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경주에서 있었던 APEC 2025 행사가 끝난 뒤, 모처럼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던 시진핑 중국 주석과 우리나라의 이재명 대통령이 만났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 결과 정치적인 내용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 관하여서도 여러 가지 내용에 의견을 함께 하였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특별히 韓中 정상회담의 결과 ‘통화 스와프’ (currency swap)를 갱신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관련기사: 韓中 정상회담으로 양국 ‘통화 스와프’ 갱신-chosun.com- 2025. 11. 8.) 해설 기사를 보면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나라가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국 통화를 담보로 맡기고 상대방 국가의 통화를 빌려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통화 스와프를 맺어두면 정해진 조건에 따라 상대국 통화를 확보할 수 있어 외환 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더라도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이에 통화 스와프는 ‘외환 위기 방파제’ ‘위기 상황의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불린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설명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은 상대 국가의 통화를 원하는 시기에 빌릴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우리나라 원화를 중국 정부에 맡기고 중국 위안화- 렌민비(人民幣)를 받습니다. 그런데 중국 위안화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아닙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2022. 2. 25. - 기축통화(基軸通貨) 참조) 우리나라가 통화 스와프를 통하여 중국 위안화를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고 금액으로 산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외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중국 위안화로 대외 지급을 하려고 하여도 이를 받아주는 나라가 중국 이외에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대외 지급 수단으로서의 중국 위안화는 그 효용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 옌화의 경우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유로이 거래가 됩니다. 일본 옌화를 보유하고 있다면 외환 시장에서 이를 미국 달러화로 바꾸는 것도 용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 옌화로 지급을 하려고 하면 상대방이 쉽사리 받아줄 것입니다. 혹은 유로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로화도 거의 기축통화와 같이 여겨져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유통이 되고 환전도 용이합니다.
그렇지만 중국 위안화는 환전도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고, 지급 수단으로서의 효용가치도 상대적으로 많이 취약합니다. 중국을 상대로 지급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중국 위안화는 대외 지급 수단으로서의 쓰임새가 미미합니다.
중국 위안화와 우리나라 원화 사이에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그야 말로 “Better than nothing.”- 즉,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비록 대외 지급 수단으로서의 쓰임새는 거의 없다 하더라도 중국 위안화라도 빌려서 외환 보유고를 늘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진정한 쓰임새가 있는 통화 스와프는 어떤 나라와 맺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에 대한 답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입니다. 전세계 금융시장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는 것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는 커녕 존재감 조차도 미미한 우리나라 원화를 상대로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어주는 것은 우리나라에게 커다란 시혜(施惠)를 베풀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통용되지 않는 우리나라 원화를 받아주고 그 대가로 미국 달러화를 빌려주는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게 엄창나게 커다란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미국 정부에서는 우리나라가 그러한 혜택을 줄 만한 국가인가를 저울질할 것입니다. 아마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그러한 저울질에서 합격점을 받아내지 못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에 미국과는 통화 스와프를 맺지 못하고 중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것입니다.
국제 금융시장은 냉혹한 곳입니다. 주판알을 튕겨 보아서 이익이 나면 가깝게 지내면서 거래를 하고 이익이 없거나 손실을 볼 것 같으면 멀리하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정경분리(政經分離)라고 하지만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이 없을 때에는 정치적으로라도 이익이 있어야만 경제적인 혜택을 베풀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과 호혜적(互惠的)인 관계가 쉽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가치를 올려서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나라에 무게를 두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경주 APEC 2025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황금 왕관도 선물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신라 금관’ 선물 받은 트럼프 심리는… “황홀한 상태” - chosun.com- 2025. 10. 30.) 큰 돈을 들여 황금 왕관까지 만들어 선물을 하는 것은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일 것입니다. 무역 관세 등 당장 미국과의 협상에서 발등에 떨어진 불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으나, 금융 분야에도 눈을 돌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궁극적으로 미국에 3,500억 달러의 투자를 하여야 합니다. (관련기사: 韓美, 3500억弗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 - chisun.com- 2025. 11. 14.) 이러한 큰 금액의 투자를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로 감당할 수 있을는지 불투명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혹시라도 우리에게 유동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가 절실합니다. 아쉬운 대로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고 하지만 그 효과면에서는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맞닥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어려움을 겪게 되는일이 발생하더라도 미리미리 이에 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미국 달러화 통화 스와프는 이러한 대비책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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