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Groenveld- 2024. 3. 29.

jaykim1953 2024. 3. 29. 06:00

며칠 전 소셜 미디어의 제 친구 페이지에 올라온 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Groenveld,  Schagen,  North Holland.  A stunning aerial image of an iconic Dutch landscape featuring the historic Groenvelder Mill surrounded by colourful bulb fields. (Groenveld, Schagen, 북부 홀랜드. 형형색색의 구근(球根) 밭으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그뢴벨더 풍차를 배경으로 하는 네덜란드의 멋진 풍경을 하늘에서 바라봄)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 배경으로도 쓰였던 구근 밭의 색깔은 정말 물감 칠을 해 놓은 듯이 아름답습니다.
이 글을 올린 저의 친구는 제가 과거에 R이라고 이따금 소개하였던 사람입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4. 1. 5. 참조) 이 친구가 이 글을 올린 이유는 이 지역 이름인 Groenveld가 바로 자신의 성(姓)이기 때문입니다. Groen은 네델란드 말로 푸르다는 의미, 즉 영어의 green 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veld는 들, 평야를 뜻하는 영어의 field 라고 합니다. 따라서 네델란드 말로Groenveld는 영어의 Greenfield와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R의 고향은 농촌의 푸른 초원이었고, 지금도 농업이 크게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R은 조상대대로 Groenveld에서 살았고, 그 지명을 따라서 자신들의 가족의 성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R이 네델란드의 고향을 떠나 온 것은 50년은 족히 되었습니다. 제가 R을 처음 미국의 LA에서 만난 것이 40년도 더 전(前)인 1983년이었고, 그 때 R은 이미 그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지 여러 해 되었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고향을 떠난 것은 그보다도 더 여러 해 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자신의 고향 지역의 풍경 사진을 보고는 고향 생각이 났던지 그것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페이지에 옮겨 놓았습니다. 그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린 시절의 고향이 그리워지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어린 시절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저도 나이 들어가면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때가 있습니다. R도 아마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R에 비하면 저는 오히려 도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의 고향에 대한 향수가 상대적으로 그리 낭만적이지 못한 편입니다. 시골의 목가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추억을 저는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제가 기껏 시골을 배경으로 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여름 방학 동안에 피서 갔을 때 보았던 해변의 작은 농촌 지역 정도이거나 제 선친께서 저를 데리고 선친이 태어난 고향으로 가셨을 때의 기억이 전부입니다. 저의 선친께서 저를 데리고 고향으로 가셨던 것은 대부분 선친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고향에 머무르시며 선거운동을 하실 때였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4. 3. 22. 참조) 어린 시절 저의 선친 손을 붙잡고 논두렁길을 따라 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또 제가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어린이 치고는 저는 그 당시에 벼와 피를 구별할 줄도 알았습니다. 또 새끼를 꼴 줄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시골 집 마당에 앉아서 새끼를 꼰 것은 아니고 그저 어깨 너머로 어른들이 새끼 꼬는 것을 보면서 따라서 흉내를 내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농촌에서 지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농촌 출신의 사람이 듣는다면 아마도 콧방귀를 뀔 것입니다. 제가 농촌에서 지낸 날짜를 모두 통틀어도 불과 한 달 남짓이나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치 농촌에 대하여 아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주제 넘은 일일 것입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하는 방편 가운데 하나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크게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자신이 자랑하고 싶은 것은 비록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마치 자신이 늘상 겪는 일이라도 되는 듯이 부풀려 이야기합니다.
금융분야에서 이런 식으로 부풀려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심한 분야가 트레이딩입니다. 제가 금융 분야의 일을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또 가까이에서 관찰해 온 바에 따르면 트레이딩을 통하여 돈을 벌고 이익을 남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트레이더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트레이드(거래)를 하면서 이익을 내는 경우보다는 손실을 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다만, 손실을 얼마나 작게 관리하고 이익을 얼마나 크게 키우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손익이 이익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손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위 ‘Run your profits and cut your losses’ (이익은 키우고 손실은 줄여라)라는 금언을 따라야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12. 1. 13. 참조, *주: 이 글은 꼭 한번 읽어 보시기 권해 드립니다.) 저 자신도 우리나라에서, 미국에서 또 동남아- 싱가폴, 홍콩-에서 트레이딩을 해 보았습니다. 시장에서는 트레이더 자신이 원치 않는 거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시장 참여자가 가격을 물으면 그에 응하고 거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에 트레이더가 원치 않는 거래가 일어나게 되면 가장 바람직한 것은 시장에서 바로 반대 거래를 하여 원치 않는 포지션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다른 트레이더의 요청으로 거래를 하여 손실을 입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트레이더들이 마치 자신은 항상 이익을 내는 듯이 부풀려 자랑하곤 합니다. 자신은 손실을 보지 않는 것처럼 과장하여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단언컨데 어떤 트레이더도 손실을 발생시키지 않고 트레이드에서 이익만 내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제가 알량한 며칠 간의 시골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낭만적인 전원 생활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습니다. 트레이더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룰(rule)은 ‘손실은 작게, 이익은 크게’입니다. 어떤 트레이더도 손실 없이 이익을 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손실을 가급적 작게 만들고 이익은 크게 키워야 합니다.
제 친구 R도 그의 인생에서 고향인 농촌에서 지낸 시간은 길어야 불과 10 여 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70 살쯤 되니까 마치 자신은 평생 농촌에서 살기라도 한 듯이 고향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놓았습니다. 마찬가지로 혹시 주변에 트레이더가 자신이 큰 금액의 이익을 낸 것을 자랑하더라도 결코 그 사람이 손실 내는 일이 없이 이익만 내는 것으로 착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람들, 특히 트레이더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것 액면 그대로 다 믿어서는 안 될 때가 많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R이 고향을 그리워 하며 소셜미디어에 고향 사진을 올렸지만 R은 그 고향에서 불과 10 여 년을 살았을 뿐 그의 70 평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