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닝커피

겨울철 사고- 2026. 1. 2.

jaykim1953 2026. 1. 2. 06:02

겨울입니다. 예전에는 겨울이 오면 발생하는 두 가지 특징적인 사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연탄가스 중독입니다. 지금은 연탄으로 온돌을 직접 난방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온돌방 밑으로 연탄을 집어넣어 데우는 식의 난방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다가 온돌에 균열이 생기거나 바닥에 틈이 생기면 연탄을 피우면서 발생하는 일산화 탄소가 새어 나와 때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로 겨울이면 많이 발생하였던 사고로는 화재를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화재 사고로 최악의 기록은 1971년 12월 크리스마스 날에 일어났던 대연각 화재일 것입니다. (관련기사: 대연각에 大火- donga.com- 1971. 12. 25.) 이 화재로 160여 명이 사망하였으며 6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화재 진압시까지 끝까지 생존하여 의지의 생존력을 보여주던 당시 주한 대만 대사관의 외교관 한 사람은 구조된 후 약 10일이 지나서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대연각 余 公使 끝내 숨져- chosun.com- 1972. 1. 5.) 결국 대연각 건물 안에서 구조된 생존자는 한 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대연각 화재 3년 후 대연각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회현동의 뉴남산 호텔에 또 불이 났습니다. (관련기사: 뉴 남산 호텔에 불- 18명 사망- donga.com -1974. 10. 17.) 대연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사상자를 냈지만, 뉴남산 호텔의 화재도 당시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지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 기사에 실린 사진에 어느 젊은 여자 한 사람이 속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채 창문에서 뛰어내리다가 소방차의 고가 사다리에 옷이 걸려 뒤집어지면서 나체를 드러내는 모습이 보도되었습니다. (관련기사: 非常口는 잠겨 있었다.- chosun.com- 1974. 10. 18.) 이 기사에 실린 사진을 보면 젊은 여인은 팬티만 입고 속옷 상의는 입지 않은 채 원피스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원피스가 뒤집어지면서 거의 알 몸을 드러내고 맙니다.
이 화재가 일어났을 당시 저는 군에 입대하여 신병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대학 동기 친구 M이 저에게 편지를 해서 이 사건과 얽힌 이야기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창문에 옷이 걸린 여자가 사진 찍힌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여 보내 주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저 여자는 M의 여자 친구와 같은 과 친구인 Y이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당시에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소위 관광 기생을 하여서 자신의 학비와 집안의 생활비를 벌고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관광 기생 일을 한다는 것을 숨겼으나 우연한 기회에 호텔 로비에서 Y가 일본인 관광객의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같은 과 친구들에게 들켰다는 것입니다. 그 때에 친구들이 그녀가 관광 기생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뉴남산 호텔에 불이 났던 그 날에도 Y는 일본인 관광객과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불이 나자 황급히 뛰어나오면서 팬티만 입은 채 그 위에 원피스를 걸치고 창문으로 뛰어내리려 하다가 소방대원에게 구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몸에 찰과상을 입었고, 학교에 찰과상을 입은 채 등교하면서 친구들 사이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Y의 운명은 야속하게도 또 한 번의 화재 사고를 겪게 됩니다. 뉴남산 호텔 화재가 발생한지 불과 17일 후에 이번에는 청량리에 있는 대왕코너에서 불이 났습니다. (관련기사: 대왕코너에 큰 불 88명 사망- donga.com-1974. 11. 4.) 이 화재는 같은 해에 일어난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한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대왕코너의 6층에 있던 “타임 클럽”이라는 고고 클럽에서 많은 사상자가 났습니다. Y도 이 날 타임 클럽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이 나자 밖으로 대피하려고 뛰어나왔으나 워낙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입구로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술값을 내지 않고 나가려는 손님을 종업원들이 제지하면서 출구는 더욱 혼잡해지면서 탈출이 어려워졌습니다. Y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인파에 밀려 탈출에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대왕 코너 건물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Y를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제 친구 M이 이 이야기를 편지에 자세히 써서 알려 주면서 겨울철 화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라고 충고하여 주었습니다. 제 친구 M의 입장에서는 그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 그의 여자 친구의 같은 과 친구가 화재 사고를 두 번 겪었고, 그 과정에서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고가, 화재로 인한 사망 사고가 그에게 상당히 가까이 다가와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활발히 활동하였던 1990년 초반에는 국내 외국은행의 외환 딜러가 은행 안의 위법한 거래 내역을 외부에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거액의 돈을 받아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뒷거래- 2014. 9. 12. 참조) 이 당시 뒷거래가 이루어진 은행은 제가 근무하던 파리바 은행의 같은 건물 바로 윗층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당사자 외환딜러는 저도 잘 아는 사람이고 대학 후배인 S입니다. 이러한 부도덕한 사건이 제가 근무하던 곳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제가 평소에 알고 있던 사람에 의하여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 사고가 물리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면 조금 더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Y가 두 번의 화재 사고를 겪으면서 결국 목숨을 잃었을 때에 M이 느꼈던 위기감도 컸을 것입니다. 또, 물리적으로도 가깝고, 동종 업계인 외국은행에서 저와 같은 업무를 하던 외환 딜러 S가 부도덕한 거래로 사건을 일으키는 것을 저도 보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 부도덕한 거래의 결과 S가 은행으로부터 받아내었던 ‘에스페로’ 자동차에 대하여 그 이후 저는 그리 좋은 인상을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일종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사고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고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하겠습니다.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여야 합니다. 추운 겨울철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급 백화점의 몰락? - 2026. 1. 16.  (1) 2026.01.16
100만 삼성전자- 2026. 1. 9.  (0) 2026.01.09
환율 방어 - 2025. 12. 26.  (1) 2025.12.26
나라 빚- 2025. 12. 19.  (0) 2025.12.19
적정 환율- 2025. 12. 12.  (1)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