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쯤 전에 보도된 기사 가운데 입맛이 씁쓸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제2대 도시인 부산의 해운대 소재 아파트에서 펜트 하우스를 매입하여 약 15년이 지난 지금 가격이 15억 원이 상승하였으나 이 아파트를 산 것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분양가 대비 15억 올랐는데…"후회막심" 해운대 펜트하우스 소유자의 고백 - chosun.com- 2025. 8. 1.) 이 기사에 따르면, 해운대에 펜트 하우스를 산 사람은 “해운대에 꼭 살아보고 싶어서 펜트 하우스를 매수했지만, 요즘 서울 집값 오르는 걸 보면 박탈감이 든다”라고 말하였다는 것입니다.
구태여 통계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면서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급기야는 인구가 감소하고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지역에서 두번째 주택을 매입하여도 1가구 2주택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하고 나서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강릉에 두 번째 집 사도 세금 확 준다…지방 부동산 살아날까- hankookilbo.com- 2025. 8. 14.) 이렇게라도 하여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소진되도록 정부가 돕겠다는 것입니다.
미분양 주택이 계속 쌓이는 현상은 주택 수요가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소위 ‘똘똘한 한 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면 주택 매입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15년 전에 해운대에 분양 받은 펜트 하우스는 그 동안 15억의 가격 상승이 있었으나, 서울 지역에서는 비슷한 평형에서 40억이 넘는 가격 상승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현상을 알고 있기에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만한 유인책도 내놓고, 각종 부동산 대책을 내어 놓으며 부동산 사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조차도 정부 정책을 피하여 가고, 회피하려는 데에 앞장선다는 것입니다. 지나간 과거 정권에서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을 입안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대책이 실행되기 직전에 자신의 부동산 전셋값을 대폭 올려 받는 방법으로 정부 정책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김상조 靑정책실장, 임대차법 시행 직전 전셋값 14% 인상-yna.co.kr- 2021. 3. 28.) 공적인 입장에서는 세입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전세금 인상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를 입안하였으나, 자신의 부동산에 대하여서는 이 법이 시행되기 직전에 전세금을 대폭 올려 스스로의 이익을 지켜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부는 자꾸 부동산의 소유주인 개인들에게 엄청난 애국심과 도덕적 행동을 요구합니다. 개인의 이익을 억제하고 공공의 선(善)을 위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이는 경제학의 고전 『국부론』(國富論, Wealth of Nations, 1776)에서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이미 갈파하였듯이, “인간의 사적 이익 추구(self-interest) 가 오히려 사회 전체의 번영을 가져온다”는 것을 되씹게 됩니다. 그는,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하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업자, 제빵업자의 선의 덕분이 아니라, 그들의 사사로운 이익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It is not from the benevolence of the butcher, the brewer, or the baker, that we expect our dinner, but from their regard to their own interest.) 즉, 경제주체인 개개인들의 이익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전체 경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 공산주의 진영 국가들이 결국에는 경제에 실패하고 정부가 무너지면서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사명감을 고취하는 것만으로는 경제활동을 제대로 일으킬 수 없음이 과거의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볼 수 있었고, 또 현재의 북한 경제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중국도 개방개혁을 통하여 개인의 이익을 허용하게 되었고, 많은 동구권 국가들이 공산주의를 포기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엉뚱하게 불타는(?) 애국심을 앞세워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는 곳에 가서 주택을 구입하라고 부추깁니다. 1가구 2주택이라는 불이익을 면제해 줄 테니 강릉이나 속초 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현정부의 고위급 인사들 가운데에서는 몇 사람이나 1가구 2 주택 불이익을 면제 받으며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려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자신이 입안한 정책이 시행되기 직전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채운 전(前) 청와대 정책실장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집권층 인사들은 자신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부담이 되고 해가 되는 일은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 나갑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사과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왜 사과하지 않는지에 대한 궤변에 가까운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 관련기사: 조국 “사과 몇 번 한다고 2030 마음 열겠나”-kmib.co.kr- 2025. 8. 23.) 이런 인사들이 정권의 지도층에 있는 한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를 국민들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저의 칼럼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부동산 시장을 보는 눈- 2022. 1. 28. 참조) 이 칼럼에서 제가 독자분들에게 질문을 드렸었습니다:
(1) 나라 전체의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하여 나 하나쯤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공급이 넘치고 수요가 거의 없는 지방 소도시의 인기 없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애국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2) 똘똘한 한 채로 자산 가치를 지키며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에 거주하겠다는 마음으로 가장 인기 있고 가격도 크게 오르는 지역에 한 채를 장만하는 전략도 취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위에 이야기한 (1)과 (2) 가운데 어떤 전략을 선택하시려는지요?
나라의 미래를 위하여서는 뜨거운 애국심으로 (1)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아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저부터도 돈이 있다면 (2)를 선택할 것만 같습니다.
앞에서 부산의 해운대 소재 아파트에서 펜트 하우스를 매입하여 약 15년이 지난 지금 가격이 15억 원이 상승하였으나 이 아파트를 산 것을 후회한다고 한 사람도 아마 (2)를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나라를 위한다는 위정자들만이라도 (2)가 아닌 (1)을 선택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저의 무리한 기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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