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은 지금 대통령 선거 열풍이 한창입니다. 우리나라는 12월에 미국은 이번 달 6일- 다음 주 화요일에 선거가 있습니다. 저는 정치에 관한 한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경제와 연관된 정치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소속되어 있어 정권을 장악한 정당을 여당(與黨), 대통령이 속하지 않고 정부에 참여하지 않은 정당을 야당(野黨)이라고 부릅니다. 여당의 한자어 與는 ‘더불 여’자로서, 함께 더불어 간다는 의미입니다. 즉, 정부와 더불어 간다는 것입니다. 야당의 野는 ‘들 야’자로, 과거에 임금의 총애를 받던 사람들이 머무르던 조정에서 밀려나 험한 들판으로 쫓겨났다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영어로는 여당을 ruling party, 야당을 opposition party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 직역을 한다면 ruling party는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정당, opposition party는 반대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당측은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측은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할 것입니다. 아마도 야당은 반대를 일삼는 것으로 보여 이름도 반대당이라고 지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반면 여당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정부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의 현재 여당은 민주당이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입니다. 우선 그의 정식 이름은 Barack Hussein Obama입니다. 중간 이름 (middle name)에 중동계 이슬람교도들이 즐겨 쓰는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아마도 케냐 출신인 그의 아버지 영향으로 지어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그의 이름이 아니라 그의 경제 정책입니다. 그는 자신이 취임한 이후 그래도 경제가 나아지고 일자리도 늘어났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주가지수가 이를 반영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을 한 것은 2009년 1월 20일 입니다. 오바마는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고 전임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입니다. 공화당으로부터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뀐 그 날의 주가지수를 살펴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은(DJIA) 8,077.56, S&P 500지수는 831.95 였습니다. 지금의 지수(2012. 11. 1. 마감 지수)를 살펴 보면 DJIA 13,232.62, S&P500 1,427.59 입니다. 두 지수 각각 64%, 72%의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그의 경제 정책에 관한 일반적인 미국 국민은 조금 다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지난 4년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경제 형편이 미국 시민들 가운데 43%는 나빠졌다, 37%는 좋아졌다, 19%는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하였습니다. (관련기사: 9-14-2012 Washington Post)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제가 좋아졌다는 답변이 37%뿐이라는 것은 오바마가 주장하는 주가지수의 상승이 곧 경제의 호전이라는 논리와는 시각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43%의 국민들이 경제가 나빠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제가 나빠진 이유에 대하여서는 38%는 현정부인 오바마 정부, 54%는 지난 정부인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하여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뒤 경제가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경제의 빌미는 전(前) 정부의 부시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경제정책의 성공 여부를 홍보할 때에 주가지수를 거론하였던 때가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스피가 2,000을 넘나들자 일부 정치인들은 그 당시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적이었다는 증거로 주가지수의 상승을 꼽기도 하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하자 주가지수가 마치 경제정책의 성적표인 양 선전하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07_2_5_헤럴드경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부의 정책성과는 장차 발생할 성과를 표현하는 주가지수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해 11월 코스피는 2,085.45까지 상승하며 그 때까지의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2011년 4월 코스피가 2,231.47을 기록하며 전대미답(前代未踏)의 최고치를 새롭게 경신한 이명박 정부는 엄청난 경제정책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제가 좋아졌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든지 한국에서든지 정부의 경제정책 성패를 주가지수로 가름하려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주가지수가 경제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전혀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가지수가 곧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성적표는 아닙니다. 주가지수는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성적표입니다.
지난 1997~1998년의 IMF 구제 금융을 받던 재정위기 때에는 정부뿐 아니라 국내의 전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지수는 곤두박질을 쳤고 코스피는 1998년 6월말 297.88까지 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지나면서 주가지수는 많이 회복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초기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8년 10월에는 코스피가 892.16으로 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2008년 10월에는 미국의 레만 브라더스 (Lehman Brothers)가 문을 닫고, 메릴 린치(Merryll Lynch)가 뱅크 오브 어메리카 (Bank of America)로 넘어가는 와중에 우리나라의 주가도 급락하였던 것입니다. (미국의 DJIA는 2008년 10월 7,882.52, 11월 7,449.38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2009년 3월에 6,469.95까지 떨어졌습니다.)
주가지수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려고 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좋아서 그 영향으로 기업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나라의 경제가 어려우면 그로 인하여 기업의 성적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1997~1998 년의 IMF 구제금융을 겪던 경제위기 때에 보여 주었던 우리나라 주가지수 움직임이 그랬습니다. 나라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자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가지수가 곤두박질을 쳤습니다. 그 반면 2007년 우리나라의 주가지수가 상승한 것은 전 세계적인 경제 호황과 그 여파에 따른 과소비 풍조로 인하여 소비가 활기를 띠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황은 곧 극단적인 과소비로 이어지고 세계 금융위기의 빌미가 되어 2008년의 금융위기 사태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때에는 주가지수도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경제의 호전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은 ‘주식시장이란 꿈을 먹고 사는 곳’이라는 또 다른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경제 상황은 현실이지만 주가는 ‘미래를 바라보는 현재’라는 것입니다. 현실이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하면 주가는 빠집니다. 한편 현실은 긍정적이라고 하여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주가는 오르지 않습니다. 또한 현실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더라도 미래가 밝으면 주가는 상승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시장에 갈 데 없는 돈이 많으면 주가는 오릅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유동성이 넘치면 주가는 오른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속언 가운데 하나를 되씹어 보게 됩니다;
“주가가 싸고 비싼 것은 절대 금액 기준이 아니다. 앞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현재의 가격은 싼 것이다. 앞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현재의 가격은 비싼 것이다. 싸면 사고, 비싸면 팔아라.”
주가가 백만 원이 넘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그 주가는 싼 것이고, 아무리 주가가 낮아도 앞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 없다면 그 주가는 비싼 것입니다. 싸면 사고, 비싸면 파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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