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쉽게 하는 주식 투자- 2024. 2. 29.

jaykim1953 2024. 2. 29. 05:45

최근 세계 증시는 전반적으로 활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Dow Jones YTD Return-slickcharts.com 참조)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2024년의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습니다. 특히 Magnificent 7 혹은M7* (*미국의 증권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Apple, Amazon, Alphabet, Meta Platforms, Microsoft, Nvidia, Tesla의 7 종목을 일컫는 이름)이라 지목되는 소위 빅 테크 (big Tech)종목을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일부 가치 저평가주를 중심으로 PBR 선풍이 불고 있습니다. PBR이란 Price to book-value Ratio를 줄인 말로서 장부 가치 대비 시장 가격의 비율을 말합니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장부가액보다도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PBR이 1보다 낮은 주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BR은 특히 가치 투자(價値 投資, value investment)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표입니다. 가치 투자는 주식의 내재 가치 (內在 價値, intrinsic value)를 중요시합니다. 주식의 내재 가치를 손쉽게 알아내는 방법은 장부상의 1 주당 자산 가치입니다. 가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주식의 시장 가격이 장부상의 1 주당 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식은 향후 적어도 장부 가격 또는 그 이상의 시장 가격에 이를 것을 기대합니다. 따라서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투자자들은 일단 PBR이 1 보다 낮은 주식을 선호합니다.
금년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PBR에 주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할 떼에 PBR이 낮다는 것을 언급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저PBR株 찾아라 보험·증권주 들썩-mk.co.kr-2024. 2. 1.) 그러다가 급기야는 저 PBR에 빚내서 투자하는 열풍까지 불었습니다. (관련기사: "쌀때 쓸어담자" 코스피 저평가株에 '빚투' 몰렸다-mk.co.kr- 2024. 2. 12.) 그 결과는 아직까지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였습니다. 빚까지 내서 투자하게 되면 이자 부담으로 인하여 장기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가격이 올라도 즉시 매각하게 되고 이러한 현상은 가격 상승에 커다란 부담이 됩니다. (관련기사: 저PBR주 차익매물 출회...코스피, 2640선 후퇴-fnnews.co.kr- 2024. 2. 20) 원래 가치 투자는 가치가 상승할 때까지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하는 투자입니다. 그런데 빚을 내서 단기간에 차익 거래를 한다는 것은 가치 투자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주식 투자를 너무 쉽게 여기고 달려든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가치 투자를 목적으로 저 PBR 주식을 매입하려고 한다면 가치 투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대로 전략을 구상하고 준비한 뒤에 투자에 임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오가는 PBR이 낮은 종목 이야기를 듣고 선뜻 빚을 내어 저 PBR 주식에 투자한 것은 주식 투자를 너무 쉽게만 생각한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사례가 또 있습니다.
지난 주에 국내 일간지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목은 ‘10분만에 배우는 차트 분석…’ 입니다. (관련기사: 10분 만에 배우는 차트 분석하면서 주식 투자하는 법-chosun.com- 2024. 2. 22.) 우선 이 기사에 사용된 용어부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차트 분석’이라는 용어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 할지라도 보다 정확한 표현은 ‘기술적 분석’입니다. 차트 분석이라는 말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차트 분석은 기술적 분석의 일부분입니다. 그리고 차트 분석만으로는 시장에 대한 분석이 완전하게 되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기술적 분석을 하여야 시장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있으며, 그러한 기술적 분석의 한 분야가 차트 분석입니다. 이는 마치 병원에서 진찰을 할 때에 열을 재는 것은 전체 진찰의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듯이 차트 분석은 기술적 분석의 일부분입니다. 병원에서 체열만 재고 진찰을 끝내지 않듯이 차트 분석만 하고 시장 분석을 끝내지는 않습니다.
기술적 분석은 저도 매우 신뢰하는 시장분석 기법입니다. 제가 처음 기술적 분석을 배우던 1980년대 초반에 저의 스승격인 선배 트레이더가 저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술적 분석은 예술(과 같은 기술, Art)이다. 똑 같은 사과를 그려도 화가마다 다른 그림이 나오듯이 하나의 시장을 두고 분석하여도 조금씩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향점은 같다.” (Technical analysis is an ‘Art’, where the same apple may be drawn differently by different painters. In the same manner the market may be differently interpreted by different analysts, although they are pointing the same direction.)
기술적 분석은 크게 추세 분석(trend analysis), 패턴 분석(pattern analysis), 지수 분석(index analysis)의 세 가지로 나눕니다. 이 가운데 추세 분석을 흔히 차트 분석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패턴 분석도 차트 분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추세 분석은 시장이 상승세인지 혹은 하락세인지를 분석합니다. 전일의 최고가격 보다 당일의 최고가격이 낮고 전일의 최저가격보다 당일의 최저가격이 높지 않을 때 이를 하락세라고 합니다. 반대로 전일의 최저가격 보다 당일의 최저가격이 높고 전일의 최고가격보다 당일의 최고가격이 낮지 않을 때 이를 상승세라고 합니다. 이를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도표에서 오렌지 색 화살표는 상승 추세입니다. 당일의 최저가가 전일의 최저가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당일의 최고가가 전일의 최고가보다 낮지 않습니다. 그 반면 파란색 화살표는 하락 추세입니다. 당일의 최고가가 전일의 최고가보다 낮습니다. 그리고 당일의 최저가가 전일의 최저가보다 높지 않습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추세가 가파르면 추세가 변화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크게는 터널이라고 하고 그 터널 안에 작은 움직임을 스네이크 (snake, 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네이크 안에서 움직이는 더 작은 움직임을 웜(worm, 벌레)이라고 합니다. 크게 출렁이는 터널 안에 작은 물결처럼 움직이는 스네이크, 더 작게 요동치는 웜이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분석하는 것이 차트 분석입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이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형태의 패턴을 형성한다는 경험치를 반영한 것이 패턴 분석입니다. 패턴은 크게 리버설(reversal, 반전) 패턴과 컨티뉴에이션(continuation, 지속) 패턴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삼봉(三峯, head & shoulder) 패턴은 전형적인 리버설 패턴입니다.
이 밖에도 기술적 분석에는 각종 지수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MACD(moving average convergence & divergence)와 같은 지수 분석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MACD가 수렴(converge)하면 매입 신호, 확장(diverge)하면 매각 신호라고 흔히들 분석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지수들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적 분석은 하루 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10분 안에 배울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10분 안에 차트 분석을 배워서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권고입니다. 제 글을 읽는 독자분들 가운데에는 이러한 무모한 도전을 하는 분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주식 투자가 그렇게 10분 만에 배워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