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 가운데 “우리나라가 진 부채는 2024년 말 기준 총 4632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진짜 국가 부채는 4632조…1인당 빚 8963만 원-munhwa.com- 2025. 12. 16.) 야당 국회의원이 주장한 내용입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재부가 지난주 발표한 공공부문 부채 1,738조 원에 국민연금 미적립부채 1,575조 원, 군인연금 충당부채 267조 원, 공무원연금 충당부채 1,052조 원이 더해진 수치”라는 것입니다. 그의 주장이 일리가 있기는 하나, 누가 원리금 상환을 부담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시각을 달리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 원리금을 상환하여야 하는 공공부문 부채는 1,738조 원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이자를 역사해 보면 - 현재의 국채 발행 금리인 연 3.3%를 적용하면 – 연간 57조 3천5백억 원입니다. 그런데 해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나라 빚은 매년 늘어만 가고 있고, 그로 인하여 발행하는 채권 금액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6년간의 국채 발행 금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 발행액 (원) |
| 2020년 | 174조 |
| 2021년 | 180.5조 |
| 2022년 | 168.6조 |
| 2023년 | 165.7조 |
| 2024년 | 157.7조 |
| 2025년 | 207.1조 |
매년 국채 발행 금액만큼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부채가 늘어나면 그만큼 이자도 늘어나게 되고, 갚아야 할 부채의 원금도 늘어납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은 그래도 발행 채권 금액이 줄어들어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것도 결코 국가 채무 금액이 줄어든 것이 아니고, 국가 채무의 증가 금액이 줄어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 빚이 증가하는 속도가 조금 줄어든 것에 불과할 뿐 나라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금년 들어서는 급격히 큰 금액으로 나라 빚이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매년 나라 빚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나라 빚에 따른 이자 조차도 부담하기 버거운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2025년 국가 예산 총지출은 673.3조 원이고 총수입은 651.6조 원입니다. 예산 자체만으로 21.7조 원 적자 재정입니다. 여기에 특별 재정과 기타 재정 수요를 감안하여 207.1조 원의 국채를 발행하였습니다. 매년 적자 재정을 늘리고, 특별 계정으로 민생 살리기, 복지 예산 등을 늘려 가면 나라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만 갈 것입니다. 그에 따라 이자 부담도 늘어만 갑니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언젠가 채권 발행으로 나라 빚에 대한 이자를 갚아 가는 것도 더 이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나라 빚의 이자가 국가의 1년 예산에 육박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현 집권층에서는 이러한 일은 쉽사리 발생하지 않는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청와대 대변인이 “재정을 쌓아두면 썩는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썩는다”며 ‘곳간’ 푼다는 靑-ichannelA.com- 2019. 11. 12.) 그 당시 우리나라의 재정 곳간은 어떤 곳이었기에 재정을 쌓아두면 썩는지 모르겠으나, 그러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나라 재정을 맡았었다는 것이 섬뜩하기만 합니다. 가까운 대만의 사례에서 보듯이 나라의 재정이 건전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가능하다면 나라의 빚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기사: 돈 벌자 나랏빚부터 갚는다... 대만의 ‘알뜰한 가계부’ 정책- chosun.com- 2025. 12. 14.)
나라 빚을 방만하게 늘려가는 것은 멸망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나라 재정은 알뜰하게 아껴 쓰고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이도록 관리하여야 합니다.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고 선심 쓰듯 쓰고, 재정을 쌓아두면 썩는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이나 하는 사람들은 나라 재정을 관리하는 데에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민생 경제가 어렵다고 민생을 살리기 위하여 재정을 풀어 개인들에게 현금성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재정 낭비가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은 위정자들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저 나라 빚 내서 재정을 펑펑 쏟아 붓는 것은 유권자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선거 공작일 뿐이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선심성 재정 낭비가 재정을 멍들고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20만 원 또는 30만원의 현금 지원보다는 이러한 사람들을 고용하여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 재정을 써야 합니다.
더구나 위정자들의 생각으로는 돈 많은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박해를 하여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오래 전 뉴욕의 한 세미나에서 UN의 빈곤 퇴치 관련 위원회 인사가 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가난한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접근 방법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부자들에게 불편함,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이 마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잘 못 이해하고 있다. 부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는 될지언정 가난한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사촌이 땅을 사면- 2014. 3. 21. 참조) 부자들을 괴롭히면 그들은 이 나라를 떠납니다. 부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더 많은 부자들이 모여들고,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재정이 더 건강해집니다. 모나코와 같은 나라에서 그 실례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금요일 모닝커피- 부자나라 모나코- 20025. 6. 27. 참조)
부자들은 막 대해도 된다는 인식,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뿌리면 된다는 인식- 이러한 인식들이 우리나라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나라 빚이 더 이상 크게 늘어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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