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단연코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역사상 가장 오래 된 직업 가운데 사람들이 경멸하는 직업이라고 성경에까지 소개된 두 개의 직업이 세리(稅吏)와 창기(娼妓)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세금을 걷는 일이 안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은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수긍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반기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세금 내는 것을 꺼려하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세금을 거두어 가는 데에 있어서 공정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납세자의 입장에서 공정하지 못한 세금을 자신이 납부하고 있다고 느낄 때에는 강한 저항을 하게 됩니다. 일찍이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게 된 계기도 보스톤 차 사건 (Boston tea party)입니다. 당시에 인도에서 생산된 차를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수입하여 공급하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식민지 사람들에게는 차의 원가에 차세(tea duty, 茶稅)를 부과하였습니다. 실제로 각 개인에게 부과되는 차세는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으나 식민지 사람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이 식민지 사람의 대표가 없는 영국의 의회에서 제정한 차법 (Tea Act, 茶法)을 근거로 한다는 사실에 반발하였던 것입니다. 이 사건의 결과로, “대표 없는 과세 없다.”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라는 그 유명한 과세의 원칙이 생겨났습니다.

과세의 원칙 가운데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입니다. 이를 영어로는 Where there is income, there is tax. 혹은 단순히 Tax follows income. 이라고 합니다. 세금을 내려면 그 재원인 소득이 반드시 선행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세금들이 우후죽순 마냥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재산세입니다. 아무런 소득이 없더라도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과세가 됩니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아도 과세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것임에도 이러한 세금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주민세(住民稅)는 전형적인 인두세(人頭稅)로 아무런 소득이 없더라도 사람의 존재 자체를 과세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렇듯 과세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세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납세자의 불만은 커지게 됩니다.
또 한 가지 부당한 과세의 사례는 상속세, 증여세, 배당세입니다. 일반적으로 A가 B에게 금품을 지급하여 B에게 소득이 발생하면 B에게 소득에 대한 과세를 하고, A에게는 B에게 지급한 금액만큼 소득을 공제하여 세금을 감면하여 주는 것이 조세의 원칙입니다. 그런데 상속세와 증여세는 금품을 지급한 사람에게 소득 공제와 세금 감면 없이 금품을 제공 받은 사람에게만 과세를 합니다. 더구나 상속 또는 증여 재산은 그 재산의 형성 과정에서 소득에 대한 세금을 이미 납부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과세를 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중과세(二重課稅)입니다. 이중과세의 또 다른 사례가 배당세입니다. 배당세는 법인의 소득을 그 법인의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법인은 그 소득에 대하여 이미 법인세를 납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난 후에 배당을 하게 되는데, 법인으로부터 배당을 받은 주주 개인들은 그 배당에 대하여 다시 소득세를 내게 되므로, 이는 이중과세가 됩니다. 과세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속세, 증여세, 배당세를 폐지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租稅 正義 - 2024. 10. 25. 참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납세자들이 조세의 형평성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례가 있으나 한 가지만 예를 들면 자본시장에서의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에 대한 과세가 있습니다. 직접투자란 투자자 개인이 직접 주식, 채권 등을 매매하는 것이고, 간접투자란 개인 주자자는 펀드를 매입하고 그 펀드가 주식, 채권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관련기사: 주식·펀드·ETF 세율 제각각… 원칙도 기준도 없는 ‘누더기 과세’-chosun.com- 2025. 8. 6.)
위의 기사를 인용하면;
국내에 상장된 나스닥100 ETF에 1억원을 투자했다가 1000만원 이익을 봤다면 15.4~49.5%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금이 최대 495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에 비해 해외에 상장된 나스닥100 ETF에서 같은 이익을 봤을 때는 이익의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양도소득세 22%를 적용해 세금 165만원을 내야 한다. 세금 차이가 최대 3배나 벌어지는 것이다.
위의 내용은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국내에서 조성된 펀드를 매입하는 경우 배당소득세를 납부하게 되고, 해외 펀드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과세 체계는 너무나도 많은 특별법에 의하여 너무나도 많은 예외 조항들이 있어서 일관된 과세의 적용이 어렵습니다. 과세 체계가 복잡할수록 의도하지 않은 세금 탈루의 리스크가 커집니다. 세금 체계가 단순할수록 조세저항이 작아집니다.
세금을 부과하는 법 조항이 산만하고 체계가 복잡할수록 조세 환경이 열악해집니다. 단순하고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과세구조일수록 과세환경이 좋아집니다. 큰 금액의 납세자는 열악한 과세환경의 국가로부터 탈출하려 합니다. 보다 조세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주하려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웩시트(WEXIT, Wealth + Exit)라고 합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웩시트 (Wexit) - 2025. 7. 18. 참조) 우리나라도 과세체계를 단순화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조세저항을 줄이고 고액납세자를 납득시켜 우리나라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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