지 않도록 하여야 것입니다.

나이들면 주변에서 가지씩 없어지거나 사라져 가는 것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노후를 지켜줄 재정적인 자산은 가급적 없어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지켜야 것입니다. 외국의 경우 자산관리의 중요한 목표로 내세우는 가운데 첫번째가 노후대비 또는 은퇴 준비(Retirement planning)이고 다음 두번째가 상속 준비 (Estate planning)입니다. 두가지는 자신의 ()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스스로 이루어 놓은 부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를 잃고 아쉬운 마음을 노래로 달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불리는 서러운 마음을 달래는 노래들은 다른 사람들의 서러움을 이해하려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런 슬픈 노래를 자신의 노래로 만들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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