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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osillicaphobia - 2025. 10. 10.

jaykim1953 2025. 10. 10. 06:05

얼마 한국에 살고 있는 영국 친구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렸습니다. 자신이 ‘cenosillicaphobia’ 라는 병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보는 단어라서 화들짝 놀라 무슨 병인지 알아보려고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전에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 AI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주 재미있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Cenosillicaphobia 라는 단어는 실제 의학적 용어가 아닙니다.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머러스하게 만들어낸 말입니다.

어원을 살펴보면;

kenos (κενός, 그리스어) → empty,

sillix (σίλλυξ, 그리스어) → glass, /

phobia (φόβος, 그리스어) → fear, 공포

, 직역하면 " 술잔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 Cenosillicaphobia 케노실리카포비아라고 읽으며 실제 의학계에서 쓰이는 말이 아닌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유머러스한 신조어(新造語)입니다. 술을 마시다가 잔이 비면 공포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아마도 알코올 중독을 염려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국 친구를 문병 일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여 일말 안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도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 음주를 적당히 줄여야 하지 않을까 적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케노실리카포비아와 같은 새로운 단어까지는 아니지만 얼마 신문에 실린 기사에는 낯선 단어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닌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알려 주는 기사였습니다. (관련기사: 북한말로 다이어트는 뭐라고 할까요- chosun.com- 2025. 9. 22.) 기사에서 알려주는 북한 단어 가지를 소개하면, ‘도넛은 가락지 , 넥타이는 댕기, 브래지어는 가슴 , 샴푸는 머리 감는 비누, 에어컨은 랭풍기, 스마트폰은 지능형 전화, 미니스커트는 동강치마, 샌드위치는 겹빵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외국어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것은 지난(至難)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우리가 갓길이라고 부르는 고속도로의 우측 차선 바깥쪽 여유 공간이 있습니다. 이 갓길을 처음에는 일본식 이름인 노견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한자로 路肩이라고 쓰고 일본어로 ろかた (로카타)라고 읽습니다. 이는 영어의 ‘shoulder’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보입니다. 영어로는 갓길을 shoulder라고 부르고, 이는 어깨라는 의미입니다.  영어의 이름에서 비롯되어 일본에서는 shoulder 그냥 사람의 어깨가 아닌 길의 어깨라는 뜻에서 路肩(노견)이라고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시대에 사용하던 路肩을 우리식으로 읽어서 노견이라고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식 표현이라는 비판이 있자 이를 한글로 바꿔서 길어깨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또한 어색하였던지 오래지 않아 이를 갓길 바꾸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 다니다 보면 갓길이라는 용어를 자주 발견할 있습니다. 예전에는 노견또는 길어깨 쓰였던 용어가 갓길 정착하였습니다. 영어 이름 ’shoulder’ 원래 의미인 어깨라는 말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는 새로운 이름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듯 갓길이라는 우리말 단어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였고,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어를 애써 우리말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북한 관련 기사에서 소개한 단어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원어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도넛을 도넛이라 부르고, 넥타이를 넥타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가락지 또는 댕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얼른 알아듣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사람들은 도넛 무엇인지 넥타이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로 바꾸기 쉽지 않은 외래어를 구태여 우리말로 바꾸려 애쓰지 않고 원어 대로 그냥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는 거의 모든 말을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합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통일이 된다면 이러한 외래어 관련 언어 문제도 정리하여야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융 분야에서도 많은 외래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펀드’ (Fund), ‘벤쳐 캐피탈’ (Venture Capital) 등의 단어를 북한 사람들에게 우리말로 무어라 부르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그대로 펀드’, ‘벤쳐 캐피탈이라고 사용하면서 북한 사람들에게  단어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나을까요?

 케노실리카포비아라는 신조어를 만들 실력이면 아마도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있을 것입니다. 이런 창의적인 두뇌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를 보다 알기 쉽고, 사용하기 편한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