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국내 일간지에 보험 관련 기사가 실렸습니다. 보험 가입자 사망시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명보험을 가입자가 사망하기 전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으로.-chosun.com- 2025.10.29.) 보험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 남겨진 가족이 사망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노년에 보험 가입자 자신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자신의 사망 보험금을 미리 땡겨서 연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연금으로 돌려주는 금액을 산정한다고 하며 최대 계약 금액의 90%까지 지급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해약환급금이란, 쉽게 설명하자면, 현재 시점에서 계약을 해지할 때에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금액을 말합니다. 이를 영어로는 캐쉬 밸류 (Cash value)라고 합니다. 이 금액은 그 동안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 투자 수익을 더하고 유지 비용을 빼고서 남은 금액입니다. 보험회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보험 계약은 약정된 사건(예를 들면 보험 가입자의 사망 등)이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우발채무(contingent liability)입니다. 이를 보험 리스크 (Insurance risk)라고 합니다. 이는 보험금 지급을 약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보험금 1억 원 짜리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보험회사는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부터 1억 원의 보험 리스크를 부담하게 됩니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험회사는 계약자로부터 보험료(premium)을 받게 되고 이 보험료가 쌓여서 이 계약의 해약환급금(cash value)가 증가합니다. 이 때 보험 리스크와 해약 환급금의 차액을 NAR (Net Amount at Risk)라고 합니다. 보험 계약은 초기에는 NAR이 매우 크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험료를 지속하여 수금하게 되고 보험료가 Cash value를 늘려 가면서 NAR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 도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으로 지급하게 되면 기술적으로는 보험회사의 NAR을 줄여서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보험의 만기가 도달하기 전에 Cash value를 지급하기로 확정지어 놓으면 이는 곧 NAR이 “0” 이 된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보험의 만기가 되어야 NAR이 0으로 수렴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NAR을 0으로 만들어 버리면 보험회사는 보험 리스크로부터 풀려나게 되고 남겨진 Cash value의 가치를 늘려가면 이익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Cash value의 가치를 늘리는 것은 투자, 또는 기타의 자산 운용을 통하여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때에 늘어난 가치는 보험 계약자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보험계약자가 원하여서 사망보험금을 보험 계약자가 살아 있을 때에 미리 연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러한 제도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제가 10 여 년 전에 칼럼에서 언급하였던 여명급부 선지급 특약이라는 보험 계약의 특약이 있어왔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여명급부 선지급 특약- 2014. 5. 2. 참조) 여명급부 선지급이란 남겨진 살아 있는(餘命) 기간 동안 사망 보험금(給付)을 미리 지급(先支給)한다는 것을 한자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사망 보험금을 보험 계약자가 사망하기 전에 미리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사망 보험금의 연금 지급과 동일합니다. 다만, 여명급부 선지급의 경우에는 보험 계약자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사망 보험금으로 남은 생존 기간의 병원 비용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약입니다. 목적과 적용 방법은 다르지만 사망 보험금을 보험 계약자가 사망하기 전에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망 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으로 수령하던가 혹은 여명급부 선지급 특약에 의하여 미리 받던 간에 모두 보험 회사의 입장에서는 조금도 손실을 보지 않도록 상품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보험 계약자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따라서 정말로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섣불리 사망 보험금을 연금으로 지급 받는다던가 여명급부 선지급 특약을 발동하지 않는 것이 재정적으로는 불이익을 피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보험 계약자가 유념하여야 할 것은 시간이 경과하면 보험의 Cash value는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보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보험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험 계약자에게는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좀 더 신중하게 가입하여 중도에 보험을 해약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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