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인터넷 신문도 잘 읽지 않고 유투브 등 영상을 통하여 뉴스와 정보를 얻는다고 합니다. 지난 달 말에 종편 TV 뉴스 내용을 유투브를 통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자율 주행 택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나마 자율 주행 택시가 운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뉴스의 말미에 딸려 나오는 내용이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율 주행 택시 운행을 기존의 택시업계가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자율주행 택시, 다음 주부터 정식 운행...택시업계 반발-MBN방송- 2026. 3. 31.)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개념을 이야기할 때에 붉은 깃발법 (Red Flag Act)이라는 황당무계한 19세기의 영국 법을 곧잘 예로 듭니다. 19세기 초반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시내 도로에 자동차가 등장하자 영국에서는 기존의 마차(馬車) 산업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명분 아래 마차에 붉은 깃발을 달게 하였고, 자동차는 붉은 깃발을 추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자동차는 시속 4 마일 (6.4Km)을 초과하는 속도로 달려서는 안 되며, 시내에서는 시속 2 마일 (3.2 Km) 미만으로 달려야 하였습니다. 시속 2마일은 마차의 시내 주행 평균 속도였습니다. 이 법안은 자동차의 성능과 용도가 마차보다 우수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마차를 운행하는 마부들의 직업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가 마차보다 더 편하고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차를 운행하는 마부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교통 이용자들이 불편을 참고 붉은 깃발법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였습니다. 19세기 후반 들어서면서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속도도 훨씬 빠르고 더욱 안전한 차들이 생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최대 시속 4마일에 묶여 있는 영국의 자동차 산업 환경에서는 그 보다 빠른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주변 국가들은 물론이고 과거에 그들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자동차보다도 성능에서 뒤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마차는 사라지고 도로 위에는 자동차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와 달렸습니다. 전세계의 대세를 영국의 붉은 깃발법으로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 전세계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관련기사: KGM, 강남 자율주행 택시 확대… 토레스 EVX 추가 공급-chosun.com- 2026. 4. 6.) 미국을 위시한 (관련기사: Zoox Rolls into L.A. with Robotaxi Test Run- LAbusinessjournal.com- 2026. 4. 7.) 전세계에 자율주행 차량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도로위에는 운전자가 없는 자율 주행 차량들만 돌아다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행여 우리나라의 택시업계가 자율주행 차량의 도입을 강력하게 막아서서 이에 성공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에서 뒤쳐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율 주행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는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붉은 깃발법을 발동하였던 영국도 결국에는 자동차 산업에 뒤늦게 박차를 가하여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길 위에 자동차가 넘쳐나고 마차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설사 우리나라 택시업계가 강력한 저항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의 도입을 막아내는 데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전세계적인 움직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결국에는 뒤늦게라도 자율 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게 될 것입니다. 다만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의 발달이 다른 나라보다 뒤쳐지고 특허권 확보 등의 독창성에서 뒤쳐지고 후발주자로서 수익성에서 다른 나라에 많이 뒤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택시업계가 아무리 반발하여도 전세계는 지금 자율 주행 자동차가 대세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택시업계의 반발은 우리나라의 자율 주행 자동차 분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방해라는 것일 뿐, 궁극적으로는 자율 주행 자동차로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지 택시업계의 반발은 상당히 거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율 주행 자동차 분야가 택시보다 버스에서 먼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국내 자율주행 상용화, 로보택시보다 버스가 빠를 것"-inews24.com- 2026. 3.21)
자율 주행 자동차는 거스를 수 없는 전세계적인 추세임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택시업계의 사람들도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에 우리나라만 뒤쳐지도록 만들려 애쓰지 말고 스스로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다시 한번 이야기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시장에 가면 장 본 물건들을 날라주는 지게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퍼마켓이 재래 시장을 대체하면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더 이상 지게꾼에게 짐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카트를 끌고 다닙니다. 과거에 수퍼마켓이 도입될 때에 지게꾼들이 나서서 카트를 쓰지 못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지게꾼이 필요 없어지는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살 길을 찾았습니다. 지금의 택시업계도 세상의 변화를 읽고 스스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변화의 일부입니다. 택시업계가 변화에 적응하면서 우리나라의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이 전세계에서 앞서가는 일등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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